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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지금
연결된 세계와 문화 위한 글로벌 역량 얼마나 갖췄나
김지연 주OECD대표부 1등서기관 2021년 03월호


인구 고령화, 자원 감소와 기후변화, 디지털화와 글로벌화 등 급격한 사회 환경의 변화는 미래의 교육 환경과 여건에도 새로운 도전과 기회를 제시하고 있다. 교육은 우리 사회의 지속 가능한 발전과 미래를 보장하고 견인하는 주요한 동력으로 기능하고 있으며, 학교시스템은 점차 연계되고 다원화되는 글로벌 세상에서 학생들이 자아를 인식하고 창의성과 혁신 그리고 자율성을 배우는 데 필요한 역량 배양에 최우선을 둬야 한다. 또한 지역 사회에서 나아가 글로벌한 세상의 일원으로 살아가는 데 있어 타인의 삶과 사고방식, 다른 문화 및 전통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원만한 상호작용과 의사소통 능력은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다. 

타인의 견해·관점에 대한 이해에서 한국이 상위권 차지  
이러한 인식은 OECD에서 글로벌 역량의 진단을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 Programme for International Student Assessment)에 최초로 도입하는 계기가 됐다. OECD 교육기술국(Directorate for Education and Skills)에서는 전 세계 79개국이 참여해 만 15세 학생의 읽기, 수학, 과학 등 학업 수준과 다양한 역량을 평가한 PISA 2018 결과를 지난 2019년부터 2020년까지 6차에 걸쳐 발표했다. 지난해 10월 발표된 PISA 2018 제6차 보고서는 학생들이 다양한 문화와 상호 연계된 세상을 살아가는 데 필수적인 글로벌 역량을 최초로 평가한 결과를 포함하고 있다. 이 글에서는 글로벌 역량의 개념과 진단 결과에 관해 소개하고자 한다.  
글로벌 역량의 개념화와 측정은 다음의 두 가지 관점에서 이뤄졌다. 첫째, 인지적 측면에서 세계와 타인의 관점을 종합적으로 이해하고 분석적으로 지식을 조합하는 역량과 둘째, 다른 문화와 관점을 가진 타인과 의사소통, 존중, 공감하는 태도 및 경향이다. 이를 바탕으로 OECD는 글로벌 역량을 ①지역적, 국제적, 문화적으로 중요한 이슈의 검토·분석 능력, ②타인의 견해와 관점을 이해 및 평가하는 능력, ③문화 간 개방적인 태도로 적절하고 효과적인 논의에 참여하는 능력, ④공동의 복지와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행동하는 다차원적인 역량으로 정의했다.
각국의 학생들이 보유한 글로벌 역량은 다양한 편차를 보이고 있다. 첫째, 주요 글로벌 이슈의 검토와 분석과 관련해 알바니아, 그리스, 리투아니아, 포르투갈 등의 국가가 OECD 평균보다 높은 상위권을 차지했다. 둘째, 타인의 견해와 관점에 대한 이해와 평가 항목에서는 우리나라와 알바니아, 보스니아, 코소보, 레바논 등의 국가가 상위권을 차지했다. 특히 알바니아, 호주, 캐나다, 아일랜드, 한국, 뉴질랜드 등은 이민자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에서 OECD 평균 점수보다 현저히 높은 수준을 보여줬다.
셋째, 문화 간 개방성과 상호작용과 관련해 타국에서 온 외국인과 교류한다고 보고된 학생의 비율은 알바니아, 독일, 그리스, 이탈리아, 뉴질랜드 등의 국가가 OECD 평균보다 높았다. 타 문화를 이해하는 데 필수적인 외국어 교육 기회는 대부분의 OECD 회원국에서 보편적으로 제공하고 있었다. 넷째, 공동 복지와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행동에서 한국을 비롯해 알바니아, 코스타리카, 요르단, 코소보 등이 공동의 이익을 위해 행동하는 높은 수준의 주체적인 역량을 갖고 있다고 보고됐다.

