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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 코로나 정책이 가져온 오늘의 중국경제
박준석 주홍콩영사관 선임연구원 2022년 06월호

 

최근 글로벌경제의 주요 리스크 요인을 꼽으라면 우크라이나 사태, 인플레이션 압력, 글로벌 공급망 혼란과 함께 중국의 도시 봉쇄정책(lockdown) 장기화를 들 수 있다. 대표적인 생산국인 중국의 주요 도시 봉쇄는 글로벌 공급망 혼란을 가중시키고, 종국에는 각종 제품의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중국의 국내 방역정책이 글로벌경제에 직간접적으로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다 보니 상하이 등 일부 도시가 전면 봉쇄에 들어간 이후인 지난 4월 19일 IMF는 최근의 복합적인 글로벌경제 상황을 감안해 2022년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4.4%에서 3.6%로 낮추는 큰 폭의 하향조정을 단행한 바 있다. 이 글에서는 중국 국내 및 글로벌 경기에 큰 부담이 되고 있는 중국의 도시 봉쇄정책이 중국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논해 보고자 한다. 

4월 실물경제 지표 시장 예상치 크게 하회

인구 2,500만 명의 상하이는 한때 일일 오미크론 바이러스 확진자 수가 2만 명을 넘으며 당초 푸동, 푸서 두 지역으로 나눠 각 5일씩 진행하려던 락다운 계획이 전면 락다운으로 강화된 형태로 두 달째 지속됐다. 하지만 4월 중순 이후 감염 확산세가 정점을 찍고 감소세로 돌아섰고, 5월 중순부터는 ‘사회면 제로 코로나(격리소 등 통제구역을 제외한 주거지역에서의 신규 감염사례 0을 의미하는 중국식 용어)’를 달성했다는 언론보도가 나오고 있어 상황이 다시 악화되지 않는다면 6월부터는 단계적 일상회복이 가능할 전망이다. 

반면 그동안 상대적으로 조용하던 수도 베이징은 5월 이후 꾸준히 두 자릿수 이상의 일일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고, 불안감을 느낀 일부 시민이 사재기 움직임을 보이자 시 정부가 마트에 식료품 등 공급량 확대를 지시하는 등 락다운 가능성에 대한 긴장감이 상승하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 최대 상공업 도시인 상하이가 4월부터 두 달 가까이 전면 봉쇄되자 중국경제의 주요 실물지표는 급속도로 악화되고 있다. 당장 올해 2분기 성장률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뿐 아니라 연간 성장률 목표치 달성 여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 또한 확대되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5월 16일 발표한 4월 주요 실물지표는 상하이 등 도시의 락다운 영향이 반영된다는 점에서 발표 전부터 주목의 대상이 됐다. 결과는 4월 소비(-11.1%), 생산(-2.9%), 투자(6.8%) 분야의 전년 동기 대비 실적이 예상치를 크게 하회했고, 약 일주일 앞서 발표된 4월 수출 지표도 1~3월에 비해 증가율이 크게 둔화된 모습이다. 4월 지표가 좋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는 이견이 없었으나, 문제는 시장의 예상치보다 훨씬 더 안 좋았다는 데 있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말부터 경기하방 압력에 대응하기 위해 기준금리와 지급준비율을 점진적으로 인하하고,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Medium-term Lending Facility)를 통해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노력도 지속해 오고 있다. 하지만 4월 지표가 시장 예상치를 크게 밑돌자 중국 당국은 모기지 금리를 4.6%에서 4.4%로 인하하고, 다시 한번 MLF를 통해 1천억 위안(약 19조 원) 규모의 유동성을 공급하는 등 긴급처방에 나섰다. 하지만 중국경제가 이른바 봉쇄정책의 충격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보다 과감한 경기부양책이 요구된다는 의견이 글로벌 투자은행(IB) 보고서 등에서 제안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연초부터 중소기업 등을 대상으로 세금 감면 및 환급, 정부수수료 인하, 일부 지방정부는 소비바우처 지급 등의 재정지원 정책을 시행해 오고 있고, 최근 쉬홍차이 재정부 부부장은 그 규모가 2조5천억 위안(약 480조 원)에 달할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언급한 바 있다. 하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그보다 강도 높은 경기부양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또한 2020년 말부터 강도 높은 규제를 받아온 부동산시장의 숨통을 틔워주는 것과 사회간접자본 등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통해 경기 모멘텀을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이 많다.

