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내용으로 건더뛰기

KDI 경제교육·정보센터

ENG
  • 경제배움
  • Economic

    Information

    and Education

    Center

세계는 지금
글로벌 재생에너지, 잠재력이 실제 성과 되려면 유무형 인프라 구축 병행돼야
이영주 주OECD대표부 참사관 2026년 01월호
IEA 「2025년 재생에너지」 보고서를 중심으로



재생에너지는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청정에너지 전환의 핵심축이다. 다만 재생에너지 확대는 에너지시스템 전반에 복합적인 영향을 미치며, 이 과정에서 나타나는 구조적 도전을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전환의 성패를 좌우한다. 이 글은 청정에너지 전환에 관한 국제 논의를 주도하는 OECD 산하 국제에너지기구(IEA)가 2025년 10월 발간한 「2025년 재생에너지(Renewables 2025: Analysis and forecasts to 2030)」 보고서(이하 보고서)를 토대로 글로벌 재생에너지의 현황과 평가 그리고 정책적 시사점을 살펴보려고 한다.

2025~2030년 재생에너지 발전설비 용량 두 배로 
확대될 전망이나 유엔기후변화협약 목표에는 못 미쳐

설비투자와 발전량 측면에서 재생에너지는 중장기적으로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된다. 먼저 설비 측면을 보면 2025년에 새로 설치된 재생에너지 발전설비 용량은 약 750GW(기본 시나리오 기준)로 추산되며, 2024년의 685GW에 이어 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2025년 증가한 설비는 태양광 부분이 80% 이상을 차지하고, 풍력이 약 18%로 뒤를 이을 것으로 예상된다. 2025년부터 2030년까지 세계 재생에너지 발전설비 용량은 2019~2024년보다 두 배로 증가해 4,600GW가 늘어날 예정이며, 이는 중국·EU·일본의 발전설비 용량을 모두 합한 규모와 맞먹는다. 

발전량 기준으로도 재생에너지는 2030년까지 세계 최대의 전력 공급원으로 부상해 전체 전력 생산의 약 45%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재생에너지 발전량은 2024년 9,900TWh에서 2030년 1만6,200TWh로 약 6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늦어도 2026년 중반에는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석탄 발전을 상회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발전원별로는 태양광과 풍력이 각각 60%, 32%로 증가분의 90% 이상을 차지할 전망이다.

다만 2025년 10월에 IEA는 2025~2030년 세계 재생에너지 발전설비 용량 전망치를 「2024년 재생에너지」 보고서에서 추정한 것보다 약 5% 하향 조정했다. IEA는 그 이유를 2024년 10월 이후의 변화를 반영하기 위해서라고 밝히고 있는데, 미국에서 정책 환경 변화로 지열을 제외한 모든 발전원에서 발전설비 용량 전망치가 약 50% 감소한 점과 중국에서 전력시장 및 지원제도 개편으로 인한 조정이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한편 견조한 성장 전망에도 여전히 2023년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 합의한,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설비 용량을 3배 확대한다는 목표를 달성하기에는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보다 적극적이고 일관된 정책적 노력이 요구되는 이유다.

재생에너지 확대가 에너지 안보에 기여하지만
전력계통 부담, 공급망 취약성 등 구조적 도전 또한 명확

그간 재생에너지정책은 에너지시스템의 탈탄소화와 기후변화 완화에 중점을 뒀으나, 최근에는 재생에너지 확대가 에너지 안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었다.

정책적 측면에서 재생에너지는 에너지 안보를 높이는 핵심 수단으로 평가된다. IEA는 이미 다수 국가에서 재생에너지 확대가 연료 수입 감소와 전력 공급 안정성 제고에 기여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2010년부터 2023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수력을 제외한 재생에너지 설비가 약 2,500GW 설치됐는데, 이 중 약 80%가 석탄이나 천연가스를 수입에 의존하는 국가에서 이뤄졌다. 

