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포용적 지속가능성장을 위한 투자확대 필요성에 공감하고, 지난 6월 3일부터 이틀간 개최된 각료급회의(MCM; Ministerial Council Meeting)를 통해 지속성장과 일자리를 위한 투자를 촉진하는 방안(Unlocking Investment for Sustainable Growth and Jobs)을 논의했다.
세계 무역·투자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세계무역의 GDP 탄력성은 1990년대 이후 2.7 이상으로 증가했으나 2000년대 이후 빠르게 하락하고 있으며, 국제투자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급감한 이후 아직 그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고 최근 낮은 이자율과 팽창적인 통화정책에도 기업들의 투자는 크게 증가하지 못하고 있다.
OECD 국가와 역외지역 간 투자 역시 감소 추세다. OECD 국가에서 역외지역으로의 투자는 2007년 1조9,357억달러에서 2012년 9,818억달러로 감소했으며, 역외지역에서 OECD 국가로의 투자는 2007년 1조3,605억달러에서 2012년 5,779억달러로 감소했다. 하지만 OECD 국가 경제에서 역외지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점차 증가하고 있다. OECD 국가의 전체 무역 중 비OECD 국가와의 무역이 차지하는 비중이 2002년 22.8%에서 2012년 33.5%로 증가했다.
OECD는 이러한 인식을 토대로 부가가치 무역통계(TiVA; Trade in Value-Added) 구축 확대, 중소기업과 개도국의 글로벌가치사슬(GVCs; Global Value Chains) 참여 촉진, 서비스교역 촉진을 위한 규제혁신, 투자·무역 촉진을 위한 공정하고 투명한 정책,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녹색투자(green investment), 다국적기업의 투명한 책임경영 촉진, 생산성 및 혁신역량 제고를 위한 지식기반 자본 구축 등을 위한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부가가치 무역통계’ 확대 전망…서비스산업 비중 높아져
OECD는 산업 내 수직적 분업이 심화되고 중간투입재의 무역이 빠르게 증가하는 현상에 주목하고, WTO와 공동으로 부가가치 무역통계를 분석해 2013년 1월 1차 보고서를 발표했다. 부가가치 무역통계는 총액기준 무역통계와 비교해 볼 때 몇 가지 장점이 있다.
첫째, 총액기준 무역통계에서 무역불균형이 과다하게 평가됐음을 보여준다. 부가가치 무역통계에서는 총액기준 무역통계와 비교해 볼 때 무역적자 또는 무역흑자가 10~30% 정도 감소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대중국 무역흑자가 80% 정 도 감소하고, 대일본 무역적자는 거의 없는 상태임을 보여준다. 거대 경제 또는 자원보유국일수록 수출액 중 자국 내 부가 가치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
둘째, 서비스산업의 중요도가 기존의 총액기준 무역통계로 산출했을 때보다 더 크게 나타난다. G20 국가의 경우 부가 가치 무역통계에서 서비스산업 비중이 국가별로 전체 무역량 의 30~60%를 차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셋째, 기존 무역통계에서는 세계 무역성장률이 감소하는 추세로 나타나지만, 중간재 교역량은 2배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또한 산업 내 무역 심화로 무역장벽으로 인한 비 용은 승수적으로 점증하게 되며, 무역정책은 수출지향적이 아닌 수입과 수출을 모두 지향하는 방향으로 변모돼야 한다.
넷째, 산업 분야에 따라 글로벌가치사슬 편입 정도가 다르게 나타난다. 우리나라의 경우 수출품 중 해외 중간재의 비중 이 전자제품의 경우 80%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난다. OECD 는 2015년 발표한 부가가치 무역통계에서 분석대상 국가를 기존 57개국에서 61개국으로 확대(콜롬비아, 코스타리카, 크로아티아, 튀니지 추가), 분석대상 산업을 18개 산업에서 34 개 산업으로 확대, 2008~2011년 통계 신규 추가, 새로운 지표 추가 등을 실시했으며, 앞으로도 이 통계를 지속적으로 확 대·심화해 나갈 계획이다.
한편 OECD는 통합된 경제에서는 세계경제의 지속성장을 위해 개도국, 중소기업의 글로벌가치사슬(GVCs) 참여가 지 속적으로 확대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자본집약적 산업 일수록 GVCs 상류 부문에 중소기업 참여도가 낮은 상황이지만, 중소기업은 제조업뿐만 아니라 자본집약적 산업과 관련된 서비스산업에서도 GVCs에 활발하게 참여할 수 있다. 중소기업의 경우 수익기반이 약하고 규모가 작기 때문에 새로운 기술혁신과 인력양성, 효과적인 운송 및 물류망 개발, 제품인증 및 기준, R&D, 금융접근성 등에서의 정부 지원정책 이 매우 중요하다.
