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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지금
‘앵그리버드(Angry Bird)’ 낳은 유럽, 비결은 무엇?
구혁채 주벨기에ㆍ유럽연합대사관 참사관 2014년 04월호

[EU 이슈] EU의 창조경제정책과 한ㆍEU 협력방향

최근 유럽은 혁신형 기술과 아이디어를 보유한 창업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하면서, 이를 뒷받침하는 세계적 수준의 과학기술과 중소ㆍ벤처기업을 위한 정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세계 최대의 연구개발사업인 ‘Horizon 2020’, 중소ㆍ벤처 경쟁력 강화를 위한 ‘COSME’ 등이 대표적이며 「중소기업법」의 중간점검을 통해 유럽의 중소ㆍ벤처기업을 진흥하는 정책 프레임을 공고히 하고 있다. 한국은 지난해 11월 벨기에 브뤼셀에서 개최된 ‘한ㆍEU 정상회담’을 통해 유럽과 창조경제 협력이라는 공통의 목표를 확인했으며, 향후 합의된 협력 어젠다를 세심히 추진할 계획이다.

 

 

요즘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마인크래프트(Mine Craft)’라는 온라인 게임이 있다. 레고(Lego)를 연상시키는 단순한 캐릭터에 마치 1980년대 8비트 게임처럼 유치한 그래픽을 보여주는 이 게임은 2009년 처음 출시된 이래 3,300만개가 팔려 나갔고 4천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알려진다. ‘앵그리버드(Angry Bird)’라는 비디오 게임도 연간 2천억원이 넘게 팔리면서 주변에서 스마트폰으로 플레이하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영화와 같은 화려한 그래픽이나 현란한 내용도 없는 두 게임은 흥미롭게도 유럽(각각 덴마크, 핀란드)에서 개발된 게임으로 창의적 아이디어와 혁신적 구성으로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다.


이처럼 유럽은 최근 혁신형 기술과 아이디어를 보유한 창업기업(Start-Up)을 적극적으로 육성하면서, 이를 뒷받침하는 세계적 수준의 과학기술과 중소·벤처기업을 위한 정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글에서는 한국의 ‘창조경제’ 정책과도 관련이 깊은 EU의 주요 정책들을 살펴보고 지난해 11월 개최된 ‘한·EU 정상회담’의 주요의제와 향후 협력방향에 대한 내용을 소개하고자 한다.


세계 최대 R&D ‘Horizon 2020’ 등 EU 창조경제정책 줄 이어


세계 최대의 연구개발(R&D) 사업인 ‘Horizon 2020’은 7차에 걸쳐 진행돼온 프레임워크 프로그램(FP; Framework Programme)의 후속 연구사업으로, EU의 관련된 모든 연구사업을 하나로 통합한 대형사업이다. 2014~2020년까지 7년 동안의 추진방향과 내용이 중장기적 관점에서 수립돼 있는 이 사업에는 약 800억유로(약 120조원)가 투입될 계획이며, 종전까지 각각 추진되던 3가지 연구사업(프레임워크 프로그램, 경쟁력강화 프로그램, 유럽혁신기술연구소 사업)을 ‘Horizon 2020’이라는 단일사업으로 통합하면서 연구관리 측면에서도 재정지원 메커니즘 및 관련 규정을 단순화·일원화해 연구자 및 연구관리자의 행정부담을 최소화했다.

 


중소·벤처기업들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COSME프로그램도 있다. COSME(Programme for the Compe-titiveness of Enterprises and SMEs)는 2013년까지 추진된 CIP(Competitiveness and Innovation Framework Programme) 프로그램을 창업기업과 중소·벤처기업을 중심으로 재편한 것으로 향후 7년(2014~2020년) 동안 25억유로를 투자할 계획이다. 주된 목표는 초기 창업기업에 대한 재정지원을 촉진하고 중소·벤처기업 네트워킹을 통한 비즈니스 기회 창출을 지원하며, 해외사업 및 시장진출을 확대하는 데 있다. 이를 위해 각 기업의 성장단계별 맞춤형 금융수단을 제공하고, 중소기업 네트워크인 EEN(Enterprise Europe Network)을 확대하며 여성 및 젊은 청년층을 대상으로 기업가정신 고취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지원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EU는 매년 11억유로(약 1조6천억원)의 GDP 증가 및 3만개 일자리 창출, 1,200개의 새로운 제품 및 서비스 개발 등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2008년 마련된 EU의 「중소기업법(Small Business Act)」은 유럽의 중소·벤처기업을 진흥하는 정책 프레임으로서 수요자를 위한 행정적 부담 완화, 금융지원의 활성화 및 시장접근 여건 개선에 초점을 두고 있다. 최근 EU가 실시한 ‘중소기업법 중간점검’에서 EU는 전자송장(e-invoicing)제도 도입, 30일 이내 대금지급 의무화 이행, 중소기업 10만개 금융 지원, EU 중소기업센터의 해외진출 등을 핵심 성과로 평가하는 한편, 중소기업의 공공조달 및 공동응찰 시 행정부담을 경감하고 유한회사의 재무제표 작성요건을 개선하는 등 회계규정을 간소화하며 회원국별 불요불급한 규제(Gold Plating) 철폐를 위한 계량적 목표를 설정하는 등 향후 과제를 재확인했다.