재생에너지 기술은 연료 투입이 거의 필요하지 않아 본질적으로 공급 안정성을 강화하며 화석연료 수입 의존도를 낮추는 동시에 공급 차질이나 가격 급등 국면에서 에너지시스템의 복원력을 높인다. IEA는 보고서에서 2010~2023년 재생에너지 확대가 석탄 약 7억 톤, 천연가스 약 4천억m3의 수입 절감에 기여한 것으로 추정한다. 만약 같은 기간에 재생에너지 도입이 매우 제한적이었다면 19개국에서 전력 생산용 화석연료 수입 의존도가 2023년 실제 수준보다 20%p 이상 높아졌을 것이라는 분석도 덧붙인다. 특히 2021~2023년 글로벌 에너지 위기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재생에너지는 화석연료 수입 비용이 더 심하게 증가하는 것을 방지한 결정적인 완충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아울러 화석연료 수입 비용은 국내 경제에 대한 파급 효과가 제한적인 반면, 재생에너지는 인프라 중심 산업으로서 국내 투자와 일자리 창출을 통해 경제의 선순환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도 강조된다. 국내 공급망이 잘 구축된 국가일수록 이러한 효과는 더욱 크게 나타난다.

그러나 재생에너지를 확대하는 과정에서 마주하는 구조적 도전 또한 분명하다. 우선 전력계통(전력을 경제적으로 생산하고 안정적으로 운용하기 위한 시스템으로 전력 생산자와 소비자를 상호 연결하며 발전설비, 전송설비, 수용설비 등으로 구성) 측면의 부담이 주요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태양광, 풍력 등 자연조건 변화에 따라 발전량 및 출력 변동성이 큰 변동성 재생에너지의 경우 2030년까지의 발전 비중이 2024년보다 거의 두 배로 증가하며 전 세계 전력 생산의 28%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급격한 변화는 계통 운영의 복잡성을 심화하고 불안정을 초래할 수 있다. IEA는 변동성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라 발전을 강제로 줄이거나 멈추는 조치인 출력 제어 사례가 점차 빈번해지고 있다고도 지적한다. 출력 제어는 전력계통이 재생에너지 발전량을 충분히 수용하지 못할 때 발생하며, 송전망 건설 지연, 계통 유연성 부족, 지역 간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이러한 현상은 전력시스템의 안정성을 저해할 뿐 아니라 재생에너지 투자 위축과 국가 재정 부담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송전망 확충과 계통 유연성 강화 등 국가별 여건에 부합하는 맞춤형 전략이 필수적이다.

재생에너지 관련 공급망의 과도한 집중 역시 에너지 안보의 주요 리스크로 두드러지고 있다. 보고서는 중국 외 지역에서 재생에너지 설비 제조 능력이 확충되고 있음에도 핵심 원자재와 중간재 부문에서 공급망 다변화의 성과는 제한적이었다고 평가한다. 태양광 분야에서는 전 세계 설비 생산 능력이 설치 속도를 크게 웃돌며 과잉 공급이 지속되고 있는데, 2024년 기준 모듈 생산 능력은 연간 설치량의 두 배를 넘어선다. 이는 제조 설비 가동률 저하와 모듈 가격 급락으로 이어져 수익성을 악화시키고, 장기적으로는 공급망 투자 위축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 이렇게 중국 외 지역에서 설비 생산이 확대되더라도 핵심 원자재 및 중간재 공급망의 중국 집중도가 2030년 90% 이상으로 유지될 전망이다.

특히 핵심 광물과 희토류의 공급망 집중은 심각한 과제로 지적된다. 태양광 설비가 확대되면서 구리, 실리콘, 은의 전략적 중요성이 커지고 있으나, 이들 자원의 공급망이 중국에 집중된 상황에서 재활용이 제한적이고 대체 기술은 상용화에 이르지 못해 중장기적으로 공급이 불안정할 가능성이 크다. 풍력 분야에서도 희토류는 대형 육상·해상 풍력터빈의 영구자석 제조에 필수적인 요소인데, 중국이 희토류 채굴의 약 60%, 정제의 90%, 네오디뮴 자석[NdFeB magnet; 네오디뮴(Nd), 철(Fe), 붕소(B)의 합금으로 만들어진 영구자석으로 가장 널리 사용되는 희토류 자석의 일종] 생산의 90%를 차지해 압도적인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의 희토류 수출 통제 사례는 이러한 공급망 취약성을 더욱 부각시킨다. 주요국들이 희토류 및 핵심 광물 공급망 다변화와 안정을 위한 정책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단기간에 중국 중심 구조를 근본적으로 해소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평가다.



