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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기업지배구조 정착을 통한 자본시장 동반성장
신현준 주OECD대표부 공사참사관 2016년 01월호


[OECD이슈] OECD 기업지배구조원칙 개정 내용과 시사점


OECD 기업지배구조원칙은 1999년 제정된 이래 각국이 선진적 기업지배구조제도를 설계하는 데 최고의 나침반 역할을 수행해 왔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 전후 대규모 글로벌 기업들의 파산에 있어 기존의 기업지배구조가 견제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반성에서 출발해 2014년 OECD는 기업지배구조원칙 개정 작업에 착수했고, 올해 7월 작업을 완료했다.


기업지배구조는 주주총회, 이사회, 감사, 집행임원 등으로 구성된다. 기업지배구조는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며, ①신뢰와 책임 있는 기업환경을 창출하고 ②경제적 효율성, 지속 성장 및 금융 안정성을 증진하며 ③기업의 자본에 대한 접근을 촉진하고 ④투자를 증가시키기 위한 수단의 역할을 한다. 한편 이를 구현하는 정책수단은 「상법」, 「자본시장법」 등 기업 관련 법, 증권시장 규정, 증권시장 상장규정, 회계 및 감사기준 등 폭넓은 법규 영역에 걸쳐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M&A 전문가로서 학술연구뿐 아니라 실무에서도 왕성하게 활동해 온 잉고 월터 뉴욕대 교수와 뉴욕에서 나눴던 대화가 아직도 생생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많은 나라에서 선진 기업지배구조의 한 요소로 도입된 사외이사제도가 현대적 자본주의와 기업지배구조의 심장부인 미국에서는 제대로 작동하는가?”라는 필자의 호기심 어린 질문에 돌아온 노교수의 답변은 다소 의외였다. 기업이 평온한 경영상태일 때는 CEO나 이사회 의장의 직간접 영향력으로 임명된 사외이사들이 견제 역할을 전혀 못하고 있고, 기업의 위기 시점에야 비로소 역할을 시작하는 것이 현실이라는 것이다.제도 도입 자체보다는 취지에 맞는 작동이 더 중요하다는 말이었다. 실제로 엔론, AIG 등 붕괴의 중심에 이사회 역할의 실패가 있지 않았던가!




기업 규모 고려한 비례성 원칙 적용과 정보교환 위한 국제협력 강조


OECD는 글로벌 금융위기 전후 대규모 글로벌 기업들의 파산에 있어 기존의 기업지배구조가 견제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반성에서 출발해 2014년 기업지배구조원칙 개정 작업에 착수했고, 올해 7월 작업을 완료했다. OECD 기업지배구조원칙은 1999년 제정된 이래 각국이 선진적 기업지배구조제도를 설계하는 데 최고의 나침반 역할을 수행해 왔으며, 2005년 1차 개정된 바 있고 올해 2차로 개정된 것이다. 이번 개정작업에는 지난 십년 동안 기관투자자의 소유권 취득, 투자전략 및 거래기법, 투자사슬 및 서비스 공급자의 이용, 주주의 권리 및 참여, 기업의 성격 및 사업모델, 기업소유권, 공모시장의 기능 등에 있어 제반 진전사항들을 반영했으므로 비교적 많은 개선이 이뤄졌다고 할 수 있다. 제2차 개정의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서문(About the Principle) 건전한 지배구조가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기업 또는 비상장기업에도 매우 중요하다는 부분과 기업지배구조는 기업과 경제 전반의 지속 가능한 성장에 기여해야 하는 점을 강조했다. ‘주요 임원(key executive)’의 정의는 각 나라 상황과 사용하는 맥락에 따라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으므로, 각국이 처한 환경에 따라 원칙의 의도에 최대한 부합할 수 있도록 정의하기를 권고했다. 이와 함께 비용편익분석을 고려해 규제가 이뤄져야 하는 점을 명시하고 기업지배구조원칙은 기업의 지배구조를 개선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해야 하므로 시대와 상황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함을 강조했다.


제1장 효과적인 기업지배구조 기본원칙 확립 ‘Comply or Explain(원칙 준수, 예외 설명)’을 서두에 명시적으로 언급하고, 지배구조원칙을 적용함에 있어 기업의 규모를 고려해 비례성의 원칙(Proportionality)을 적용해야 한다는 점을 명시했다. 또한 주식시장 규제는 효과적 기업지배구조를 뒷받침해야 한다는 내용과 함께 정보 교환을 위한 상호·다자간 협약 등 국제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내용을 추가했다.