금융시장도 고전…위안화 약세 흐름은 당분간 지속될 듯

중국의 도시 봉쇄정책은 중국 금융시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3월 들어 우크라이나 사태가 악화되고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미중 금리역전 현상이 발생하며 위안화 약세 흐름이 있었는데, 여기에 더해 일부 도시에 봉쇄정책이 시행되자 중국의 경기 둔화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지며 위안화 약세 흐름은 더욱 뚜렷해지는 모습이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약 2년간 제로금리 정책을 유지했던 미국이 올해 3월 16일 첫 번째 금리인상(25bp)에 이어 5월 4일 금리를 50bp 인상하는 ‘빅스텝’을 단행하는 등 당분간 지속적인 금리인상 분위기가 유력한 상황이다. 이러다 보니 4월 말 기준으로 30년물 국채금리(장기금리)를 제외한 대부분의 국채수익률에서 이미 미중 간 금리역전 현상이 발생했고, 이에 따라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세가 크게 확대되는 모습이다. 

중국 채권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올해 3월에만 150억 달러(약 19조 원) 규모의 중국 채권을 순매도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러한 현상은 주식시장에서도 관찰되는데, 외국인의 중국 본토 주식거래 채널인 후강통, 선강통의 경우 지난 3월 북향자금(홍콩을 통한 중국 본토로의 외국인 투자자금)에서 보기 드물게 두 곳 모두 매도 우위를 보였고, 같은 달 순매도 규모는 450억8천만 위안(약 8조6천억 원)에 달했다.

대내외 경제 환경이 악화되고 경기하방 압력이 커지자 최근 위안화 환율은 급속한 약세 흐름을 보이게 되고, 이는 다시 위안화 표시 자산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연결고리가 되는 형국이다. 올 초 1달러당 6.3위안 수준이었던 위안화 환율은 4월부터 급속히 절하돼 5월 17일 현재 6.8위안에 근접한 모습이다. 중국경제는 현재 외부 리스크(우크라이나 사태, 수입물가 상승, 공급망 혼란)와 내부의 경기하방 압력(경기 둔화, 급속한 위안화 약세, 금융시장 불확실성 확대)이 동시에 상승하는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 

방역 성과와 5%대 경제성장의 두 마리 토끼 쫓는 중국

중국 정부는 올해 3월초 양회(兩會) 기간에 2022년 연간 성장률 목표치를 5.5%로 제시한 바 있으나, 1분기 GDP 4.8% 성장(전년 동기 대비)에 이어 4월 실물지표도 시장의 예상치를 크게 하회하는 모습을 보이자 시장에서는 회의론이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중국 정부가 제로 코로나 정책 유지와 5%대 경제성장 달성이라는 양립 불가능한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쥐고 있다는 비판적 시각을 보이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미국 등 주요국이 제로금리 정책을 상당 기간 유지하며 전례 없는 수준의 양적완화로 경기를 부양한 반면, 같은 시기 중국의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은 상대적으로 신중하게 진행된 측면이 있었다. 이로 인해 중국 정부의 통화 및 재정 정책에는 상대적으로 여력이 있는 상황으로, 이는 중국경제와 세계경제 차원에서 다행스러운 일이다. 이제 중요한 것은 올해 남은 기간 중국 정부가 완화적 통화정책과 확장적 재정정책을 얼마나 과감하게 단행하느냐 그리고 이를 통해 연간 성장률 실적 5%대를 유지해 내느냐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치적으로 큰 상징성을 갖는 2022년 중국경제는 그 어느 때보다 연간 성장률 목표치를 달성하기 어려워 보인다. 결국 성패는 1994년 분세제(分稅制) 개혁을 통해 재정지출의 85% 이상을 담당하고 있는 지방정부의 부채비율 상승을 일시적으로 용인하면서 대규모 인프라 투자에 나설지, 규제 드라이브를 강하게 걸던 부동산시장에 다시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에 달렸다. 코로나 시기에도 부채비율 관리와 부동산 버블 관리에 나섰던 중국 당국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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