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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지금
미국경제: 소셜임팩트 액셀러레이터, 매스챌린지
나석권 뉴욕총영사관 재경관 2016년 02월호



[미국경제 이슈] 공공성과 인류복지의 증진을 중시하는 세계 최대 액셀러레이터


미국은 전 세계 아이디어의 경연장이면서 전 세계 자금이 모여 있는 저수지이기도 하다. 참신한 아이디어를 가진 인재가 뉴욕이나 실리콘밸리로 몰려와 새로운 수익을 찾는 벤처자금으로 창업기업의 꿈을 실현해 가는 선순환 구조가 잘 정착돼 있다. 이런 순환고리에서 큰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accelerator)인데, 대표적으로 Y-콤비네이터, 500 스타트업, 테크스타, 앤젤패드 등이 있다. 필자는 우연히 이들과는 상이한 목적을 추구하는 새로운 형태의 액셀러레이터를 알게 됐다. 2010년 봄 보스턴에서 만들어진 매스챌린지(MassChallenge)가 그것으로, 상업적 목적보다는 공공성과 인류복지의 증진을 중시하는 액셀러레이터이면서 세계에서 가장 큰 투자 규모를 자랑한다.


일반적인 액셀러레이터는 초기 스타트업에 대한 자금지원과 멘토링을 통해 기업가치를 증가시킴으로써 궁극적으로 경제적 이윤을 추구한다. 당연히 상업적 목적에 치중해 있고, 투자한 스타트업의 상당 지분을 보유함으로써 경영상 지배권을 행사하게 된다. 이런 구조에서 액셀러레이터는 장래 투자수익이 큰 스타트업에 관심을 갖고 투자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사회에는 상업적 투자수익은 적지만 공공 목적이나 사회인프라 차원에서 꼭 필요한 사업도 무수히 많다. 그렇다면 이런 공공적 영향력이 있는 분야는 액셀러레이터의 지원과 혜택을 받을 순 없는 것일까?



스타트업 르네상스를 꿈꾸며


이러한 간극을 메꿔주는 소셜임팩트(Social Impact)형 비영리(non-profit) 액셀러레이터가 바로 매스챌린지다. 공공적 성격으로 인해 비교적 늦은 시점인 2010년 봄 출범했지만, 짧은 시간에 최대의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로 자리잡았다. 이들의 슬로건인 ‘스타트업의 르네상스를 촉진(catalyze startup Renaissance)’한다는 꿈은 이제 안정화를 넘어 글로벌화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우선 이들은 수익추구형 개인 투자자금이 아니라 다수의 유력 재단이나 유명기업의 스폰서 자금으로 재원을 충당하고 있다. 매스챌린지가 위치하고 있는 매사추세츠 주정부, 제임스타운 시정부뿐 아니라 피델리티(Fidelity Investments),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버라이존(Verizon), 웰스파고(Wells Fargo), 더 나아가 보스턴재단, 카우프만(Kauffman)재단과 같은 다수의 공익재단까지 적극 참여하고 있다. 매스챌린지가 다른 영리적 액셀러레이터보다 훨씬 큰 규모의 자금으로 다수의 스타트업을 지원할 수 있는 여력을 갖게 된 이유다.


둘째, 지원대상은 초기 단계의 스타트업(투자받은 지분 규모와 수익이 각각 50만달러, 100만달러를 넘지 않는 스타트업)이기만 하면 어떤 산업이든, 어느 지역이든 아무런 제한 없이 누구나(any industry, anywhere in the world) 이들의 문을 두드릴 수 있다. 이들이 2014년 발행한「임팩트 리포트」에 따르면, 2014년 말까지 미국 포함 총 75개국에서 5,126개의 스타트업이 매스챌린지의 지원을 요청했다고 하니, 실로 세계 최대 액셀러레이터라 아니할 수 없다. 실제 2015년 선정된 128개 팀의 파이널리스트 중에는 한국의 스타트업 ‘온누리 DMC’도 당당히 이름을 내걸고 있다.


매스챌린지는 매년 2월부터 지원을 받기 시작해 2단계 사전심사를 거쳐 5월 말경 총 128개 팀의 파이널리스트를 선정하게 된다. 2010년 첫해 파이널리스트 숫자는 111개였으나, 2013년부터는 매스챌린지 본부를 지나가는 도로 이름인 루트128에서 유래해 매년 128개 팀을 선정하고 있다. 6월 말부터 4개월간 심층적인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을 운영하게 되는데, 사무실 제공은 기본이고 전문가 멘토링, 마케팅, 미디어 협력, 자금까지 다각적 지원이 이뤄진다. 이들이 보유한 멘토만 해도 각 분야의 전문가 600여명이 넘는다고 한다. 4개월 동안 각종 이벤트와 트레이닝 세션이 수십 개씩 운영되고 특히 1주간의 부트캠프(Boot Camp)에서는 유명 성공 스타트업 창업가들을 초빙해 그야말로 생생한 경험담을 공유하는 기회도 제공한다.