제2장 주주의 권리와 주요 소유권 기능 기존 제3장의 ‘주주의 평등한 대우’ 관련 부분 중 동종 주식을 보유한 주주에 대한 평등한 대우, 소수주주가 지배주주에 의하거나 지배주주의 이익을 위한 위법행위로부터 보호받아야 한다는 내용을 제2장의 주주의 권리에 관한 규정으로 통합했다. 이해관계자 거래(Related-Party Transaction)와 관련해 이해상충의 여지가 내재돼 있음을 충분히 설명하고, 적절한 감독과 시의적절하고 충분한 공시가 필수 불가결하다는 내용을 추가했다. 또한 주주에게 임원 보수에 관한 투표권을 부여하는 원칙(Say-on-pay)이 이사회에 주주의 의견을 전달하는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점도 명시했다.


제3장 기관투자자, 주식시장 및 다른 중개기관들 뮤추얼펀드, 연기금, 보험회사, 헤지펀드와 같은 기관투자자들이 보유하는 주식투자 지분이 현격히 증가한 점을 감안해 기관투자자, 주식시장 등에 대한 별도의 장을 신설했으며, 기업지배구조는 투자 사슬(investment chain) 전 과정에 건전한 유인을 제공해야 하고 주식시장이 좋은 기업지배에 기여하는 방법으로 작동해야 한다는 점을 명시했다. 의결권 행사 방법과 이에 도움을 주는 서비스 제공과 관련, 기관투자자들에게 제공되는 의결권 대리행사서비스(proxy advisor 등)의 경우 이해상충을 최소화하도록 했다. 법인 설립 관할과 다른 관할에 상장된 기업들을 위해 기업지배 관련 법 규정이 명백하게 공개돼야 하고, 교차상장의 경우 상장 요건을 인정하는 기준과 절차는 분명하고 문서화돼야 한다는 점을 명시했다. 아울러 주식시장은 효과적인 기업 지배를 증진시키기 위한 수단으로서 공정하고 효율적인 가격을 공개해야 한다는 점을 명시했다.


제4장 기업지배구조에서 이해관계자의 역할 표현을 정제한 것 외에 특별한 개정 사항이 없었다.


제5장 공시와 투명성 ‘비재무적 정보(Non-financial Information)’에 대한 공시와 관련해 많은 국가들에서 대기업에 전형적인 경영보고서의 일부로 비재무적 정보를 공개하도록 하거나 자발적으로 공개하는 경우가 있는바, 투자자들로 하여금 회사의 자금 사용에 책임이 있는 이사회와 경영자에 대한 견제를 위해 정치적 목적을 위한 기부도 포함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시했다. 회사에 중요할 경우 사회적 이슈와 인권에 관한 그들의 정책 역시 공개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이해관계자 거래와 관련해 모든 이해관계자들이 적절히 정의돼야 하고, 이해관계자의 구체적인 이익이 현존하는 경우 합병된 자회사와의 중요한 거래도 공개돼야 한다는 점을 명시했다.


제6장 이사회의 책임 이사회가 정기적으로 이사들의 실적과 배경 능력의 합당한 조합(right mix) 여부에 대해 평가해야 한다는 내용을 추가했다. 기업지배구조 관련 세제 이슈가 처음으로 추가돼, 이사의 선관주의 의무의 범위와 관련해 선관주의 의무가 조세를 회피해야 하는 것까지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규정을 추가했다. 유럽의 이원적 이사회구조에서 노조가 감독이사회에 참여하고 있는 국가들을 상정해 노동자 대표가 이사회에 참석할 권한을 법, 단체협약 등에 의해 부여받은 경우 정보의 평가를 활성화할 방법과 직원 대표의 교육방법이 개발돼야 하고, 그 결과로서 이러한 대표권이 효과적으로 행사돼 이사회의 기술, 정보, 독립성의 강화에 최대한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는 내용을 추가했다.


투자자ㆍ금융소비자 보호장치 최소한으로 운영하면서 과잉 규제도 견제해야


지난 10년간(2002~2012년) 상장기업 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중국을 제외하고, 미국·EU 등 주요 시장의 상장기업 수는 M&A, 상장 폐지 등으로 인해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었다(<그림> 참조).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2012년 코스피 상장기업 791개를 정점으로 해서 현재 766개로 큰 변화는 없지만 많은 기업이 상장의 이익보다는 상장으로 인한 비용이 커지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것도 현실이다. 그러나 상장에 따른 비용은 소비성 비용이 아니라 양질의 기업자금을 안정적으로 조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장기 투자비용이라고 할 수 있어, 비용 측면만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 아니라 생각된다. 다만 제도적 측면에서도 투자자와 금융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장치를 최소한으로 운영하면서 과잉 규제가 이뤄지지 않도록 계속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하겠다.


앞으로 우리나라의 기업지배구조 제도와 실무를 OECD 기업지배구조원칙과 모범관행(best practice)에 맞춰 지속적으로 선진화하고 좋은 지배구조 기업을 다수 배출함으로써 자본시장을 통한 안정적 자금조달이 용이하도록 하고, 이 과정에서 자본시장도 동반성장할 수 있는 선순환이 일어나기를 기대해 본다.



(12월호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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