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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지금
아프리카 인프라 투자, 민간 참여가 핵심
구윤정 주OECD대표부 주재관 2014년 09월호

 

[OECD 이슈] OECD-AfDB 세미나 주요 내용과 시사점


OECD는 경제 인프라 구축을 아프리카의 성장과 빈곤감축을 위한 필수조건으로 인식하고, 개발원조를 통해 아프리카의 인프라스트럭처 개발을 위한 민간투자를 촉진하는 방안을 연구해 왔다. 또한 아프리카의 투자환경 개선을 위한 정책 권고는 물론 선진국의 아프리카 해외투자정책 개선방향에 대해 논의하기 위한 장으로서 OECD -AfDB(아프리카개발은행) 공동 세미나를 개최(2014년 7월 15일)하고 아프리카 정부, 기관투자자, 민간기업, 국제금융기관, 양자 및 다자 개발금융기관 등과 함께 아프리카 인프라 부문에 대한 민간투자 활성화 방안을 논의했다.


아프리카 인프라 개발에 대한 민간투자 활성화를 주제로 개최된 OECD-AfDB 세미나에서는 아프리카 인프라 투자시장의 문제를 절대적 투자재원 규모의 부족보다는 투자위험 완화를 위한 정책적 지원의 강화로 해결해야 한다는 점이 강조됐다. 투자유치국인 아프리카의 투자제도 체계화는 물론 주요 투자국 정부의 해외투자정책도 투자지역의 특성에 맞춰 변화돼야 하며, 개발사업의 지속 가능성 제고 및 위험 완화를 위한 계약 구조화, 공적 개발금융을 활용한 위험 분담 등이 중요한 요소로 논의됐다.


관례(2년)에 비해 너무 긴 조달기간(5년)


인프라 개발은 정책 집약적인 분야로서 제도적 환경 조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제도적 환경이 미비하더라도 민관의 투자의지로 이를 극복하고 개발금융기관(DFIs; Development Finance Institutions)을 통한 초기 위험 이전으로 성과를 가시화하겠다는 단기적이고 충동적인 개발전략은 투자유치기관 및 투자자 모두에게 위험한 접근 방식이다.


아프리카 정부는 기본적으로 투자체계 및 규제정책 분야를 합리화함으로써 사업준비 단계를 내실화하고, 투자수익 제고 가능성을 확대하는 투자유치전략 구사가 필요하다. 관료주의와 복잡한 행정체계는 아프리카 투자의 위험요소로 평가되고 있는데, 이번 세미나에서는 특히 인프라사업의 조달기간이 긴 점이 지적됐다. 남부아프리카 지역에서 인프라사업의 조달절차는 약 5년이 소요돼 국제적인 관례(2년 소요)와 괴리가 크고, AfDB 사업의 경우에도 건설기간 7년에 더해 금융 완결까지 7~10년이 추가 소요되는 등 효율적이고 간소화된 투자환경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한 상황이다.


또한 민간 부문의 장기투자를 유인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이고 신뢰성 있는 정책 공약을 통해 투자환경에 대해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아프리카 인프라 개발 투자를 고위험 사업으로 치부하는 시각이 자본시장에 널리 퍼져 있는데, AfDB는 이러한 지각된 위험은 실제 위험에 비해 과장된 경우가 다수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신용평가사의 근시안적인 시각과, 개별 사업의 신용도는 해당국의 신용도보다 높을 수 없다는 신용평가 원칙을 문제로 지적하기도 했다. 투자처를 찾고 있는 민간자본이 아프리카로 자연스럽게 유입되는 것을 제도적으로 막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와 관련해 모범적인 투자사례에 대한 아프리카 정부 간 정보교환을 위해 초지역적 투자유치 전담반 수립, 민간 - 공공 부문 간 대화 플랫폼 구축 등이 구체적인 개선 방안으로 거론됐다.


한편 장기 기관투자 규모의 확대를 위해 아프리카 및 G20 국가 양측 모두가 고려 가능한 방안으로 연금기금의 투자제한 완화, 장기 후보사업 목록 마련 등이 제기됐다.