재생에너지 확대에 부합하는 시장 설계와 
요금체계 개편 중요
 
IEA는 경쟁입찰과 시장 기반 조달이 대규모 재생에너지 설비 확충의 핵심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정부 주도의 보조금 지원과 고정 요금체계에서 점차 시장 경쟁 중심의 조달 방식으로 전환되고 있으며, 2025~2030년 신규 설비 증가분의 약 60%가 경쟁입찰 방식으로 조달될 것으로 예상된다. 경쟁입찰은 유틸리티급 재생에너지(통상 1MW급 이상의, 가정용·일반용이 아닌 대규모 전력망에 직접 전기를 공급하기 위해 건설되는 재생에너지 발전 프로젝트)를 확충하는 대표적인 조달 방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 반면 기존의 발전차액지원제도[FiT(Feed-in Tariff); 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기를 정부나 전력회사가 일정 기간 미리 일정 가격으로 매입해 시장 가격 변동과 관계없이 가격을 보장하는 제도] 및 프리미엄제도[FiP(Feed-in Premium); 재생에너지 발전 사업자의 설치 비용 및 수익성을 보장하기 위해 전력 판매 수익 외에 프리미엄 요금을 지원하는 제도]는 전체 설비 용량 증가분의 약 10% 수준으로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도매시장 거래나 직접 계약 등 시장 기반 조달 방식도 전년 전망치보다 두 배 증가해 신규 설비 증가분의 약 28%를 차지할 것으로 분석된다.

전력 가격 측면에서 재생에너지는 화력발전에 비해 한계비용이 매우 낮아 비중이 확대될수록 평균 전력 가격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 유럽을 중심으로 도매 전력시장에서 재생에너지 비중이 커질수록 전력 도매 가격이 하락하는 경향이 지속적으로 관찰되고 있으며, 독일·스페인·영국·프랑스 등 주요국에서는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과 시간대별 전력 가격 간에 대체로 음의 상관관계가 나타난다. 

전력 인프라 비용은 다양한 요인에 의해 발생하므로 이를 전적으로 재생에너지 확대에 귀속시키기는 어렵지만, 변동성 재생에너지 비중 증가는 전력 수급 균형 유지, 송전 혼잡 관리, 출력 제어 대응 비용 증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EU 지역에서는 2023년 송전 혼잡 비용이 전년 대비 14.5% 증가해 약 40억 유로가 지출된 것으로 보고된다.

태양광과 풍력 발전 비중 확대에 따라 전력 가격이 음의 값을 기록하는 시간대(negative-price hours)도 늘고 있다. 2023년과 2024년을 비교하면 마이너스 가격 시간대는 프랑스에서 약 12배(350시간), 독일에서 2배(460시간), 영국에서 9배(230시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현상은 특정 시간대에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전력 수요를 초과할 때 발생하며, 전력시장의 유연성이 충분하지 않음을 시사한다. 이는 재생에너지 확대에 부합하는 시장 설계와 요금체계 개편의 중요성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처럼 재생에너지 확대는 기후변화 대응을 넘어 에너지 안보 강화와 국가 경쟁력 제고에 기여할 잠재력이 크다. 그러나 이를 실질적인 성과로 연결하기 위해서는 핵심 원자재 공급망의 다변화, 전력망 확충과 계통 유연성 확보, 정책·시장 체계의 안정이라는 유무형 인프라 구축이 병행돼야 한다. 무엇보다 재생에너지를 단순한 ‘설비 목표’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전력시스템, 공급망, 산업전략을 유기적으로 연계해 창의적이고 통합적으로 설계하려는 시각이 요구된다.  
보기 과월호 보기
나라경제 인기 콘텐츠 많이 본 자료
확대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