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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지금
불확실성 속에서 균형을 잡아나가야 하는 세계경제
이용대 주OECD대표부 주재관 2025년 11월호
OECD 「2025년 중간경제전망」 보고서를 중심으로

불확실성 속에 놓여 있는 세계경제가 어려운 여건에서도 합리적인 균형에 도달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결국 높은 무역장벽, 낮은 성장 잠재력, 지속되는 지정학적 갈등, 높은 수준의 정부부채
등 새로운 도전 과제에 각국이 얼마나 효과적으로 대응하느냐가 관건이다.


올해 들어 관세 인상을 비롯한 무역갈등으로 홍역을 치른 세계경제는 향후 성장경로도 적지 않은 불확실성 속에 놓여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의 지정학적 갈등이 수년째 지속되고 있는 데다 프랑스, 영국 같은 주요 선진국은 최근 몇 년간 급증한 정부부채 문제 해결이 사회갈등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은 주요국과의 관세 협상을 마무리한 상태지만 중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들과의 협상이 아직 진행 중이다. 또한 트럼프 정부는 수입관세 인상의 부정적 효과가 나타나는 가운데에도 반도체, 의약품 등 산업별 추가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이처럼 다양한 측면에서 불확실성 속에 놓인 세계경제는 단기적인 경기안정뿐만 아니라 중장기적으로도 성장 잠재력 확충이라는 도전 과제를 안고 있다.

상반기 글로벌 조기선적 급증, 미·일 첨단기술 투자 증가,
중국 정부지출 확대 영향으로 올해 글로벌 성장률 전망치 상향


지난 9월 OECD는 ‘불확실성 속에서 올바른 균형 찾기(Finding the Right Balance in Uncertain Times)’를 부제로 「2025년 중간경제전망(OECD Economic Outlook, Interim Report September 2025)」 보고서를 발표했다. 부제에서 말하듯 OECD는 불확실성 속에 놓여 있는 세계경제가 어려운 여건에서도 합리적인 균형에 도달하고자 노력하고 있음을 강조한다. 세계경제가 새로운 균형을 성공적으로 찾을 수 있을지는 결국 높은 무역장벽, 낮은 성장 잠재력, 지속되는 지정학적 갈등, 높은 수준의 정부부채 등 새로운 도전 과제에 각국이 얼마나 효과적으로 대응하느냐에 달려 있다. 이와 관련해 OECD는 이번 보고서에서 최근 세계경제 상황을 진단하고 향후 경로를 예측하는 한편 정책 권고사항들을 제시하고 있다.

OECD는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6월 전망한 2.9%보다 0.3%p 높은 3.2%로 제시했다. 무엇보다 지난 전망 당시 상당 폭(0.6%p) 하향 조정했던 올해 미국경제 성장률을 이번 전망에서 0.2%p 높은 1.8%로 예상했다. 유로지역 경제성장률 또한 지난 전망보다 0.2%p 상향 조정한 1.2%로 봤으며, 일본 역시 0.4%p 높은 1.1%로 예측했다. 이에 더해 올해 중국경제 성장률도 0.2%p 상향 조정한 4.9%로 봤다. 한편 OECD는 우리나라의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을 각각 직전 전망과 동일한 1.0%, 2.2%로 전망하면서 최근의 경기 반등이 앞으로 지속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처럼 OECD가 올해 글로벌 성장 전망을 상향 조정한 것은 당초 예상을 웃돈 상반기 교역과 성장 흐름에서 비롯됐다. 미국 트럼프 정부가 관세 인상을 예고하자 전 세계적으로 고율관세 부과 전에 미리 상품을 수출·수입하거나 중간재를 조달하고자 하는, 이른바 조기선적(front-loading)이 크게 증가했다. 그 결과 아이러니하게도 올해 상반기 미국뿐 아니라 유럽, 아시아 신흥국 등에서 교역이 상당 폭 늘어났다. 이에 더해 미국, 일본 등에서는 첨단기술 분야를 중심으로 투자가 확대됐으며, 중국은 자산가격 조정 및 미국과의 무역갈등에 따른 영향을 상쇄하고도 남을 정도로 정부지출을 크게 늘렸다. 세계경제의 양호한 성장 흐름은 대부분의 G20 국가에서 상반기 산업생산이 지난해 평균 수준을 상회한 점에서도 잘 나타난다. 

다만 OECD는 하반기 들어 세계경제의 잠재적인 성장 모멘텀이 약화됐다고 진단한다. 예컨대 한국, 독일 등에서는 산업생산이 감소하고 있으며 미국, 유로지역, 중국 등에서는 민간소비 증가세가 완만해지고 있다. 실제로 주요 선진국에서 정책 불확실성 증대, 식품가격 상승 등으로 소비자심리지수가 지난해 말 수준을 밑돌고 있다. 특히 미국의 경우 아직 관세 인상의 영향이 온전히 나타나고 있지는 않지만, 기업이 재고를 축적하고 관세 인상분을 흡수하는 등 경제주체들이 다양한 형태로 대응하고 있으며, 일부 상품은 판매량이 감소하는 추세다. 실제 미국은 이번 상호관세 부과로 실효수입관세율이 1930년대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으며, OECD는 이와 관련해 현재 미국에서 수입 중간재 비중이 높은 일부 내구재의 소매가격에 관세가 전가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하반기부터 관세 영향, 물가 상승 압력, 정부부채 등 
하방 리스크로 성장세 둔화 전망 