공공성 중시…글로벌 네트워크 확대 추세


매스챌린지의 가장 큰 특징은 4개월간의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 후에 선정된 최종 위너에게 어떠한 지분·경영상 요구를 하지 않는다(no strings attached)는 점이다. 대신 최종 선정된 10~20개 스타트업에는 회사별로 5만 내지 10만달러의 상금, 총액 200만달러의 현금지원과 1천만달러에 해당하는 스폰서 기업들의 현물을 차등 지원한다. 스폰서 지원의 예로, 마이크로소프트 R&D센터는 테크놀로지를 활용해 도시공학적 문제를 해결하는 스타트업에 5만달러를 지원하고, 퍼킨스대는 신체장애자들의 생활개선에 도움을 주는 스타트업에 추가로 2만5천달러를 지급하는 식이다.


이때 주요한 선정기준은 다른 액셀러레이터의 기준인 투자 가능성이나 장래 수익성이 아니라 공공적 영향(Impact), 적합성(Feasibility), 실행 가능성(Execution)이다. 실제로 창업자인 존 하손(John Harthorne)은 지난해 12월 영국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매스챌린지는 사회적으로 공헌이 큰 스타트업을 찾고 있으며, 이들이 투자가치가 있거나 수익성 있는 기업일 필요는 없다고 분명히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매스챌린지는 인류사회에 공헌한다는 목적에 맞게 지역적 범위를 지속적으로 넓혀가고 있다. 설립 3년밖에 안 된 2013년에 예루살렘에 사무실을 오픈했다. 이스라엘 스타트업에 세계 최고의 보스턴 창업생태계를 연결시키는 데 중점을 두고, 유망 스타트업들로 하여금 4개월 기간의 보스턴 프로그램 참여를 권유하는 데 주력했다.


2014년 6월에는 클린턴재단과 함께 본격적으로 글로벌사업안을 발표하게 된다. 2019년까지 전 세계 10개 도시에 매스챌린지 허브를com확충해 나간다는 야심찬 계획이었다. 이에 근거해 제2의 매스챌린지가 지난해 2월 런던에 세워졌다. 보스턴과 동일하게 4개월 기간의 엑셀러레이터를 런던에서 직영함으로써 유럽 스타트업들이 손쉽게 매스챌린지의 혜택을 받도록 했다. 지난해 런던에서는 80개의 스타트업을 파이널리스트로 선정했고, 최종시상식에서는 보스턴과 동일하게 아무런 지분요구 없이 총 50만파운드(약 73만달러)의 현금을 상금으로 지급했다.


매스챌린지를 거쳐간 스타트업들이 5년도 안 되는 짧은 기간 내에 이룬 성과는 눈부시다. 지난해 10월 기준 835개 졸업 스타트업 중 87%가 현재 경영활동을 지속하고 있는데, 이들이 투자받은 금액은 11억3천만달러(약 1조4천억원)에 달하며, 지금까지 6,500여개의 일자리를 만들었고 5억2천만달러에 해당하는 수익을 창출했다. 분야별로 나눠 보면, 하이테크 기업이 41%, 헬스 및 생명과학 기업이 22%, 소셜임팩트 기업이 13%, 에너지 및 클린테크 기업이 9%를 차지하고 있다. 지금껏 최대의 투자를 유치한 스타트업은 2012년 파이널리스트였던 완데루(Wanderu)로 총 810만달러를 유치했고, 2011년 파이널리스트였던 스타일셰어(StyleShare)가 330만달러로 그 뒤를 잇고 있다.


‘매스챌린지 서울’을 꿈꾸며


매스챌린지는 가장 자본주의적 성향이 강한 창업업계에서 사회적 영향력이 큰 공공 스타트업을 육성하자는 아이디어를 제대로 구현한 모델이다. 이들이 걸어온 지난 5년의 역사는 공공적 아이디어를 구현하는 플랫폼을 제시한 것만으로도 높이 평가받아야 할 것이다.


이 사례에서 벤처산업 육성을 강조하고 있는 우리는 무엇을 배워야 할 것인가? 우리의 젊은 스타트업 몇몇이 매스챌린지 파이널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것으로 만족해서는 결코 안 된다. 국산 토착형 스타트업들이 대내외로 성과를 쌓아나갈 수 있도록 스타트업 생태계를 보다 효율적으로 개선해 나가야 할 것이다.


문득 매스챌린지가 구상하는 10개 글로벌 매스챌린지 허브에 우리 서울이 포함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다음번 매스챌린지 허브도시가 어디인지는 아직 알려진 바가 없다. 다만 매스챌린지는 부트캠프 형식의 브리지 프로그램을 콜롬비아, 멕시코, 러시아, 스위스 그리고 한국에서 운영하는 등 각 대륙별 스타트업 허브를 찾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고 한다. 한국형 스타트업 생태계에 ‘매스챌린지 서울’은 분명 우리의 생태계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촉매제가 될 것임에 틀림없다. 이들의 글로벌 네트워크와 합리적 투자결정 사례에서 우리는 새로운 지혜를 찾아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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