미래 창조경제 협력방향을 제시한 ‘한ㆍEU 정상회담’


지난해 11월 벨기에 브뤼셀에서 개최된 ‘한·EU 정상회담’은 한·EU 외교관계 수립 50주년이라는 외교적 의미와 함께 혁신적 기술과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새로운 산업과 시장을 창출한다는 ‘창조경제’라는 공통된 인식을 확인하고 상호 협력방향을 제시한 중요한 계기가 됐다. 양측은 먼저 개최된 ‘한·EU 과학자·기업인 간담회’에서 창조경제 실현을 위한 우수 과학기술의 확보와 실패를 극복할 수 있는 창업지원정책에 관한 경험을 공유하고 이어진 정상회담에서 구체적 실천을 위한 협력 어젠다를 확정했다.


첫째, 연구개발 협력에 있어 양측은 기존 제7차 프레임워크 프로그램에서 개별 연구자가 지원하던 바텀업(bottom-up) 방식을 보완하기 위해 4가지 공통 관심 분야(나노· ICT·바이오·에너지)를 합의하고, 이 분야에 대해서는 연구과제 기획부터 과제편성 및 선정, 추진에 이르는 전 단계를 공동으로 추진하도록 하는 실질적인 공동연구사업을 추진키로 했다. 현재 나노(나노안전), ICT(미래인터넷) 분야는 세부 연구 분야를 합의한 상태이며 바이오, 에너지 분야도 세부 분야를 설정해 2015년부터는 과제제안서 공동작성을 시작하고 2016년에는 공동연구과제가 공고될 수 있도록 추진할 계획이다.


둘째, 우수 연구자 양성을 위해 양측은 ‘한-EU 우수 연구자 교류 이행약정’을 체결하고 올해부터 한국의 젊은 연구자 약 40~50명을 노벨상 수준의 연구를 수행하는 ERC(European Research Council) 연구팀에 파견하기로 했다. 현재 EU는 한국인 연구자를 희망하는 ERC 연구팀 492개를 발굴했고 이를 토대로 한국은 5월까지 파견자를 선정하고 6월부터 정식파견을 추진할 계획에 있다. 이를 통해 한국의 우수한 연구자들이 유럽 연구자들과의 인적 네트워크를 넓히고 유럽의 선진 과학기술 현장을 직접 체험함으로써 한국의 과학기술 역량을 세계적 수준으로 업그레이드하는 데 일조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셋째, 중소·벤처 분야에서는 중소기업 전용 국제공동 연구사업인 ‘유로스타 2’ 참여를 위한 MOU 체결과 한국기업의 유럽진출을 위한 거점인프라로서 ‘한-EU 연구혁신센터(KIC-Europe)’를 개소한 것을 들 수 있다. ‘유로스타 2’ 사업은 EU집행위 예산 지원을 받아 유레카 사무국이 추진하는 다자간 공동연구사업으로 유럽 33개국이 참여해 중소기업 간 기술협력과 사업화, 시장진출을 공동협력해 나가는 프로그램이다. 이와 더불어 이번에 개소한 ‘한-EU 연구혁신센터’는 기초연구부터 응용·개발연구에 이르는 한·유럽 간 연구개발 협력을 지원하고, 한국의 기술혁신형 중소·벤처기업의 유럽진출을 도와주는 임무를 수행한다. 이를 위해 한-EU 연구혁신센터에는 10여개 정부출연(연), 유관단체에서 파견된 기술 분야별 전문가들이 상주할 예정으로, 유럽 각국에 설치·운영 중인 정보모니터요원과 전문가멘토단을 함께 활용해 한·유럽 간 연구자와 기업의 상호협력을 신속히 지원할 것이다.


최근 EU는 ‘2014년도 혁신스코어보드(Innovation Score board 2014, 2014.3)’라는 조사발표를 통해 한국을 가장 우수한 혁신국가로 지목하고 유럽이 본받아야 할 대상으로 분석했다. 조제 마누엘 바호주 EU집행위원장도 ‘2014년 EU 혁신컨벤션(Innovation Convention 2014, 2014.3.10)’에서의 기조연설을 통해 한국의 연구개발 및 혁신노력을 소개했다. 이는 한국이 꾸준히 연구개발투자를 확대하고 연구성과를 관리해 온 결과라 할 수 있으나, 또 다른 한편으로는 그만큼 한국의 위상이 높아지고 글로벌 사회에서 한국의 역할이 주목받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하겠다. 이러한 측면에서 지난해 ‘한·EU 정상회담’은 창조경제 협력이라는 공통의 목표를 확인하는 계기가 됐으며, 향후 합의된 협력 어젠다를 세심히 추진해 한국과 유럽이 서로 윈윈함은 물론 한국이 국제사회에서 창조경제의 ‘Best Practice’가 되는 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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