학교에서의 글로벌 역량 학습 기회, 성별·계층 간 차이 나타나
OECD는 학교에서 제공하는 글로벌 역량의 학습 기회와 활동에 관해서도 국가 간 비교 및 진단을 수행했다. PISA 2018 결과에서 각국은 학교 교육과정에 글로벌 이슈에 관한 내용을 보편적으로 포함시키고 있었다. 교육과정에 가장 보편적으로 포함된 글로벌 이슈는 기후변화 및 지구온난화, 문화적 다양성에 관한 존중, 젠더 불평등, 국제적인 분쟁 등에 관한 내용으로 조사됐다.
PISA 2018 결과는 교육과정뿐만 아니라 공식적·비공식적인 학교 활동의 많은 부분 역시 글로벌 역량의 형성과 발전에 기여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OECD 평균적으로 학교는 열 가지의 활동 중 다섯 가지 정도의 글로벌 역량 관련 학습 활동을 제공하고 있었다. 가장 많이 언급된 활동은 ‘다른 문화에 관해 배움’(76%), ‘타인과 갈등을 해결하는 방법 학습’(64%), ‘특정 이슈에 관해 상이한 문화권별 다른 관점과 견해가 존재함을 배움’(62%) 순이었다. 학교에서의 글로벌 역량 관련 학습은 주로 토론이나 활동 참여보다는 교사에 의한 수업과 강의 등으로 이뤄진 것으로 조사됐다. 따라서 교사는 학생들의 글로벌 역량과 다문화 이해도를 증진시킬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며, 교사의 글로벌 역량이나 다문화 수용성과 태도가 학생의 역량 배양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학생들의 글로벌 이슈에 관한 태도와 경향성은 학교에서 제공하는 글로벌 및 다문화 역량과 관련된 학습에 참여하는 정도와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었다. 글로벌 이슈에 관한 지식을 습득하기 위한 학습 활동은 학생들의 글로벌 이슈에 관한 인식 및 긍정적인 자기효능감(self–efficacy) 형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호작용 또는 갈등 해결력에 관한 학습은 다른 문화에 관한 이해와 관점, 의사소통 능력의 신장과 긍정적인 관계가 있었다.
한편 학교에서 제공하는 글로벌 역량 학습의 수혜에서 성별과 사회·경제적 계층 간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학생이 여학생에 비해 다른 관점에 관한 토론에 잘 참여하는 반면, 여학생들은 다문화에 관한 이해와 소통, 갈등 조정에 관련된 활동을 보다 선호하는 경향이 있었다. 이러한 성별차이는 개인적인 성향과 관심을 제외하고도 학교와 가정에서 남학생과 여학생이 잠재적으로 구분 및 사회화되는 과정을 반영한 결과라고도 할 수 있다.
또한 사회·경제적으로 유리한 계층의 학생들이 불리한 학생들에 비해 글로벌 역량 학습 기회를 더 많이 가지며, 일반계 학생들이 직업계 학생에 비해 학교에서 더 많은 글로벌 역량을 학습할 기회를 누린 것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결과는 학교 내 물리적인 자원 또는 기회의 부족보다는 사회·경제적 소외계층의 학생이 상대적으로 글로벌 및 다문화 이슈를 대하는 데 있어 느끼는 어려움 또는 괴리감, 관심 부족에 기인할 수도 있다. 따라서 교육자들은 교수·학습 방식이나 교육 내용 등을 학생의 요구와 처한 상황 및 눈높이에 맞춰 접근할 필요가 있다.

문화 다양성, 외국어 역량 등을 교사 훈련에 포함해야
OECD의 글로벌 역량 진단은 글로벌 및 다문화 수용성의 태도를 지닌 학생이 학교에서 글로벌 역량과 관련된 학습 활동에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다른 문화 배경을 가진 타인과 교류 및 이해하는 능력을 발전시킬 수 있다는 결과를 보여줬다. 학생들의 글로벌 역량 배양을 위한 오늘의 노력이 우리 사회의 미래를 결정짓는다는 신념하에, 학교와 교육당국은 다양한 글로벌 및 다문화 이슈와 관련된 활동을 교육과정에 반영하고 효과적인 학습 성과를 위해 지속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  
또한 교육의 질은 교사의 역량을 초월할 수 없으므로, 성공적인 글로벌 역량의 배양을 위해서는 글로벌 역량과 문화 다양성에 대한 이해와 전문성이 겸비된 교사의 양성과 훈련이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 교사의 전문성 향상을 위한 교육 및 훈련에 문화 다양성과 평등성, 문화 간 소통 능력과 외국어 역량 등에 관한 분야를 중요한 부분으로 포함시킬 필요가 있다.
OECD에서는 각국 학교와 교육시스템이 다양한 문화와 가치를 반영한 글로벌 지식과 역량, 태도를 교육과정에 통합적으로 반영하고, 개방적·포용적인 학습 환경과 교육 기회를 평등하게 제공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특히 사회·경제적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글로벌 역량 학습 기회를 중점적으로 제공할 수 있도록 정책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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