OECD는 중소기업의 해외시장 접근, 규모의 경제 등을 위해 e-commerce, e-platform 등 디지털공급망 활용방안, 중소기업의 기술혁신 기반을 제공하기 위한 지식기반자본 (Knowledge-Based Capital) 축적방안 등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또한 아프리카, 중동, 아시아, 라틴아메리카 등 개도국 의 GVCs 참여방안에 대한 논의도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개도국의 GVCs 참여형태, 참여 결정요인, 참여혜택 제고 방안, 동남아시아 국가의 GVCs 발전과정 등에 대한 분석을 통해 개도국의 GVCs 참여 촉진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OECD는 무역과 투자의 촉진 및 연계성 강화를 위한 서비스산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서비스산업의 규제혁신을 위한 사전단계로서 서비스교역을 제한하는 요소에 대한 DB를 구축, 이를 상호 비교하기 위한 종합지수를 발표하고 있다. OECD는 40여개 국가, 18개 업종을 포함하는 1차 결과를 2014년 5월에 발표했으며 2016년까지 DB의 정확성과 신뢰도를 제고하는 한편, 콜롬비아·라트비아·코스타리카·리투아니아 등 대상국가 및 교육·환경·에너지 등의 업종 확대를 검토할 예정이다. 또한 이 DB를 토대로 서비스무역 제한요소에 따른 비용 측정 및 제한요소 완화에 따른 서비스교역 확대 효과 등에 대해 분석할 계획이다. 특히 서비스 무역제한 지수의 비용측정 방법을 개발하고, 기업 수준의 데이터를 이용해 분야별, 국별, 서비스공급 형태별 무역제한 비용을 추정할 예정이다. G20 국가들에 대해 구체적인 서비스규제 현황을 파악하고, 서비스 규제개혁을 위한 국제적 공조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연구도 검토 중이다. 향후 서비스협상 등에서 기초자료 및 통계로 활용될 가능성이 많으므로 DB의 신뢰성 및 정확성을 제고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다국적기업 가이드라인 40주년 맞아 기업 책임경영 장기비전 논의 중
OECD는 개도국을 포함한 주요국의 투자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정책개발에 이용할 수 있도록 2006년에 개발된 투자정책체계(PFI; Policy Framework for Investment)를 2015년 각료회의를 계기로 개정했다. PFI는 투자, 무역, 경쟁, 조세, 기업 지배구조 등 다양한 정책 부문에 대한 국제적 모범관행을 바탕으로 투자 정책입안자가 고려해야 할 질문 및 체크리스트 등을 종합해 구성했다. 이번 개정을 통해 전반부에 수평정책을 다루고 각론으로 들어가는 형식으로 독자의 편의성을 제고하고, 그간의 정책환경 변화를 고려해 인프라 투자를 투자금융과 별도의 장으로 구성했으며, 기후변화 등 녹색투자를 별도의 장으로 신설했다.
또한 OECD는 투자자유화라운드테이블(Freedom of In-vestment Roundtable)을 통해 투자협정의 유용성, 사례연구 등에 대해서도 논의하고 있다. 지난 3월 OECD 투자위원회를 계기로 투자협약의 정책목표와 공공지원에 대한 컨퍼런스(Conference on Investment Treaties: Policy Goal and Public Support)를 개최했으며, OECD 투자위원회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같은 주제를 논의할 계획이다. 국제투자환경개선을 위한 논의와 함께 기업들의 투명한 책임경영에 대한 논의도 확대되고 있다. 다국적기업의 부패, 조세회피, 책임경영 등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기업의 책임경영은 광물 및 농업공급망, 섬유산업, 금융 등 업종별 책임경영에 대한 논의로 세분화돼 가고 있으며, OECD는 다국적기업 가이드라인 40주년을 맞는 2016년을 계기로 기업의 책임경영에 대한 장기비전 논의를 진행 중이다.
OECD는 지속가능성장을 위해 녹색투자 촉진과 장기적인 생산성 혁신을 추구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 International Energy Agency)는 향후 지구기온을 2℃ 상승으로 제한하기 위해서는 기존 투자계획의 2배 이상을 투자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OECD도 2015년 각료회의를 계기로 온실가스 배출을 감축하기 위한 정책대안에 대한 보고서(Aligning Policies to Facilitate the Transition to a Low-Carbon Economy)를 발표하고, 녹색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 논의를 추진하고 있다.
OECD는 올해 파리에서 개최되는 UN 기후변화협약 제21차 당사국총회를 맞아 저탄소형 사회로 전환하기 위한 국제적 노력에 전환점이 마련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또한 지속가능성장을 위해서는 장기적인 생산성 제고와 혁신역량 제고가 필요하다는 인식 아래 「OECD혁신전략보고서」를 개정하고 있다. 지난 6월 OECD각료회의에서 보고서 개정안 초안이 발표됐으며 올해 10월 한국에서 개최되는 OECD 과학기술장관회의에서 최종 보고서가 발표될 예정이다.
OECD는 올해 각료회의를 통해 환경, 개발, 교육, 경제성장 등 다양한 국제 경제·사회적 이슈를 투자라는 연결고리를 통해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논의하고자 했다. OECD의 이러한 논의는 낮은 이자율과 원유가격, 주요국들의 금융확대정책 등의 호재에도 느리게 반응하고 있는 투자자들에게 다양한 시각과 장기적 비전을 제시했지만, 단기적 경기회복 및 투자촉진에는 크게 기여했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도 있다. 따라서 향후 장기적 비전과 단기적 투자촉진을 연계할 수 있는 정책수단들에 대한 고민과 논의가 필요하다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