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OECD는 「OECD@100」 보고서에서 기구 창설 100주년이 되는 2060년까지의 경제사회적 변화 추이를 전망하고 세계경제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극복해야 할 도전과 정책과제를 제시했다.
세계경제는 2010년부터 2060년까지 연평균 3.0% 성장하고 세계 GDP는 350%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과거의 성장 추세보다 다소 둔화되는 것으로 주로 신흥국경제가 성장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이 기간 중 OECD 국가와 신흥 G20 국가를 합한 GDP 성장률은 연평균 2.7%에 이를 것으로 보여 지난 1996~2010년 연평균 성장률 3.4%에 비해 상당히 낮아질 것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세계경제 성장의 추세적 둔화는 고령화 진전에 따른 인구구조적 여건의 악화, 신흥경제국의 추격형(catch-up) 성장 잠재력의 점진적 고갈, 다요소 생산성(multi-factor productivity)의 증가속도 약화 등에 주로 기인할 것으로 보인다.
성장속도 둔화되고 경제중심축은 아시아·아프리카로 OECD의 기본 시나리오에 따른 이러한 성장 추세가 현실화된다면 세계경제에서 OECD 국가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0년 57%에서 2060년 39%로 축소되고, 비OECD 국가들의 비중이 43%에서 61%로 대폭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그림 1). 특히 아시아와 아프리카 지역의 경제비중 약진이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경제성장에 대한 기여는 다요소 생산성과 인적 자본이 핵심이 되면서 신흥국의 경우에도 노동과 자본의 성장기여도는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무역에 대한 장벽과 비용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2060년까지 국제무역 규모는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세계경제 통합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무역확대 속도는 과거에 비해 느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수출비중은 거의 모든 국가에서 꾸준히 증가해 2060년 세계 GDP 대비 수출비중은 2010년에 비해 60%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1950~1998년 기간 중 200% 증가). 경제와 무역의 지리적 중심축이 이동하면서 OECD 국가들이 세계무역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12년 50%에서 2060년 25%로 현저히 줄어들 것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생산 및 특화 패턴이 변화함에 따라 신흥국은 점차 선진국의 산업구조를 닮아가는 한편 서비스 분야 무역도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이다.
지난 20여년간 대부분의 OECD 국가에서 가계 가처분소득의 불균형이 악화됐다. 이는 자본소득 증가, 재분배 기제의 약화, 가계구성의 변화 등에도 일부 원인이 있으나 주로 근로소득 격차 확대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근로소득 격차의 확대는 평균적인 교육수준과 소득수준의 향상에도 불구하고 기능편향적 기술발전(skill-biased technological change)의 영향에 따른 것으로, 이러한 기술발전 추세는 향후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2060년까지 근로소득 격차는 지속적으로 확대돼 OECD 회원국의 경우 근로소득 불균형이 국가별로 17~40% 심화될 것으로 보이며, 특히 고소득층과 중간소득층 간 실질 근로소득 격차가 현저히 확대될 것으로 분석된다(그림 2).
경상수지의 글로벌 불균형은 국제금융위기 이후 다소 개선됐으나 2000년 이전에 비해선 여전히 높은 수준이며 중기적으로는 다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장기적으로는 글로벌 불균형이 축소될 것으로 보이나 고령화와 소득불균등 심화에 따른 저축과 이자율의 변동, 주요국의 재정건전화 속도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경상수지 불균형 지속…장기 경제전망 불확실성 커
미래는 불확실성으로 가득하며 OECD의 장기 경제전망 역시 상·하방의 전망위험을 내포하고 있다. 먼저, 향후 경제성장의 핵심동인이 되는 다요소 생산성이 얼마나 빠른 속도로 증가할지에 대해서는 낙관론과 비관론이 혼재하고 있다. 특히 정보통신기술(ICT)의 잠재력이 점차 고갈되고 있다는 주장이 현실화된다면 세계경제 성장률이 OECD의 기본 시나리오에 비해 낮아질 수 있다. 반대로 ICT의 잠재력이 경제 각 분야의 혁신을 촉진시키고 세계경제 통합이 신흥국으로의 기술확산을 가속화시킨다면 성장률이 더 높아질 수도 있다.
또한 향후 선진국과 신흥국 간 소득수준 수렴현상이 지속됨에 따라 국제이민의 유인을 변화시킬 수 있다. 이는 각국 노동력과 경제성장에 서로 다른 영향을 미치게 되는데, 이런 효과를 감안하면 유럽과 미국의 노동력은 기본 시나리오에 비해 2060년까지 15~20% 감소하고 중국의 경우 노동력이 2% 내외 증가할 것으로 분석된다.
온실가스 배출로 인한 지구온난화 등 기후변화는 농업생산성 감소, 해수면 상승으로 인한 자본·토지 손실 등을 통해 경제성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기후변화의 영향을 감안하면 2060년 세계 GDP가 기본 시나리오에 비해 0.7~2.5% 하락할 수 있으며, 지리적·기후적 조건이 불리한 남아시아와 동남아시아의 경우 감소폭이 5% 이상에 달할 수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 같은 2060년까지의 장기적·사회경제적 변화 추세에 대응해 OECD는 성장 촉진과 불평등 완화를 위한 다음의 정책과제들을 제시하고 있다.
