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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기술로 창업?…현지인의 니즈부터 파악해야”
홍성욱 한밭대 적정기술연구소장 2015년 06월호

홍성욱 한밭대 적정기술연구소장

 

한밭대 적정기술연구소는 국내 최초의 ‘착한 기술’ 관련 연구소로 2009년 6월에 설립됐다. 국내 최초, 국내 유일의 적정기술 관련 논문집인 「적정기술」을 2009년부터 발간해 오고 있으며, 매년 적정기술 관련 워크숍을 개최하고 있다. 적정기술연구소장인 홍성욱 교수(51세, 화학생명공학과)는 착한 기술의 선구자 중 한 명으로 비영리단체인 적정기술미래포럼의 대표이기도 하다.

 

착한 기술의 무엇이 그렇게 매력적이었나.
학교 졸업 후 이 분야에선 나름 잘 나가는 연구자였지만 마음 한 구석에는 채워지지 않는 무언가가 있었다. 의사나 목사는 병을 고치고 영혼을 힐링하면서 사람들의 삶이 나아지는 것을 직접 볼 수 있지 않나. 그런데 과학기술 특히 내가 속한 순수 R&D 분야는 그렇지 않았다. 내 연구가 복지증진에 어떤 기여를 하는지 도통 느낄 수 없었다. 그때 2007년 ‘소외된 90%를 위한 디자인’ 전시회의 카탈로그를 보고 ‘과학기술로도 사람들을 도울 수 있겠구나.’ 이 점이 마음에 와 닿았다.

 

착한 기술이 실제로 도움이 된다는 것을 느껴봤나?

물론이다. 2010년 여러 기관과 함께 아프리카 차드의 환경에 맞는 숯을 만드는 프로젝트를 한 적이 있다. 전해 듣기로는 그곳에 식량은 있는데 조리할 연료가 없어 밥을 못해 먹는다는데 와 닿지 않았다. 나중에 직접 가서 보니 정말 그렇더라. 프로젝트를 끝내고 오는데 어떤 아주머니는 눈물을 흘리시더라. 또 아프리카 탄자니아에 정수기를 보급할 때도, 그 물을 먹고 사람들이 설사를 안 하는 것을 보면서 굉장한 보람을 느꼈다.

 

제품이나 기술은 무상으로 제공하나?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이 있다. R&D만 제공할 수도 있고, 현지에서 창업을 해 팔 수도 있고, 마이크로크레딧을 이용해 장기 렌탈을 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숯의 경우 저는 R&D 쪽만 했는데, 지금은 한동대 팀에서 팔로업을 하고 있다. 우리도 처음엔 조그만 공장을 하려고 했지만 그러려면 기술개발의 방향이 달라져야 한다. 기술만 보급한다고 하면 가르쳐주고 소량만 만들면 되는데, 이것을 생산해 판다고 하면 가격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소량 생산으로는 단가를 맞출 수 없다.

 

착한 기술로 개도국에서 창업을 한다면?
창업은 착한 기술의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 중 하나다. 비즈니스 모델은 더 정확히 말하면 착한 기술의 보급방안이다. 착한 기술을 개발하려면 먼저 사용자의 니즈(needs)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있어야 한다. 제대로 하려면 1~2년 걸린다. 기술개발을 한 다음엔 이터레이션(iteration)을 해야 한다. 현지에 적용해 피드백 받고 다시 개선하는 작업인데 한 3년 걸린다. 그 다음이 비즈니스 모델이다. 사실 기술개발을 할 때부터 비즈니스 모델을 어느 정도 염두에 둘 필요는 있다. 그것에 따라 기술개발 모양이 달라질 수 있으니까. 그러나 중요한 점은 주객이 전도되면 안 된다는 것이다. 착한 기술을 개발하고 보급하는 과정 중에 필요하면 창업을 하는 것이지 창업하기 위해 착한 기술을 하는 것은 아니다.

 

홍 소장은 현재 대학생보다는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착한 기술 교육에 집중하고 있다. 착한 기술은 인간 중심 기술이기 때문에 사용자의 필요에 대한 이해가 가장 기본인데, 중·고등학생 때부터 연습을 시켜야겠다는 생각에서다. 2012년에 교육받은 학생들이 현재 고 1, 대 1이 됐다. 한 7년 후면 이들이 착한 기술로 다양하게 글로벌 창업을 할 수 있을 것으로 홍성욱 소장은 기대하고 있다.

 

창업까지 10년이면 너무 긴 시간 아닌가?
그렇지 않다. 한 예로 착한 기술의 가장 기본인 사용자 필요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우리 연구소는 2012년부터 착한 기술과 디자인 씽킹(Design Thingking)을 접목한 워크숍을 해오고 있다. 디자인 씽킹은 공감을 근간으로 한다. 공감은 관찰을 통한 이심전심이다. 즉 타인의 문제를 관찰하고 그것을 내 문제로 느껴야 한다. 그런데 요즘 아이들은 이게 전혀 안 돼 있다. 이것을 되게 하는 게 굉장히 힘들었다. 이제 어느 정도 돼 간다.

 

정책적으로 뒷받침할 부분은 없나?
한국엔 없는 프로그램이 없다. 그중 적당한 것을 사람들이 활용하면 된다. 굳이 착한 기술을 위한 창업프로그램을 만들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정책을 담당하는 분들이 조기에 성과를 내려 하지 말고 긴 호흡으로 미래를 위해 투자한다고 생각해 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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