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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지금
에너지수급 위기, 청정에너지로 전환하는 계기 될까?
최광준 주OECD대표부 1등서기관 2023년 03월호


국제에너지기구(IEA)는 매년 각국의 정책과 시장상황을 반영해 장기적인 에너지전망을 담은 「세계에너지전망(World Energy Outlook)」을 발표한다. 특히 IEA는 지난 12월 「세계에너지전망 2022」 보고서를 통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촉발한 에너지시장의 충격과 각국이 이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발표한 다양한 정책을 분석하고, 이를 반영한 장기 에너지전망을 발표함으로써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에너지시장 충격…
IEA 집계 이래 최초로 에너지 미공급 인구 증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전부터 에너지수급은 코로나19 팬데믹에서 벗어나 경제가 회복되고 있어 여유로운 상황은 아니었다. 하지만 전쟁 발발은 에너지시장에 큰 충격을 줬다. 화석연료 최대 수출국인 러시아가 유럽에 가스공급을 축소하고, 유럽 역시 러시아산 석유·석탄 수입 제재조치를 취하면서 에너지가격이 급격히 상승했다. IEA에 따르면 천연가스 선물가격은 지난해 8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석유가격 역시 지난해 여름 배럴당 100달러를 초과한 후 하락했다. 국제 석탄가격은 톤당 400달러를 넘어선 이후 300달러 수준으로 하락했지만 여전히 높은 선을 유지하고 있다.

IEA는 전 세계 전기요금 인상요인의 90%가 가스, 석탄 등 연료가격 상승에 기인한다고 분석하고, 높은 에너지가격이 물가상승 압력과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를 가져온 것으로 평가했다. 아울러 높은 에너지가격으로 IEA가 통계를 집계한 이래 처음으로 에너지를 공급받지 못한 인구가 증가세로 돌아선 것으로 추산하며, 에너지가격 상승이 개도국의 에너지안보를 위협하고 특히 빈곤층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에너지전환 측면에서 보면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수급 위기가 청정에너지로의 전환을 가속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석유, 가스, 석탄 등 화석연료 가격의 상승은 재생에너지의 경제성을 제고하는 요인으로, 재생에너지 보급 촉진의 기폭제가 됐다는 것이다.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의존도가 높은 유럽 국가들이 재생에너지 확산을 통해 에너지안보 확립에 총력을 기울이는 점 또한 에너지전환을 가속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내다봤다.

 

‘2050 넷제로 달성’ 쉽지 않을 듯,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은 긍정적


각국 정부는 에너지 수급불안에 대비해 단기적으로는 대체연료 공급원 마련, 천연가스 비축, 석유 및 석탄 화력발전의 가동률 증가 등의 조치를 시행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청정에너지로의 전환을 위한 투자를 확대해 대응하고자 한다. 미국은 지난해 8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제정해 태양광, 풍력, 전기차부터 이산화탄소 포집, 수소에 이르는 청정에너지 기술개발 및 보급을 촉진하기로 하고 이에 총 3,700억 달러를 투자할 예정이다. EU 역시 ‘리파워EU(REPowerEU)’를 통해 에너지절약, 에너지공급처 다변화, 재생에너지 보급 촉진을 추진해 러시아산 천연가스 의존도를 감축할 계획을 발표했다.

일본은 제6차 에너지기본전략(Strategic Energy Plan) 및 녹색전환계획(Green Transition)을 통해 에너지효율, 재생에너지, 에너지 저장장치 등 에너지 분야의 신기술 개발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인도 역시 「에너지 절약법(Energy Conservation Act)」을 개정해 탄소시장을 설치하고, 가전제품 및 빌딩의 에너지효율 기준을 상향하기로 한 상태다. 

이러한 각국의 최근 에너지정책을 바탕으로 한 IEA의 장기 에너지전망 결과의 핵심은 청정에너지로의 전환이 가속화할 것이라는 점이다. IEA에 따르면 세계 에너지(primary energy) 수요는 2030년까지 매년 1%씩 증가할 것이나 이는 대부분 재생에너지로 충당될 전망이다. 이에 비해 현재 에너지수요에서 80% 내외를 차지하는 화석연료 수요는 2050년 60% 수준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태양광 및 풍력 발전 확대에 따라 전력생산에서 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 역시 증가해 2021년 28% 수준인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2030년에는 53%, 2050년에는 80%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한다.

