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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지금
핀테크 2016, 어디까지 와 있나?
나석권 뉴욕총영상관 재경관 2016년 04월호

향후 우리가 맞닥뜨릴 금융환경은 온라인 특히 모바일을 기반으로 한 ‘M-커머스’라는 것이 중론이다. 이를 입증하듯, 스마트폰 기반의 M-커머스 소비지출 규모는 2014년 현재 전 세계적으로 2천억달러 정도로 추산되는데, 그로부터 불과 4년이 지난 2018년에는 그 규모가 3배로 확장(6,200억달러)될 것이라는 예측이 있다. 이런 모바일 퍼스트 금융세계에서 누가 메인플레이어가 될까? 기존 금융회사들의 지속적인 혁신노력 못지않게 신생 핀테크 기업의 파괴적 혁신노력이 단기간 내에 더 큰 가치를 가져올 수 있다는 믿음이 더욱 커지고 있다. 필자는 이 칼럼을 통해 새로이 부상한 핀테크의 동향과 사례를 소개해 왔다. 그러나 핀테크의 전모와 장단점을 종합적으로 정리한 자료를 거의 본 적이 없었는데, 최근 굴지의 회계컨설팅 법인인 언스트앤영(Ernst & Young)의 핀테크 전문가들을 만난 자리에서 반갑게도 그러한 보고서를 만날 수 있었다. 이하에서는 그 주요 내용을 소개한다.  

 

다양해지는 핀테크 생태 지형도   

 

2016년 현재 핀테크의 주요 활동영역은 전통적인 은행, 보험 분야를 넘어 투자, 지급결제 및 기업금융 등 다양한 분야로 지속 확산되고 있다. 적용 기술도 우리가 익히 들은 바 있는 P2P(Peer-to-Peer), 크라우드펀딩을 넘어서 비트코인의 블록체인, 스마트 계약(Smart Contract) 등 변신폭이 무한정 커지고 있다. <그림 1>은 이러한 핀테크 현재 지형도를 요약한 것인데, 이러한 변화는 시간이 갈수록 종횡으로 급속히 발전할 것이며, 핀테크 생태계는 더욱 넓고 다양한 형태로 진화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그럼, 금융업 내부적으로는 어떤 분야에서 핀테크 업체들이 생겨나고 있을까? 2015년 말 기준 세계에는 약 4,500개의 핀테크 기업들이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언스트앤영은 추정하고 있다. 이들 기업들이 2015년 한 해 유치한 투자자금 규모가 200억달러(22조원)에 달한 다고 한다. 수천개의 핀테크 회사를 세부적 업종으로 분류해 보면 렌딩(307개사), 개인금융(140개사), 지급결제(316개사), 주식투자(126 개사), 전자송금(46개사), 개인투자(105개사), 기관투자(74개사), 거래 보안 및 시큐리티(64개사), 은행인프라(75개사), 비즈니스지원(93 개사), 크라우드펀딩(55개사), 소비자금융(47개사), 금융리서치(41개 사), 핀테크투자기업 (38개사) 등으로 나타난다.

 

핀테크 Top5 국가, Top10 도시   

 

세계 곳곳에서 수천개의 핀테크 기업이 활약 중이라면, 그중 가장 활발한 나라와 도시는 어디일까? 모두가 추측하듯, 핀테크 최고의 국가는 미국이다. 전 세계 핀테크 투자펀딩의 67%에 해당하는 260억달러 규모의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놀라운 것은 2위국이 다름 아닌 중국이라는 점이다. 세계 핀테크 펀딩의 7%에 해당하는 27억달러의 투자가 진행됐다. 근소한 차이로 영국이 3위, 놀랍게도 인도가 4위, 네덜란드가 5위로 나타나고 있다. 이들 Top5 국가의 투자액이 전 세계 핀테크 투자액의 90%에 달한다고 하니, 아직까지는 핀테크 투자의 글로벌 확산이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음을 알 수 있다.

     

를 도시별로 재분류해 보면, 미 서부의 샌프란시스코가 87억달러로 전체 투자의 22%를 차지하면서 1위, 동부의 뉴욕이 43억달러 (11%)로 2위를 차지했다. 눈에 띄는 특이점으로는, 상위 10위 도시 중 미국 내 도시가 도합 6개가 포함돼 있으며, 이 중 뉴욕을 제외하면 대부분 도시가 서부의 실리콘밸리 지역에 포진해 있다는 점이다. 두 번째 특이점은 중국의 약진으로, 도시 기준 4위가 상하이(19억달러, 4.8%), 9위가 베이징(8억달러, 2.1%)이라는 점에서 핀테크 분야에서의 앞서가는 중국을 새삼 확인할 수 있다.

