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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지금
중국경제, 2023년 세계경제에 회복 모멘텀 제공할까
박준석 주홍콩총영사관 선임연구원 2023년 02월호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3년 가까이 제로 코로나 정책을 유지하던 중국 정부는 최근 위드 코로나 정책으로 기조를 전환하고 시진핑 주석 집권 3기의 시작을 앞두고 있다. 세계은행은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을 최근 30년래 가장 낮은 수준인 1.7%로 전망하고 있고, IMF는 올해 세계 3분의 1 이상의 지역이 경기 침체를 겪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렇듯 암울한 전망이 가득한 가운데 주요국 중 유일하게 연 4% 이상의 경제성장을 기대하는 곳이 중국이다. 이 글에서는 기회요인과 도전요인이 중첩된 올해 중국경제가 세계경제의 회복 모멘텀을 제공하는 변수가 될 수 있을지 알아보고자 한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지난 1월 17일 발표한 2022년 주요 경제지표 실적에 따르면 중국경제는 지난해 4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2.9% 성장해 연간 기준 3.0%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중국 정부가 연초 제시한 목표치 5.5%를 크게 하회하는 수치로, 주된 배경은 대내적으로는 제로 코로나 정책 유지로 인한 생산·소비 활동의 부진, 대외적으로는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수요 감소와 수출 실적 하락으로 볼 수 있다.

지난해 전반적으로 부진했던 중국경제,
올해는 적극적 경기부양책에 힘입어 탄력적 회복세 보일 전망


중국경제의 최근 상황은 주요 지표의 월별 실적을 보면 좀 더 명확해진다. 대외수요 영향이 큰 수출 실적의 경우 상반기까지 양호했으나 하반기 들어 증가율이 급격히 둔화되며 12월에는 전년 동기 대비 –9.9%까지 떨어진다(<표> 참조). 올해는 미국, EU 등 중국의 주요 수출시장으로 구분되는 국가(지역)의 경기 침체가 예상되는 만큼 단기간 내 수출 실적의 드라마틱한 회복세는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여러 경제지표 중 그나마 선방한 것으로 평가받는 것이 투자(고정자산투자) 실적이지만 이 또한 연말로 갈수록 증가율이 둔화되는 상고하저의 모습을 보이며 중국의 경기 둔화를 시사하고 있다. 생산과 소비는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인한 타격이 가장 큰 부문이다. 지방도시별로 코로나 상황에 따라 수시 반복적으로 시행한 이동제한 및 봉쇄 조치는 공장 등 주요 생산시설의 조업 중단과 사람들의 소비심리를 저하시키는 주된 배경이 됐다. 특히 중국 최대 경제도시 상하이를 비롯한 여러 도시에서 도시봉쇄 조치를 시행한 지난해 4~5월의 생산·소비 실적은 수치상으로도 그 심각성이 확인되고 있고, 이후 다소 회복세를 보이던 소비심리는 지난해 4분기에 다시 크게 위축되며 올해도 중국경제 회복의 최대 관건이자 우려의 대상이 된 상황이다.

소비와 함께 현재 중국경제의 최대 난제 중 하나는 부동산 부문의 심각한 침체다. 부동산 관련 개발투자, 판매면적, 판매금액 실적 모두 지난해 초부터 연말까지 지속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으며, 헝다그룹 등 주요 부동산 기업의 현금흐름 악화, 채무 불이행 이슈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언론의 뉴스거리가 되고 있다. 이와 관련 중국 금융당국은 최근 부동산 기업들의 유동성 확보를 지원하기 위한 금융지원 계획 등을 발표하며 부동산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시장의 수급상황이 단기간에 개선될지는 조금 더 지켜볼 문제다.

지난해 중국경제의 전반적인 부진에도 불구하고 2023년에는 중국이 세계경제의 유일한 희망이 될 것이라는 기대와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3년간 제로 코로나 정책을 유지했던 중국 정부는 지난해 말 위드 코로나로의 전환을 선언하며 방역정책을 대폭 완화하고 국경을 개방하는 등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올해 중국 정부는 부진했던 지난해의 경제실적을 만회해 민심을 추스르는 한편 지난 10월 20차 당대회를 통해 모습을 드러낸 새 지도부의 취임과 시진핑 주석 집권 3기 첫해를 맞아 양호한 경제환경을 조성한다는 차원에서 국내 정치적으로도 그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이를 위해 중국 정부가 오는 3월 양회(兩會) 개최를 전후해 대대적인 경기부양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중국 정부가 경기부양에 나설 경우 올해 2분기부터 탄력적인 회복세를 기대할 수 있어 연간 4% 후반에서 5% 초반 수준의 성장률로 주요국 가운데 올해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도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을 2022년 실적인 3.2%보다 0.5%p 하락한 2.7%로 전망하며, 세계 3분의 1 이상의 지역에서 경기 침체가 나타날 2023년 글로벌경제에서 중국경제의 회복세는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중국의존도 높은 홍콩경제, 국제무대 복귀에 시동

중국의 특별행정구역이자 싱가포르와 금융중심지 지위를 두고 경쟁관계에 있는 홍콩 정부의 최근 모토는 ‘국제무대로의 복귀(Hong Kong is back)’다. 오랜 시간 개방성과 자율성을 최대 장점으로 인정받았던 홍콩경제는 중국 본토와 함께 제로 코로나 정책을 유지해 온 지난 3년 동안 글로벌 무역·금융 허브라는 수식어가 무색할 정도의 강도 높은 방역정책으로 내부의 비판과 외부의 우려를 동시에 샀다.