무역자유화 확대ㆍ고령화 대응ㆍ교육수준 향상 등 정책과제 제시
성장 촉진을 위해서는 첫째, 다자간 무역자유화의 확대이다. 새로운 다자간 자유무역협정이 체결된다면 국제무역은 더욱 빠른 속도로 증가할 것이며 이에 따라 세계경제의 성장률을 높일 수 있다. 다만, 무역확대는 무역금융과 환위험에 따른 금융위험을 증가시키거나 소득분배와 산업구조 개편을 통한 사회적 비용을 수반할 수 있어 세밀한 분석과 정책적 대응이 요구된다.
둘째, 고령화에 대응한 관련 정책의 조정이다. 대부분의 국가에서 기대수명 증가와 인구구조 고령화에 따른 퇴직연령 연장과 연금개혁이 불가피하며, 개혁의 성공을 위한 정치적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 긴요하다. 고령층 근로자가 증가함에 따라 노동시장의 수급 불일치 해소, 근로현장에서의 직업교육·재교육을 위한 정책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또한 노동력의 국제이동은 각국 노동시장과 성장에 큰 영향을 미치는 바 이민정책, 노동정책, 비즈니스 여건 등 관련 정책의 조화로운 설계가 필요하다.
셋째, 다요소 생산성의 성장기여도가 더욱 높아짐에 따라 지식기반 자본(knowledge-based capital)을 향상시키는 정책이 긴요하다. 다만, 세계경제의 통합이 가속화되면서 정부의 연구개발·혁신 지원정책은 국경을 넘어 파급효과를 미치므로 자금지원, 조세, 지적재산권 보호 등에 있어 국제협력의 중요성이 높아진다. 특히 다국적기업의 이윤이전(profit shifting) 전략을 고려한 R&D 지원정책의 디자인이 필요하다. 또한 기술진보의 특성을 반영해 경쟁과 효율을 담보할 수 있도록 지적재산권 보호제도를 보완해야 한다. 변화하는 환경에서 지속적인 혁신과 생산성 제고를 위해서는 기업 자체의 연구개발과 경영역량 함양이 필수적이며 이를 위한 효과적인 정책을 강구해야 한다.
넷째, 기능편향적 기술변화와 지식기반 경제의 성숙으로 교육정책의 중요성이 한층 높아진다. 먼저 공공투자의 우선순위는 사회적 편익이 큰 초·중등 교육의 질적 향상에 둬야 할 것이다. 고등교육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인바 높은 사적 편익, 제한된 재정여력, 고급인력의 국제이동성 등을 고려할 때 학생 자부담의 비중을 높여나가는 정책이 요구된다. 이를 위해 소득연계 상환형 대출 등 학자금 대출제도의 발전과 인터넷 등을 활용한 새로운 교육·학습 방법에 대한 모색이 필요하다. 노동력의 고령화로 평생학습에 대한 정부지원 필요성도 커질 것이다.
끝으로, 지구온난화에 대응해 탄소배출에 대한 적정수준의 가격설정, 에너지 효율화를 위한 연구개발과 투자 및 관련 분야의 국제 공조가 긴요하다.
불평등 완화를 위해서는 우선 기능편향적 기술변화에 대응한 국민의 교육수준 향상이 주요한 방책이 된다. 즉 교육은 성장과 불평등 완화에 동시에 기여할 수 있는 정책수단으로 제시된다.
둘째, 조세와 복지지출을 통한 소득재분배 강화다. 다만, 조세와 복지지출에 있어서 근로유인 감소나 예산 누수가 없도록 대상과 조건에 대한 정교한 설계가 요구된다. 또한 세계경제의 통합으로 재분배정책의 비용이 증가하므로 조세회피 방지 등을 위한 국제협력이 필요하다.
셋째, 상품·노동 시장의 규제강화, 조세부담률 인상, 노조가입 확대 등이 고려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들은 성장과 고용을 저해하는 부작용을 수반해 결과적으로 저소득층 가계소득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도 있으므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한편 상근직과 임시직 근로자 간 차별완화는 고용과 불평등에 모두 긍정적 효과를 가져와 정책 간 상충을 야기하지 않는 시책으로 제안된다.
이상에서 살펴본 OECD의 향후 50년간 전망과 정책과제들은 21세기 선진복지국가로의 발전을 열망하는 우리나라에도 큰 도전과 과제를 던져준다. 세계경제 중심축의 이동은 소규모 개방경제인 우리나라에 경제·산업·외교 등 대내외 분야에서 선제적 정책대응을 요구하고 있다. OECD 국가 중 가장 빠르게 인구고령화가 진행 중인 우리나라가 더불어 잘사는 안전하고 풍요로운 사회를 이룩하기 위해서는 재정·교육·노동·복지 등 각 분야의 정책개혁과 전략적 투자를 서둘러야 한다. 오늘의 정책으로 우리가 바라는 미래를 만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