      

왜 핀테크를 이용하지 않는가…“몰라서”(53.2%)   

 

언스트앤영은 6개월에 걸쳐 미국, 캐나다, 영국, 호주, 홍콩, 싱가포르 6개국 소비자 중 E-커머스를 활발히 하는 소비자 1만13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이 조사결과는 모든 나라에 공히 일반화하기는 힘들지라도, 핀테크에 대한 소비자들의 피드백을 알 수 있는 사실상 최초의 자료라는 점에서 다각도로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

 

첫 번째 관심사는 소비자들이 ‘왜 핀테크 서비스를 사용하는가’에 대한 의문이다. 조사결과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간편하고 용이하고 저렴하다.’는 것이었다. 시간적·공간적 낭비 없이 손쉽고 저렴하게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너무나도 당연한 결론이다. 전통적 금융기관이 기존 틀에 안주해 제공하지 못하는 틈새 효능을 핀테크 기업들은 테크놀로지를 활용해 소비자에게 ‘와우(wow)’하는 경험을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이 조사를 반추해 보면 전통적 금융 기관이 보강해야 할 최우선 과제가 디지털공간을 활용한 간편성, 용이성 증대임을 새삼 확인할 수 있다.


두 번째로 눈여겨봐야 할 대목은 ‘왜 핀테크를 이용하지 않는가’ 하는 질문이다. 놀랍게도 ‘핀테크 서비스에 대해서 몰랐거나’(53%), ‘작동법을 이해하지 못했다.’(21%)는 기술적인 의견이 ‘서비스를 신뢰 하지 못한다.’(11%)는 심리적 이유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앞으로 성장하고자 하는 핀테크 기업은 일반 대중들에게 기술적 장벽을 낮춰 누구나 손쉽게 이용할 수 있음을 홍보할 필요가 있고, 전통 금융기관에 비해 열세인 신뢰성,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데 주력할 필요가 있음을 쉽사리 알 수 있다. 고무적인 것은 ‘서비스를 사용한 적 있으나 다시 사용하고 싶지 않다.’는 응답이 극소수에 불과(0.8%)해, 핀테크의 소비자 매력도가 여전하다는 점이다.   

 

세 번째로는, 전통적 금융회사는 그들대로 또 핀테크 기업은 그들대로 무엇을 보완해야 하는가 하는 점을 일깨워 준다. 전통 금융회사는 ‘명성·신뢰도, 지점접근성, 개인별 특화된 서비스 제공’이라는 점에서 핀테크보다 탁월한 지지를 받았다. 반면 ‘내 사업을 도울 방법제공, 미래의 모바일 뱅킹 제공’ 측면에서는 미미한 우세를 보이는 정도에 그쳤다. 핀테크 기업은 현재의 장점을 극대화하면서 전통 금융기관 대비 열세에 놓인 명성·신뢰도, 접근성, 개인별 특화서비스 제공 측면에 보다 많은 고민을 해야 할 것이다. 반대로, 전통 금융기관은 핀테크 기업의 발 빠른 서비스 제공이라는 강점을 하루빨리 내재화해야 할 것이다.   

 

5년 내 사라질 현금ㆍ카드ㆍATM, 그렇다면 전통 금융산업의 운명은?  

 

올해 1월 3일자로 IT전문매체인 테크크런치(TechCrunch)는 향후 5년 내 사라질 물건 5가지를 예측했다. 향후 기술의 발달로 ①USB 스틱 ②패스워드·키워드 ③리모트 컨트롤 ④페이퍼에 의한 계약 ⑤신용카드·현금·ATM이 조만간 우리 주위에서 보이지 않게 된다는 것. 같은 맥락에서 핀테크의 번성이 가져올 5년 후 우리의 금융여건은 어떠할까? 모두(冒頭)에서 언급한 M-커머스의 급성장으로 더 이상 신용카드, ATM은 필요치 않게 되고, 주머니 속의 스마트폰이 은행지점 역할을 하지 않을까? 이런 대변화의 첨병이 바로 핀테크 기업일 수밖에 없다. 한국의 금융회사들은 기존 전통 금융회사 간 경쟁이라는 좁은 틀을 넘어, 비전통 핀테크 금융회사를 고려한 큰 틀의 경쟁전략을 고심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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