에너지원별 장기전망 역시 화석연료 감소와 재생에너지 증가로 요약될 수 있다. 석유의 경우 고유가 영향에도 올해 수요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 규모를 넘어선 수준으로 회복될 전망이다. 2030년대 중반 석유 수요는 하루 1억300만 배럴로 정점에 이르렀다가 2050년까지 지속적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항공, 선박, 석유화학 등 다른 에너지로의 대체가 어렵거나 석유를 원료로 사용하는 부문에서는 석유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겠지만 승용차, 빌딩, 전력생산 부문에서의 석유 수요 감소가 그 증가분을 상쇄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기 때문이다.

천연가스는 상대적으로 이산화탄소 배출이 적어 청정에너지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석탄, 석유 등의 감소를 대체하는 에너지원으로 간주돼 왔다. 하지만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발 천연가스 수급불안은 천연가스 수급 안정성에 대한 우려를 촉발했고 이에 따라 각국의 가스 소비 감축노력이 커졌다. 그 결과 IEA는 천연가스 수요가 2050년까지 증가세를 유지할 것이지만 미국, 유럽 등의 천연가스 수요 감축노력으로 증가율은 매우 둔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석탄 수요 역시 계속해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1~ 2030년 기간 동안 선진국의 석탄 수요는 약 50% 감소하나 신흥경제권에서는 증가해 전체적으로 약 10% 감소할 것으로 IEA는 내다보고 있다. 다만 선진국만으로 한정할 경우, 석탄 화력발전이 태양광·풍력 발전으로 대체되며 발전 부문 석탄사용량은 60%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반해 재생에너지는 수요가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IEA의 「재생에너지 2022(Renewables 2022)」 보고서에 따르면 향후 5년간 전 세계 재생에너지 설비용량 증가가 2,400GW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수치는 전 세계가 2001년부터 2021년까지 설치한 전체 재생에너지 설비에 해당하는 규모다. 놀랍게도 지난 20년간 증가한 재생에너지와 동일한 규모의 재생에너지 설비가 향후 5년 내에 설치될 것으로 전망하는 것이다. 특히 전력생산에서는 태양광이 2026년 천연가스를 앞지를 것이며, 2027년에는 석탄마저 뛰어넘어서 태양광이 최대 발전원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IEA의 장기 에너지전망은 화석연료 감소와 재생에너지의 급격한 증가로 요약되며 이는 전 세계가 추구하고 있는 ‘넷제로(Net-Zero) 달성’에 매우 긍정적인 신호로 보인다. 그렇다면 이러한 청정에너지 전환 가속화로 전 세계는 2050 넷제로 달성 경로에 도달할 수 있는 것일까? 아쉽지만 이에 대한 IEA의 답은 부정적이다. IEA는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수급불안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각국의 정책이 에너지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여전히 2050 넷제로 달성 경로에는 도달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IEA는 에너지 관련 이산화탄소 배출이 2025년 고점에 도달한 후 차츰 감소할 것으로 보이지만 탄소중립을 선언한 국가들의 목표를 모두 반영하더라도 2050년 탄소중립을 달성하기에는 부족한 것으로 분석했다.

청정에너지에 대한 투자 늘리고
신흥국·개도국 인프라 지원해야


그렇다면 2050년 넷제로 달성을 위한 과제는 무엇일까? IEA는 전력 부문의 탈탄소화, 신기술 개발 및 상용화 그리고 에너지효율 개선을 강조하고 있다. 석탄발전 신규투자 중단, 재생에너지 확대를 통한 전력 부문 이산화탄소 배출 감축이 필요하며 이산화탄소 포집·활용·저장(CCUS) 기술 등 신기술이 넷제로 달성에 필수적이라고 설명한다.

특히 에너지효율 향상은 에너지수요를 감소시킴으로써 가계 및 기업의 에너지비용을 낮추고 에너지가격의 변동성으로부터 에너지소비자를 보호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분석한다. 그뿐만 아니라 에너지효율 향상은 에너지공급 부담도 완화해 각국의 에너지안보에 이점을 가져다준다는 점을 강조한다.

IEA는 그 무엇보다 청정에너지 분야에 대한 투자 확대가 필요하다고 진단한다. 현재 1조3천억 달러 수준인 에너지전환 관련 투자가 2030년 2조 달러에 이를 것이지만 이는 넷제로 달성을 위해서 요구되는 투자액 4조 달러에는 현저히 부족한 수준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또한 정부가 에너지전환에 대한 정책방향을 명확히 설정해 공공투자뿐만 아니라 민간 부문 투자를 유인할 수 있는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고 제언하고 있다. 특히 신흥국과 개도국은 향후 에너지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청정에너지에 과감하게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다만 신흥국과 개도국의 경우, 청정에너지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한 투자를 유치하는 데 어려움이 있으므로 이에 대한 보완책을 국제사회가 함께 찾아야 할 것이라고 IEA는 권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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