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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지금
더욱 스마트하고 환경친화적인 유럽 만든다
임형태 주벨기에·유럽연합대사관 경제참사관 2018년 10월호



회원국 인구가 5억1천만명에 달하는 EU는 세계 최대의 경제권을 형성하고 있으며 경제권 내에서 상품, 서비스, 인력과 자본 등 4가지 경제 요소가 자유롭게 이동하는 단일시장을 가지고 있다. EU는 최근 브렉시트라 불리는 영국의 EU 탈퇴에 맞서 단일시장의 기능과 역할을 더욱 강화하고자 노력 중이기도 하다.
그러나 단일시장을 가진 EU 내에서도 회원국 간 경제사회적 격차와 불균형은 늘 존재해왔다. 이러한 불균형은 1인당 GDP, 산업별 구성도(전체 가치 창출도에 대한 농림수산업의 비중), 기대수명 등으로 측정 가능하다.
〈그림〉은 구매력 기준 1인당 GDP를 기준으로 했을 때 EU 회원국 간, 그리고 회원국 내 지방 간 불균형을 보여준다. 기존 회원국과 신규 회원국 간의 차이(동-서 불균형), 그리고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남부유럽과 북부유럽 간의 차이가 드러나고 있다. 아울러 같은 국가에서도 지방 간 차이(수도와 지방, 영국 내 서부 웨일즈와 런던 간의 차이 등)를 파악해볼 수 있다.
 
회원국 및 지역 간 경제사회적 격차 해소가 목표…‘결속기금’ 창설
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은 평화롭고 번영하는 통합유럽을 이루고자 노력해왔다. EU는 이러한 노력의 결과물이자 향후 진전을 위한 플랫폼이다. 보다 통합된 유럽을 만들기 위해서 회원국 및 지역 간 경제사회적 격차를 해소하고 조화롭고 균형된 발전을 추구하는 동시에 회원국 간 결속과 유대를 달성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목적을 위해 발전된 것이 EU의 지역정책(regional policy)이다.
특히 EU가 신규 회원국을 받아들여 확대해가는 과정에서 기존 회원국보다 경제발전 정도가 뒤처지는 새로운 회원국들을 기존 회원국의 경제발전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역내 시장통합 및 이로 인한 구조조정 등에 따라 부정적 영향을 받는 지역에 대한 지원을 증대하는 것이 공동체의 존속과 발전에 필수라는 인식이 확산돼왔다. EU의 지역정책은 확대된 회원국 간의 연대(solidarity)를 확보하는 수단으로 인식돼왔기 때문에 EU에서는 결속정책(cohesion policy)이라고 명명하고 있다.
EU의 모태가 된 1957년 로마조약에서도 지역 간 격차 해소의 필요성이 명시됐으며, 1992년 EU 창설조약(일명 마스트리히트 조약)에서도 유럽의 경제사회적 결속이 EU의 중요한 목표 중 하나로 규정되기도 했다. 마스트리히트 조약에 따라 낙후된 지역의 환경보호 및 인프라 건설을 위해 ‘결속기금’을 창설하고, 1994~1999년간 약 2천억유로, 즉 공동체 예산의 3분의 1가량을 배정하기도 했다. 결속정책은 2000년 유럽 정상회의에서 채택된 ‘리스본 전략’에 따라 혁신, 고용 창출, 성장 등의 전략적 목표를 뒷받침하도록 규정됐다.
결속정책의 방향 및 예산은 7년 단위로 정해지는 EU의 다년도 예산 계획의 일부로 마련되고 있다. 2007~2013년간 결속정책은 회원국 및 회원국 내 각 지역의 경제사회적 조건의 수렴을 추구한다는 기본 원칙 아래 리스본 전략의 주요 목표 뒷받침과 함께 연구혁신 및 환경인프라·기후변화 대응조치 지원에 활용됐으며 고용 창출, 기업 지원, 환경인프라 개선 등에서 성과를 거뒀다.