하지만 홍콩 정부는 올해 1월 8일부터 중국본토 및 여타 세계와의 국경을 재개방하며 글로벌 도시로서의 명성을 되찾기 위한 노력에 한창이다. 지난 11월 초 ‘0+3(호텔격리는 없으나 입국 후 3일간 식당이용 제한)’ 방역정책을 유지하는 가운데 첫 번째 국제 금융행사로 글로벌 100대 금융기관 CEO 초청행사(Global Financial Leaders’ Investment Summit)를 개최한 데 이어 올해 1월 11~12일 아시아금융포럼(Asian Financial Forum)을 개최하며 국제무대로의 복귀를 선언했다. 또한 국제 항공노선 확대와 홍콩-선전-광저우 고속열차 운행 재개 등 국경 간 여행수단을 확충하고 국제 행사·전시회를 잇달아 개최하는 등 해외손님들을 다시 맞이할 준비로 분주한 모습이다.

홍콩 정부의 전격적인 정책 전환의 배경에는 중국 중앙정부 정책 방향에 대한 호응의 성격도 있지만 무엇보다 홍콩경제의 어려운 현 상황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홍콩경제는 1~3분기 모두 역성장했으며(4분기도 역성장 전망), 세계 3대 금융중심지 지위도 싱가포르에 내주고 4위로 하락하는 등 홍콩 내부에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개방형 경제이자 대표적 중개무역항인 홍콩은 외부수요 변화에 민감한데 올해 세계경제의 침체와 이에 따른 수요 감소 전망은 단기간 내 수출 실적의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게 하고 있어서 홍콩 정부로서는 중국본토 등 해외관광객 유치와 같은 여타의 수단을 통한 내수 진작에 기대를 걸어야 하는 상황이다.

금융 분야에서도 홍콩은 싱가포르와의 경쟁 심화 상황에 대응하고 홍콩의 경쟁우위를 지키기 위해 중국 금융당국과의 협력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홍콩-중국본토 금융시장 간 연결성을 제도적 장치(connect scheme) 확대를 통해 발전시킨다는 계획이고, 중국 금융당국 또한 국내 금융시장의 낮은 개방성을 홍콩과의 연결성 확대를 통해 보완한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홍콩은 IPO 시장 등 기존 아시아 자금조달 허브로서의 지위(2022년 IPO 세계 3위)를 공고히 해 중국, 동남아, 중동 지역 기업들의 주식상장, 채권발행, M&A 수요를 유치하고,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분야에서도 중국 인민은행과 협력해 국경 간 결제(cross-border payment) 모델을 구축하는 데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객관적 지표상으로 홍콩의 중국경제에 대한 기여도는 과거에 비해 줄어들고 있는 것이 사실이나, 적어도 금융 분야에서 홍콩이 갖는 전략적 가치는 지금의 미중 갈등 상황과 결합돼 더욱 높아지고 있다. 중국의 입장에서 명실상부한 패권국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국제결제통화로서의 위안화의 가치 상승(위안화 국제화)’이라는 과정을 반드시 거쳐야 하는데 이를 추진하는 역외 핵심기지가 홍콩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디지털 위안화의 역외유통 확대 등 위안화 국제화를 추진하는 여러 방법론에서 홍콩은 중국 정부의 정책을 협조적으로 실험하고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 유일한 지역이다. 따라서 중국경제에 기여하는 방식이 다소 바뀌었을 뿐 홍콩은 앞으로도 금융을 중심으로 중국의 국제 영향력 확대에 중요한 기능과 역할을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경제의 회복력과 미중 갈등 양상이
2023년 세계경제에 중요한 변수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여러 국가(지역)에서 진행한 중국에 대한 호감도 조사 결과에서 부정적 답변 비중이 높아진 것이 사실이나, 중국경제는 여전히 세계경제와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경제에 큰 영향을 주는 요인이다. 특히 글로벌 경기 침체와 추가적인 수요 감소가 예상되는 2023년 세계경제에 중국경제의 활력 회복 여부가 반등의 모멘텀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인플레이션, 미국 연준(Fed)의 고강도 긴축,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지난해 세계경제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3대 요인이다. 대표적인 제조국이자 수출국인 중국의 지난해 국가(지역)별 수출입 실적을 보면 이 같은 3대 요인과 숨 가쁘게 돌아가는 국제정세의 영향을 확인할 수 있다. 긴축으로 수요가 감소한 미국으로의 수출은 둔화됐고, 외교적 갈등을 겪었던 호주 등으로부터의 수입(주로 원자재, 중간재 등)은 크게 감소했으며, 우크라이나 사태 관련 국제제재를 받은 러시아와의 교역 규모는 중국·러시아 간 전략적 협력 확대 움직임에 따라 크게 증가했다.

그리고 이러한 배경에는 미중 갈등이라는 중요한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 무역 분야에서 시작된 양국 간 갈등은 이제 첨단기술, 군사, 금융 등 전방위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그 결과 국제질서는 기존 세계화가 약화되는 동시에 파편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양상을 보이고, 그 과정에서 다시 국제 정치적·경제적 이해관계에 기반한 새로운 형태의 지역화, 블록화가 탄생할 조짐도 보이고 있다.

2023년 세계경제는 경기 침체를 겪을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을 마주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경제가 주요국 중 유일하게 세계경제와 아시아경제의 회복을 도모할 수 있는 모멘텀을 제공할 수 있을지, 오는 3월 양회를 전후로 있을 경기부양책의 규모와 내용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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