남아프리카, 나이지리아, 모잠비크, 앙골라를 제외한 대부분의 아프리카 국가는 아직 자본시장이 미발달했으나, 2050년까지 아프리카 연금기금이 운영하게 될 자산규모가 7조달러로 추정되는 등 향후 성장 가능성은 큰 상황이다. 따라서 자금공급 잠재력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아프리카 국내 규정에 대한 재점검이 필요한 시점이다. 구체적인 사례로 나이지리아의 경우 인프라 금융이 대부분 비공개 기업투자 형태로 이뤄지고 있으나, 연금기금의 프라이빗 에쿼티(Private Equity) 투자한도는 5%로 제한되고 있다.


대부분의 기관투자자들은 적절한 금융수단에 대한 정보 부족, 인프라 투자 관련 위험관리 전문성 부족, 투자의욕을 꺾는 제도, 양질의 인프라 관련 정보 부족, 비유동자산 투자에 대한 합의된 벤치마크 부재 등의 문제에 맞닥뜨려 있는바, 이에 대한 해결방안 마련을 주장했다. 또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G20 국가의 은행·보험·연금 등 기관투자자들은 투자 포트폴리오 구성에 있어 장기투자 선택이 어려워진 상황으로 안정적 장기투자를 위해 파이프라인(a pipeline of projects) 제공이 필요하다는 점이 공감을 얻었다. 파이프라인 작성이 아프리카 각 국가별로 이뤄지기 어려운 현실을 고려해, 전 아프리카(pan-African) 차원에서의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과 인프라 자산을 다양하게 결합해 기관투자자를 모집하는 방식 등이 구체적 대안으로 논의됐다.


공기업과 공정 경쟁할 수 있는 환경 조성 필요


아프리카 인프라 투자사업의 실패사례를 살펴보면, 공공-민간 부문 어느 쪽도 책임감을 가지고 사업위험 분석과 이해과정을 주도하지 않아 사업준비 단계가 부실해지고, 결국 비용상승이나 계약 재협상(혹은 분쟁절차)이 초래되는 경우가 많다. 또한 다수 민간투자자들이 위험 회피를 위해 투자유치국 정부의 보증을 요구하고 있으나, 아프리카 사업주는 이들과 동등한 입장에서 협상할 수 있는 기술이 미흡하고 자국 재무당국으로부터 보증을 받아낼 능력도 부족한 경우가 많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사업개발 초기 단계에서 공공 부문이 민간투자자의 참여를 배제함으로써 사업의 공익성을 달성하겠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고 충고했다. 공공 부문은 건설적 대화를 통해 민간투자자와 소통함으로써 투자위험에 대한 우려를 완화시키는 한편, 투자자 스스로 위험요소를 인지하고 대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사업초기 단계에서 민간 부문 참여를 독려하기 위한 제도가 일부 지역에서 마련되고 있으나 아직 제 기능을 못하고 있는 상황으로 일부 민간 기업들은 자체적인 접근방식 전환을 시도 중이다. 제너럴 일렉트릭(General Electric)의 사례가 소개됐는데, GE Africa는 나이로비 사무소를 기반으로 프로젝트 금융팀과 프로젝트 개발팀을 두고 인프라사업 초기 단계에서부터 공공 부문 파트너와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 아프리카 현실에 맞춘 사업기획 및 타당성조사 방식을 개발코자 하는 것이다.


아프리카가 민간투자를 유인하기 위해 해결해야 할 장기과제는 민간 인프라 운영자가 시장에서 공기업과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즉 공기업은 민간 참여자의 잠재적인 파트너로 고려돼야 하며, 시장제도의 간소화 및 투명성 제고 등 구조조정 작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민간에 경제적 투자 인센티브를 주기 위해서는 공공서비스 부문의 가격정책을 재평가해 민간의 투자참여를 가능케 하는 방식으로 개편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수요자의 부담능력 측면만을 강조해 공공서비스 부문의 저가요금 책정을 고수한다면, 투자자의 정상적인 비용회복 기대를 왜곡시키고, 국유 인프라 운영기관은 정부보조금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조장될 것이라는 의견도 피력됐다. 공급단가에 비해 낮은 요금은 인프라 확충의 방해요소일 뿐만 아니라 국민들(수요자)은 오히려 더 높은 개인 부담을 통해 서비스를 공급받아야 하는 상황이 초래될 수도 있을 것이다.