2021~2027년 다년도 예산안의 30%, 새로운 5개 목표에 투자
2014년 가을 새로운 수장을 맞이한 EU 집행위원회는 투자를 위한 일자리 창출과 성장을 최우선으로 하면서 지역개발정책을 가장 중요한 투자정책 중 하나로 활용하고 있다. 지역정책은 2014~2020년간 예산 규모하에서 이뤄지고 있으며 동시에 스마트하고 지속 가능하고 포용적인 성장을 추진하는 ‘유럽 2020 전략’의 목표 달성을 위한 투자 프레임 워크를 제공하고 있다.
2014~2020년간 결속정책은 혁신 강화, ICT, 중소기업 경쟁력 강화 등 11개의 주제별 목표를 갖고 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EU는 해당 기간 EU 전체 예산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3,518억유로를 배정했다. 이 기금의 상당 부분은 폴란드, 헝가리, 루마니아 등 신규 회원국 중 저개발 국가 및 지역에 집중되고 있다. 남부유럽 국가들에도 많은 지원이 이뤄지고 있는데, 이탈리아와 스페인도 총액 기준으로는 전체 배분 국가 중 2~3위에 위치하고 있다.
올해 5월 2일 EU는 2021~2027년의 새로운 다년도 예산안을 제안했다. 아울러 결속정책에도 3,730억유로의 예산(전체 예산의 30% 수준)을 배정하고 새로운 목표를 제시했다.
우선, 결속정책 기금이 투자를 하는 방향으로 ①보다 스마트한 유럽(Smarter Europe) ②보다 환경친화적인 유럽(Greener, carbon free Europe) ③보다 연계된 유럽(A more connected Europe) ④보다 사회지향적인 유럽(A more social Europe) ⑤시민에게 다가가는 유럽(Europe closer to citizen)이라는 5개 목표를 설정했다. 보다 스마트한 유럽은 혁신, 디지털화, 경제 전환 및 중소기업 지원 강화를 의미한다. 저탄소 유럽은 파리 기후협약 이행과 에너지 전환, 재생에너지 투자 등을 의미한다. 이외에도 연계된 유럽을 위해 물류 및 디지털 네트워크를 강화하며, 사회적 유럽을 위해 고용·보건·교육 등을 강화하는 한편 지속 가능한 도시개발을 통해 시민에게 다가가는 유럽을 구현하고자 한다.
결속정책에 할당된 기금은 우선적으로 ①번과 ②번 과제에 집중해서 진행하려고 한다. 아울러 기금 신청과정에 소요되는 절차를 최대한 간결하게 하는 것이 새로운 결속정책의 특징이라고 EU 집행위원회는 설명하고 있다.
한편 기금의 국가별 배분 기준과 동향이 바뀌었다. 이전에는 1인당 GDP를 중심으로 기금 배분이 결정됐다면 청년실업률, 기후변화, 난민 수용 수준 등 새로운 기준이 함께 적용됐다. 이러한 배정의 결과 폴란드, 헝가리, 체코, 슬로바키아의 소위 비세그라드 4개국은 2014~2020년 기간 대비 20% 이상 하락한 규모의 기금을 배정받았으며, 불가리아와 루마니아 등이 이전 기간 대비 8% 증가한 기금을 배정받았다. 또한 스페인과 이탈리아 등 남부유럽도 5~6% 수준의 증가된 기금을 배정받을 것이다.
새로운 정책에 대해 주목할 만한 것이 몇 가지 있다. 우선 기금 배정이 줄어든 국가와의 관계다. EU의 지역정책을 담당하는 코리나 크레투(Corina Cretu) 집행위원은 이미 비세그라드 4개국이 상당한 경제성장을 달성했기 때문에 기금 배분 필요성이 줄어들었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폴란드, 헝가리 등 기금이 줄어든 국가들은 이에 반발하고 있다. 그동안 EU 집행위원회는 예산 배분에서 법의 지배(rule of law) 원칙을 확산시키는 목표와 연계하겠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EU 집행위원회와 사법제도 관련 갈등을 겪고 있는 이들 나라는 집행위원회가 법의 지배 원칙을 저해하는 국가에 예산 불이익을 주겠다고 한 것이 나타났다고 비판하고 있다. EU 집행위원회 차원에서는 회원국 내 동일한 사법제도와 가치를 유지, 강화하려고 하나 회원국들의 반발을 어떻게 잠재울지 지켜볼 사안이다.
아울러 예산이 적절한 규모로 배정됐는지도 살펴봐야 한다. 벨기에 브뤼셀 소재 유력 연구소인 브뤼겔 연구소는 이번 배정예산 3,730억유로가 명목 기준으로는 이전 기간 대비 6%가 증가했으나 향후 인플레이션을 감안한 실질 기준으로는 7%가 감소했음을 지적하고, 아직 회원국 및 회원국 지방 간 경제사회적 수준의 수렴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기금이 줄어드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우리가 눈여겨봐야 할 것은 기금의 주요 목표가 가리키는 것이다. 앞서 말했지만 지역정책은 EU의 주요한 투자정책이다. EU가 2021~2027년간 혁신, 디지털화, 중소기업 지원, 신재생에너지, 운송인프라 개선을 위해 투자하겠다는 것은 해당 분야에 대한 기업의 참여 및 정부 간 협력의 기회가 확대된다는 뜻이기도 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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