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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지금
코로나19는 교통 분야에 어떤 영향을 미쳤나
안광열 주OECD대표부 참사관 2021년 11월호


2020년부터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코로나19 위기는 보건·건강 분야를 넘어서 경제, 고용, 공공재정 등 모든 분야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의 영향은 각국의 경제 전반과 모든 산업 분야에 상당한 손실을 주고 있으며, 경제활동 위축에 따른 일자리 감소와 고용단절도 심각하다.
무엇보다 코로나19 위기로 인해 가장 크게 타격을 받은 분야는 이동성(mobility)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교통 분야다. 일례로 세계 인구 절반 이상이 자가격리를 경험했으며, 각국은 감염 위험 최소화를 위해 이동제한 조치를 발령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전 세계의 대중교통 이용률 및 도로교통량이 최저치를 기록할 정도로 교통 이동량은 급격히 감소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코로나19로 대중교통 이용 급감, 
공유 마이크로모빌리티 이용은 늘어

대규모 봉쇄조치 이후의 모빌리티는 격리 이전의 모빌리티와는 확연히 다른 양상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코로나19 사태라는 전례 없는 새로운 보건위기에 대응해 교통 모빌리티를 새롭고 창의적인 관점에서 다시 생각하고, 근본적으로 재디자인하는 것이 필요한 시기다. 최근 OECD는 국제교통포럼(ITF; International Transport Forum)을 중심으로 교통 분야의 코로나19 영향과 회복방안에 대한 다양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 글에서는 코로나19 사태가 교통 분야에 미친 영향과, 이를 극복할 방안에 대한 국제적인 전망을 OECD 내 논의를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세계보건기구(WHO)와 각국의 보건당국이 사회적 거리 두기, 재택근무 등을 강력히 권고함에 따라 근무형태, 생필품 구입, 모빌리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생활양식이 크게 달라지고 있다. 대부분의 도시가 대중교통 없이는 제 기능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자가용, 지하철, 버스, 택시, 자전거, 도보 등의 교통 모빌리티는 코로나19 대응조치로 가장 크게 영향을 받는 분야라고 할 수 있다. 이는 많은 인원을 저렴한 가격에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운송하는 대중교통의 본질적인 특성과 기능이 오히려 감염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우려에 기인하고 있다. 
첫째, 많은 대중교통 운영 당국이 뒷문 승차, 현금 없는 승차, 수시 소독 등으로 대중교통을 통한 코로나19 확산 우려에 대응하고 있으나, 대중교통 이용량은 급격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예를 들어 <그림 1>에서 보는 바와 같이 대중교통 내에서의 사회적 거리 두기 운동으로 대중교통의 운송 가능 용량은 크게 감소했다. 
둘째, 대중교통 이용은 감소한 반면 코로나19 감염을 피하기 위한 도보 및 자전거 이용은 크게 증가했다. 자전거 이용은 감염 위험을 감소시킬 뿐만 아니라 건강을 증진시키는 효과가 있어 코로나19 이전부터 WHO 및 각국에서 지속적으로 권장해 왔다.
한편 대중교통 이용 기피현상이 확산됨에 따라 공유 마이크로모빌리티(shared micromobility)의 이용도 크게 증가했다. 일례로 2020년 1월에서 3월 사이 중국 우한의 통행량 데이터 분석 결과, 공유 자전거 이용이 230만 건으로 나타났다. 이는 도시 전체 이동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이용량 증가에 따라 공유 마이크로모빌리티 서비스 운영자들은 자전거, 스쿠터 등을 수시로  소독하고 있으며, 그간 마이크로모빌리티에 대한 각종 규제 등으로 인한 경영난을 극복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 
셋째, 코로나19 사태 이후 자동차를 이용한 이동도 줄어들면서 자동차 사고로 인한 사망률 또는 중상률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프랑스의 경우 자동차 사고 사망률은 40%, 중상률은 44% 감소했으며,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경우 사망률 또는 중상률이 최대 50% 감소한 것으로 분석된다.

경량개인교통 인프라 설치해
보행자와 자전거 이용자 이동공간 확보

세계 각국은 도시지역을 중심으로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실천하기 위해 보도 폭을 재정비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 현재 많은 도시의 보도는 1~2m의 사회적 거리 두기 권고를 수용할 수 있는 용량에 미치지 못하고 있어 이를 확장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각국의 지방정부와 자치단체들은 ‘긴급 자전거 차선’, ‘코로나 차선’ 등 경량개인교통(LIT; Light Individual Transport) 인프라 설치를 통해 임시적으로 도로를 재구조화해 보행자, 자전거 이용자 등에게 제공하고 있다(<그림 2> 참고). 또 이를 위해 행정절차에 얽매이지 않고 신속하게 조치하고 있다. 