OECD는 올 하반기부터 조기선적 효과 약화, 고율관세 영향 본격화 등으로 투자와 교역의 증가세가 완화되면서 세계경제 성장세가 확연히 둔화할 것이라 평가한다. 특히 미국은 고율관세와 정책 불확실성, 이민자 수 감소 등이 성장을 둔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중국 또한 조기선적 효과가 줄어드는 가운데 수입품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고 정부 재정지출 확대의 영향도 축소되면서 하반기부터 성장세가 약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OECD는 향후 세계경제 성장의 주요 하방 리스크로 추가 관세 인상, 물가 상승 압력 재현, 주요국 재정 리스크, 금융시장 가격 조정 가능성 등을 든다. 관세의 경우 미국과 중국이 반도체·의약품을 포함한 더 많은 상품에 추가로 인상된 관세율을 적용하면 비용 및 최종 소비재가격이 상승하고, 더불어 정책 불확실성이 가중되면서 투자, 소비심리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이와 관련해 각국이 수입·수출 다변화를 위해 생산 및 공급망을 조정한다면 추가적인 비용 상승이 발생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물가 측면에서도 최근의 식품가격 상승세가 지속되거나 지정학적 불안에 따른 에너지가격 상승이 추가 인플레이션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한편 최근 주요국 장기국채금리 상승은 재정적자 및 정부부채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반영하고 있으며, 추가적인 기간 프리미엄(만기가 긴 채권을 보유하는 대가로 투자자들이 요구하는 추가 수익률) 상승은 각국의 부채 차환 비용 증가, 보유 채권 가치 하락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마지막으로, 최근 주요 금융자산의 가치가 크게 오른 상황에서 향후 성장이 둔화하거나 인플레이션 충격이 발생하면 금융시장 내 위험 재평가 및 변동성 확대로 이어질 소지가 있음을 지적한다. 특히 암호자산 가격의 높은 변동성, 전통적 금융자산과의 연계 증대는 새로운 금융안정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OECD는 주요 상방 요인으로 주요국 무역협상 타결에 따른 교역장벽 완화, 신기술 발전에 힘입은 생산성 증대 가능성을 들고 있다. 향후 주요국 간 무역협상 결과로 관세가 인하되면 경제주체 심리 개선, 성장 및 교역 증대, 인플레이션 하락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또한 주요국의 국방지출 확대, 투자 증가, AI를 비롯한 신기술 발전은 생산성 제고뿐만 아니라 삶의 질 개선, 자산가치 상승 요인으로 지목된다.



글로벌 무역 분절화 방지 위한 공동의 노력과 함께
공급망 안보 강화하고 복원력 높이는 구조개혁 병행해야


정책 제언으로 OECD는 무엇보다 각국이 글로벌 교역시스템 내에서 무역정책 관련 협력을 지속하고 정책의 투명성과 예측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함께 노력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와 관련해 관세 및 비관세 무역장벽 완화, 무역협정 확대, 서비스교역 장벽 해소 등이 생산성 향상 및 삶의 질 개선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설명한다. 아울러 더 이상의 글로벌 교역 분절화를 방지하려면 공급망 안보를 강화하고 복원력을 높이는 구조개혁을 병행해야 한다는 점을 지적한다. 

OECD는 통화정책의 경우 기대 인플레이션이 안정된 상황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에 근접하는 국가는 정책금리를 지속적으로 인하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다만 중앙은행은 실물경제 및 금융시장 리스크에 신속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구체적으로 미국은 향후 관세 인상이 광범위한 인플레이션을 야기하지 않는다면 고용 상황 변화 등을 감안해 추가적인 정책금리 인하를 시행할 것으로 본다. 영국, 호주, 캐나다 등에서도 점진적인 정책금리 인하를 예상하며, 다만 금리가 이미 중립 수준에 근접한 유로지역에서는 정책금리가 당분간 동결될 것으로 예상한다. 

또한 OECD는 금융시장에서 주식, 암호자산 등의 가격 상승에 대응해 효과적인 모니터링, 금융감독, 규제정책 등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각국은 공시의무를 확대하고 데이터를 확충할 필요가 있으며, 암호자산 관련 규제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고 발전시켜야 한다고 권고한다. 한편 정부부채의 지속 가능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신뢰할 수 있고 세밀하게 고안된 예산 운용 방식이 중요하다고 밝히고 있다. 특히 향후 국방지출 증가, 고령화, 기후변화 등으로 중장기 재정 소요가 확대되며 정부가 경제적·사회적 충격에 대비할 여력이 있으려면 재정규율이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한다. 

마지막으로, OECD는 성장 잠재력이 약화되고 재정능력(fiscal capacity)이 제한된 상황에서 구조개혁 정책이 중장기 경제성장 제고에 효과적이라고 제안한다. 예컨대 시장진입 규제 해소를 통한 상품시장 내 경쟁 제고, 여성 노동참여 확대를 통한 노동력 부족 완화, 혁신과 투자 유인 강화 등이 그 대표적 방안이다. 아울러 AI를 비롯한 신기술 분야 발전이 이미 진행 중인 상황에서 경쟁 및 혁신 친화적 구조개혁은 이들 기술의 확산을 가속할 것으로 예상한다. 

어쩌면 팬데믹 이전 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전, 아니 미국의 트럼프 2기 행정부 이전 세계경제가 위치했던 균형은 다시 돌아오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배경에는 자유무역을 위협하는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정부부채 급증에 따른 각국 정부의 정책 여력 제한 등 각국이 맞닥뜨린 여러 도전 과제가 자리한다. OECD의 권고처럼 각국이 상호 협력을 바탕으로 무역환경을 개선하고 거시경제정책을 안정적으로 운용하는 한편, 구조개혁을 통해 중장기 성장 잠재력 개선에 적극 나선다면 새로운 균형을 찾기가 한층 수월해질 수 있다. 앞으로 글로벌 무역갈등이 원만하게 해소되고 세계경제가 새로운 환경에 걸맞은 합리적 균형에 도달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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