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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지금
한국의 성과가 중국보다 우수하다!?
성창훈 주홍콩총영사관 재경관 2018년 02월호



우리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나라들 중 하나가 중국이다. 그간의 중국 경제발전 성과와 미래의 성장잠재력을 우리와 비교해 살펴보는 것은 우리의 미래 전략 마련을 위해 의미 있는 작업이라 할 수 있다.


1인당 GDP 韓 111배, 中 52배 증가…실질GDP 성장률은 중국이 더 높아
한국은 1961년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계기로, 중국은 우리보다 17년 늦은 1978년 개혁개방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경제발전을 시작했다. 중국의 개혁개방 이후 현재까지(1978~2016년, 39년)의 경제성과를 한국의 경제개발 5개년 계획 이후 동일 기간(1961~1999년, 39년)과 비교해보면 다음과 같다.



경제발전 성과를 가장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지표인 1인당 GDP는 한국이 중국보다 빠르게 증가했다. 한국의 1인당 GDP(1961년 93달러→1999년 1만409달러)는 그간 111배 증가한 반면, 중국(1978년 156달러→2016년 8,123달러)의 경우 52배 증가에 그쳤다.




1인당 GDP 증가는 주로 실질GDP 성장률과 GDP 디플레이터(deflator)로 결정(여기서 환율변화와 인구증가율 효과는 제외)되는데, 실질GDP 성장률은 중국이 한국보다 오히려 높았다. 중국의 과거 40여년간 연평균 경제성장률은 9.66%로 한국의 8.95%보다 0.71%p 높게 나타난다. 누적 개념으로 보면 중국의 실질GDP 규모는 약 32배 증가한 반면, 한국은 이보다 낮은 26배 증가에 그쳤다. 또한 이 기간 중 한국은 1979년 대통령 암살사건과 1997년 IMF 외환위기로 두 차례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으나, 중국은 큰 충격 없이 지속적으로 성장했다.
다만, 중국의 실질GDP 성장률이 한국보다 높았음에도 GDP 디플레이터가 한국보다 크게 낮았기 때문에 중국의 1인당 GDP 증가속도는 한국보다 낮게 나타난 것이다. 즉 중국의 연평균 GDP 디플레이터는 4.8% 증가한 반면, 한국은 12.3%로 약 3배나 더 높게 나타났다. 또 다른 물가지표인 소비자 물가상승률도 중국은 과거 40여년간 연평균 4.99% 증가한 반면, 한국은 약 2배 높은 8.89%를 기록했다.
외건전성 지표인 국제수지도 중국이 한국보다 양호하다. 중국은 1993~2016년(24년) 기간 동안 경상수지 누적흑자가 3조1천억달러에, 흑자기록 연도는 23회, 적자기록 연도는 1회뿐이다. 반면 한국은 1976~1999년 기간 동안 경상수지 누적흑자가 4천만달러에, 흑자기록 연도도 8회에 불과하고, 적자기록 연도는 16회에 달한다(한국의 경상수지 통계가 1976년부터 검색 가능하고, 한국과 중국의 경제발전 시작연도 격차가 17년임을 고려해 중국은 1993~2016년 기간을, 한국은 1976~1999년 기간을 대상으로 함. 이는 경제발전 시작 시기를 동일하게 조정하기 위한 것임).

결과적으로 경제발전 시작 이후 한국의 1인당 GDP 증가속도가 중국보다 빨랐지만, 이는 낮은 경제성장률에도 물가상승률은 높았던 데 기인한다. 또한 경상수지도 중국은 대체로 흑자를 기록한 반면, 한국은 적자를 기록했다.

미래 잠재력도 중국이 앞서 있다. 중국에는 89개의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의 스타트업 기업)이 있으며, 총가치는 3,500억달러에 달해 미국에 거의 근접한 상태다. 짝퉁(copycat)으로 불리던 중국경제의 혁신이 매우 빠르고 역동적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향후 혁신주도 경제로 전환할 잠재력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중국경제의 혁신이 활성화되고 있는 것은 다음 3가지 이유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첫째, 세계 최대의 인구, 제2의 경제대국에 근거한 규모의 경제로 혁신성과의 빠른 상업화가 가능하다. 인구 2천만명 이상 도시가 3개, 1천만~2천만명의 도시가 10개, 500만~1천만명의 도시가 74개, 100만~500만명의 도시가 174개에 달한다. 따라서 성공적인 혁신에 대한 보상이 빠르고 매우 크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둘째, 혁신에 필요한 금융생태계와 공급자 네트워크가 발전돼 있다.성공한 혁신기업인 BAT(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가 벤처기업에 활발히 투자하고 있으며, BAT 출신 인사들이 벤처 역동성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또한 엔젤투자와 초기단계 투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벤처자금은 총은행대출의 6%에 달하는 8천억위안에 이른다(2016년 기준). 그 결과 중국은 핀테크 분야 투자 규모가 세계 1위이며, 가상현실·로봇·인공지능(AI) 등의 분야에서도 투자 규모가 미국에 근접한 수준이다(2016년 기준). 아울러 중국에는 225만개의 제조업 기업과 175만개의 개인사업자가 존재하며, 이들이 전자부품, 통신기계, 컴퓨터 및 교통장비 등의 분야에서 경쟁력 있는 공급자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셋째, 교육과 인프라가 기업들의 혁신을 뒷받침하고 있다. 중국 대학교육은 과학 중심으로 구성돼 있으며, 430만명의 대학 졸업생 중 약 절반에 달하는 200여만명이 과학, 기술, 엔지니어링을 전공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은 여전히 지식의 확산이 더디고, 고부가가치 서비스 교역이 미흡하며, 고등교육의 질, 산학협력, 기초연구 등에서 애로를 겪고 있다. 한 단계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이들 분야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핀테크·AI·로봇 등 신산업 분야에서 韓 크게 앞서…위기의식 갖고 더욱 분발해야
한중 양국의 경제발전 이후 약 40년간의 성과를 비교할 때 한국의 1인당 GDP가 중국보다 빠르게 증가한 사실만을 고려해 한국의 그간 성과가 더 우수하다고 판단하는 것은 오독(misreading)일 우려가 있다. 중국의 실질GDP 성장률이 한국보다 높았으나 물가가 안정돼 있어 경상으로 측정된 1인당 GDP 증가속도가 한국보다 낮게 나타났을 따름이다. 또한 중국은 경상수지도 전반적으로 흑자 기조를 유지한 점 등을 감안하면, 경제발전 시작 이후 약 40년간의 경제성과는 중국이 한국보다 낫다고 평가할 수 있다.

향후 중국경제 중장기 전망도 과도한 기업부채, 부동산 버블 가능성 등 적지 않은 문제에 직면할 것으로 보이지만, 혁신 생태계 구축, 신성장산업의 경쟁력, 중앙정부의 안정된 리더십 등을 고려할 때 우리보다 양호한 여건이다. 중국이 핀테크·AI·로봇 등 신산업 분야에서 이미 한국을 크게 앞섰다는 사실에 위기의식을 가질 필요가 있다.

결국은 혁신도 사람이 하는 것이다. 중국의 과학 중심 대학교육이 혁신을 뒷받침하고 있는 만큼 우리도 대학 정원과 교육과정을 산업 수요에 맞게 개혁해야 할 것이다. 특히 우리는 바이오산업에 강점을 갖고 있는 만큼 의료 분야의 인력을 대폭 확대해 이들이 의료서비스, 의료기기, 제약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고 산업발전을 선도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해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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