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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아프리카의 신성장 엔진, 앙골라와 모잠비크
문진욱 KOTRA 모잠비크 마푸투무역관장 2023년 05월호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국가들은 우리에게 생소하다. 그나마 과거 영국, 프랑스 등이 통치한 국가들은 영화, 스포츠 등을 통해 이름은 알려진 편이나, 포르투갈어를 사용하는 6개국은 한국에 잘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EU를 필두로 많은 국가에서 ‘PALOP’이라 불리는 아프리카의 포르투갈어권 6개국에 주목하고 있다. PALOP은 ‘포르투갈어가 공용어인 아프리카 국가들(Países Africanos de Língua Oficial Portuguesa)’을 뜻한다. 앙골라, 모잠비크, 기니비사우, 상투메 프린시페, 카보베르데, 적도기니 등이 포르투갈어를 사용하는 아프리카 국가다. 그중에서도 특히 성장 잠재력이 높은 앙골라와 모잠비크는 러브콜의 중심에 있다. 

풍부한 천연자원, 대양 접한 지정학적 이점, 안정된 정치로
아프리카의 성장 유망지역으로 떠올라


유럽 서남단의 포르투갈은 15세기 초부터 대양으로 눈을 돌려 아프리카 항로 개척에 적극 나섰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1488년 포르투갈의 탐험가 바르톨로메우 디아스가 남아공 희망봉에 도달한다. 1498년엔 바스코 다 가마가 아프리카를 거쳐 마침내 인도 코지코드(Kozhikode)에 도착했다. 이 과정에서 오늘날 PALOP 국가들이 생겨났다. 실제로 포르투갈인들이 개척한 인도 항로와 아프리카 포르투갈어권 국가들의 위치는 지도상 거의 일치한다.
이 국가들은 초기엔 인도 항로의 중간 보급기지 및 거점 역할을 했지만, 나중엔 아프리카 사람들을 노예로 사고파는 아픈 역사의 현장이 되기도 한다. 1968년 독립한 적도기니를 제외한 PALOP 5개 국가는 다른 아프리카 국가에 비해 비교적 늦은 시기인 1970년대 중반에 독립했다.

세계은행 분류에 따르면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국가 수는 48개다. 이 중 PALOP 6개국은 전체 국가 수의 12.5%, 면적의 8.6%를 차지한다. 2021년 기준 PALOP의 GDP는 996억 달러로 사하라 이남 전체 1조9,300만 달러의 5.2%다. 전체 인구는 7,109만 명으로 사하라 이남에서 6% 수준이다.

 

PALOP 6개국 중 GDP 규모가 가장 큰 곳은 앙골라다. 2021년 기준 앙골라 GDP는 674억 달러로 사하라 이남에서 일곱 번째 규모다. 모잠비크는 158억 달러로 사하라 이남에서 22위이며, 적도기니는 123억 달러로 28위다. 카보베르데, 기니비사우, 상투메 프린시페 등 3개국은 다 합쳐도 41억 달러 정도에 불과한 소국이다.

2022년 한국의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수출과 수입은 각각 111억 달러, 93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 중 PALOP시장 수출액은 2억5,600만 달러, 수입은 5억6,900만 달러다. 사하라 이남에서 각각 2.3%, 6.1%를 차지한다. 2000년 이후 한국의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투자액은 58억8천만 달러다. 이 중 PALOP 투자액은 1억3천만 달러로 그 비중이 2.2%에 불과하다.

최근 앙골라와 모잠비크가 아프리카 유망지역으로 떠오르는 이유를 살펴보면 첫째, 자원 개발 효과 때문이다. 앙골라는 2021년 기준 석유 확인매장량이 81억6천만 배럴에 달한다. 아프리카 전체에서 4번째, 사하라 이남에선 나이지리아 다음가는 산유국이다. 석유 의존도가 GDP의 30%, 정부 재정의 70%에 달한다. 모잠비크에선 2000년대 중반부터 천연가스가 탐사됐고 확인된 매장량이 180Tcf(조입방피트)가 넘는다. 이는 전 세계가 16년 정도 사용할 수 있는 양이라 한다. 현재까지 천연가스를 개발하기 위해 500억 달러 넘게 투자됐다.