 

공공요금의 예측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독립적인 감독기관(체제) 수립 및 정책당국의 인식 전환이 필요할 것이다. 그리고 개도국에서는 독립적 감독기관을 설립하더라도 규제환경에 대한 정부 입김이 크게 작용하는 경우가 허다하므로, 감독환경을 개선하는 것이 보다 중요하다. 전력 공급상황 개선에 대한 국민들의 정치적 요구가 거세지고 있는 아프리카 상황을 감안할 때 정책당국은 저가요금 정책을 고집하기보다는 양질의 서비스를 높은 요금으로 공급하는 방식에 대해서 고려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현지생산분의 사용 의무화 규제에 대해서도 민간투자자들은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현지 조달비중 제고를 위한 인위적 조치들은 지역 공급망의 파편화를 심화시킬 수 있는 위험을 갖고 있으며, 소규모 국가의 경우 국경 간 인프라 개발을 통해서만 규모 및 범위의 경제성 확보가 가능한 상황이라는 점이 강조됐다. 예를 들어 가나의 전력 분야 개발계획(안)에 따르면 전력 인프라 시설용 기자재의 80%를 현지생산분으로 조달토록 규제하고 있는데, 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평가다. 아프리카 현지의 생산능력 개발 및 투자유치국-투자국 간 긴밀한 비즈니스 파트너십 형성을 위해서는 임의적 현지생산분 사용 규제에 의존하기보다는 민간 파트너십 구축 등을 통한 현지 공급능력 개발 및 확충이 선행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마지막으로, 개발금융 등 공적 부문의 위험 완충수단을 효과적으로 활용함으로써 민간투자 확대가 가능하다는 의견이 공유됐다. 이때 투자국 정부는 한정된 공적 위험자본을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민간 부문과의 투자 중복을 피해야 한다. 구체적으로는 개발금융기관(DFIs)이 포트폴리오를 사업 단계별로 구성함으로써 보다 안전한 사업 단계에서 민간 기관투자자를 참여시키는 방식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


실례로 Private Infrastructure Development Group (PIDG)의 ‘Emerging Africa Infrastructure Fund’는 자본구성을 공공 부문의 신탁자금, DFIs의 후순위 채권, 민간 부문의 선순위 채권으로 계층화해 구성함으로써 투자손실 발생 시 민간투자자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있다. 또한 Multilateral Investment Guarantee Agency(MIGA)는 ‘Facility for Conflict-Affected and Fragile Economies’를 통해 캐나다 및 스웨덴 정부의 원조자금으로 1차 손실을 보전하고, MIGA의 보증 및 재보험을 통해 정치적 위험 회피가 가능토록 해 취약국에 대한 민간자본의 인프라 투자를 촉진하고 있다.


공적개발금융 통해 민간의 투자위험 줄여야


이상의 국제세미나를 통해 살펴본 아프리카 인프라시장에 대한 다양한 참여자들의 의견은 우리에게도 많은 점을 시사한다. 아프리카 인프라개발 수요는 정부의 조세수입이나 해외 원조자금만으로는 충족될 수 없다는 것이 일반적 인식이다. 아프리카 지역개발을 위한 민간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OECD 등 국제기구들과 함께 투자환경 개선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장기 협력전략을 비롯 공적개발금융을 통해 민간의 투자위험을 경감해 줌으로써 한정된 공적재원의 레버리지 효과를 극대화하는 전략이 필요할 것이다. 또한 개발금융기관은 협력 상대인 아프리카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동시에 민간자본의 경제적 투자동기를 적절히 활용해 공적자금을 효과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전문성을 갖춰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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