 

이러한 LIT 차선의 개념은 코로나19 이전에도 스페인 세비야의 자전거 네트워크와 미국 뉴욕의 자전거 인프라에서 교통 재구조화를 위해 활용된 적이 있다. 임시 LIT 인프라의 설치는 임시 차선 표시, 표지석 설치, 교통콘 설치 등을 통해 실시되고 있고, 이는 보행자 등에 더 많은 이동공간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자동차 교통량 감소에도 크게 기여한다.  
긴급 LIT 인프라는 2020년 기준 베를린, 보고타, 멕시코시티, 뉴욕 등에 설치돼 있으며, 향후 수년 이내 전 세계 150개 도시에서 보행자와 자전거 이용자 편의를 위해 활용될 것으로 ITF는 추정한다. 특히 바르셀로나, 보고타, 일드프랑스 지역 등에서는 일부 지역에만 LIT 인프라를 설치하는 데 그치지 않고, 도시 전체 또는 지역적 차원에서 보행자 및 자전거 이용자 네트워크 구축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 도시는 코로나19 위기를 계기로 도시 전체의 미래 교통체계를 재구조화 또는 재공간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세계 각국 여러 도시에서 긴급 LIT 인프라 이용을 활성화하기 위한 조치들도 시행하고 있다. 프랑스의 경우 교통부 장관이 LIT 인프라 확대를 위한 정부 내 위원회를 구성하고 2천만 유로의 지원책을 발표했으며, 영국은 LIT 인프라 보급 확산에 지방의회가 적극 참가하도록 관련 행정절차와 규제를 완화했다.

교통수단 간 이동거리·시간에 따른 
효과적인 역할 분담 필요할 것

코로나19 이후 교통 분야는 코로나19 이전 상황과는 크게 달라질 것으로 ITF는 예상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교통의 특징은 사회적 거리 두기, 강화된 소독, 위생 마스크 착용 및 밀집 회피 등으로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대중교통 이용이 감소하고 자가용을 통한 이동이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례로 중국의 통행량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0년 4월 중순 기준 중국 도시의 70%에서 통행량이 2019년 대비 90% 수준으로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 통행량의 급격한 증가 외에도 승용차 판매 증가, 개인 자가용의 대중교통 대체, 개인 및 공유 자전거 이용 증가가 예상되고 있다. 중국의 경우 공유 자전거 이용량 조사 결과,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했을 때 수도 베이징에서는 3배, 대부분 다른 도시에서도 2배 증가한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아울러 코로나19로 인한 재택근무 및 텔레워킹(teleworking) 확산, 자가용·자전거 이용 확대는 대중교통 운영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교통 분야의 수요에 급격한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예를 들어 뉴욕, 런던, 파리와 같은 대도시의 경우 하루 500만~1천만 명이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대중교통 이용자의 30%가 텔레워킹으로 전환된다면 출퇴근 통행자 수는 대략 400만~700만 명으로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게다가 이들 출퇴근자의 50%가 출퇴근 교통수단을 자가용·자전거로 대체한다면, 약 200만~300만 명 정도만 대중교통을 이용해 출퇴근할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이 밖에도 자가용 이용이 증가할 경우 교통 측면에서 자가용이 차지하는 공간량이 크기 때문에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있다   (<그림 3> 참고). 단기적으로는 늘어난 자가용 통행량을 도로 용량이 수용하기 어렵고, 장기적으로는 안전, 이동권, 평등, 환경, 효율성 측면에서 많은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늘어난 자가용 수요를 공간적으로 흡수하기 위해 지하철, 버스, 자전거, 도보 등 각 교통수단 간 이동거리 및 시간에 따른 효과적인 역할 분담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ITF는 교통수단 간 공간적 재배치를 위해 긴급 LIT 차선을 설치할 경우 교통안전 확보, 교통 인프라별 통행량 모니터링을 통한 LIT 차선 확대 등이 필요하다고 권고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교통 분야의 변화 양상은 코로나19 사태가 현재진행형이라는 사실을 고려할 때 아직까지 불확실하지만, 코로나19 이전 상황과는 확연히 다를 것이라는 것만은 분명하다.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이후 전 세계적인 대중교통 이용의 급격한 감소, 자가용 이용의 증가, 공유 자전거, 스쿠터 등 마이크로모빌리티 이용의 증가는 교통 계획 및 운영에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교통 분야의 효과적인 대응을 위해서는 정부와 관련 기업들의 장기적인 비전과 예측에 입각한 공동의 대응이 중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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