두 나라 모두 각종 광물도 풍부하다. 앙골라는 전 세계 다이아몬드 생산량의 6%를 차지한다. 모잠비크는 석탄 매장량이 많고 루비와 사파이어 같은 보석류도 생산되고 있다. 또한 두 나라 모두 미래 산업에서 필수인 각종 핵심 광물이 많이 매장돼 있다.

둘째, 지리적 이점 때문이다. 앙골라는 아프리카 서남부에 위치해 대서양을 접한다. 콩고민주공화국, 나미비아, 잠비아 등 주변국 인구가 1억6천만 명에 달한다. 앙골라에는 북부 루안다, 중부 로비투, 남부 나미브에 이르는 항구가 있다. 수도 루안다는 유럽, 중동, 남미 등까지 비행시간이 8시간 내외로 서남부 아프리카 허브로서의 요건을 갖추고 있다.

아프리카 동남부에 있는 모잠비크는 인도양을 접한다. 모잠비크와 인접한 6개국 중 4개 나라가 내륙국이다. 짐바브웨, 잠비아 등이 수출입을 위해 모잠비크 항구를 이용하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최근에는 더반, 케이프타운 등의 항구를 갖추고 있는 남아공도 화물 처리능력이 포화상태여서 모잠비크 항구를 이용할 정도다.

셋째, 정치적 안정 때문이다. 아프리카 국가들은 사실 저마다 발전 가능성이 있다. 문제는 아직도 많은 아프리카 국가가 종교, 부족 등 갈등으로 잠재력을 실현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렇다 보니 외국 기업들은 아프리카에 진출할 때 정치적으로 얼마나 안정돼 있는지가 중요 고려사항이다. 따라서 앙골라와 모잠비크의 정치적 안정은 큰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앙골라와 모잠비크는 정책 일관성이 높다. 대표적으로 현재 두 국가는 제조업 육성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양국 모두 GDP에서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10% 미만이다. 그렇다 보니 제조업이 창출하는 양질의 일자리도 부족하다. 무엇보다 주요 공산품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가격도 비싸다. 이러한 상황에서 앙골라는 현재 석유 중심의 경제를 탈피하기 위한 산업 다각화를 추진 중이다. 모잠비크도 천연가스 개발을 제조업 육성과 연계해 각종 제조업을 발전시킬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유튜브 통해 한류 팬 생기고 한국 제품 수요도 증가…
여러 분야에서 한국의 강점과 접목해 시너지 낼 수 있을 것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영국의 선교사이자 탐험가인 데이비드 리빙스턴 박사는 19세기 중반 남부 아프리카를 탐험한 인물이다. 특히 리빙스턴은 1854년 앙골라에서 출발해 1856년 모잠비크에 도착함으로써 아프리카 횡단을 완성했다.
160년도 넘는 시간이 흐른 지금 리빙스턴의 탐험로 시작과 끝에 미래 가능성을 갖춘 앙골라와 모잠비크가 위치한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동서쪽에서 각기 다른 대양을 접하고 있는 앙골라와 모잠비크가 경제적 잠재력을 발현한다면 이들과 접한 이웃 국가들의 발전도 빨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최근에 앙골라와 모잠비크 현지에선 자동차, 가전 등 한국산 제품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유튜브 등을 통해 한류 팬이 형성되고 한국 상품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정부뿐만 아니라 민간 분야에서도 한국의 경제발전 경험과 노하우를 배우고자 하는 의지가 강하다. 두 국가가 보유한 이점을 한국의 강점과 접목한다면 상호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분야가 많다.

그동안 우리나라도 앙골라와 모잠비크에서 크고 작은 비즈니스를 창출해 왔다. 특히 석유, 천연가스 등에서 한국의 조선, 해양플랜트 등 주력 산업의 활약상이 눈부셨다. 모잠비크에는 1척당 25억 달러에 달하는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설비(FLNG)까지 수출했다. 앞으로도 철저한 준비를 하고 리스크에 대비하면 다양한 협력 수요를 계속 발굴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