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한 지 5년이 넘도록 매년 2월이면 남편은 같은 걸 묻는다. “왜 당신은 연말정산에서 환급받는데, 나는 더 내?” 그때마다 연금계좌 세액공제, 기부금 공제 등 몇 가지 차이 때문이라고 설명해 주는데, “올해는 나도 가입해야겠다”던 남편은 한 해를 그냥 넘기고 이듬해 같은 걸 또 묻곤 한다. 연말정산 시즌마다 ‘13번째 월급’ 대신 ‘13번째 세금’에 아쉬워하는 직장인이 적지 않다. 바쁜 연말 업무에 밀려 절세 혜택을 놓치지 말고, 여름 휴가철에 절세 혜택들을 미리 점검하고 재테크 전략을 세워보자.
연금계좌로 연말정산 환급받기
먼저 연말정산 ‘13번째 세금’을 피하기 위한 가장 강력한 무기는 ‘세액공제’ 혜택이 있는 연금계좌다. 연금저축(개인연금)은 연 600만 원까지 납입액의 13.2~16.5%를 세액공제로 돌려준다. 여기에 개인형 퇴직연금(IRP)까지 더하면 납입액 연 900만 원까지 세액공제 혜택이 늘어난다. 연봉이 5,500만 원 이하인 경우 최대 148만5천 원, 초과하는 경우에도 118만8천 원을 덜 낸다. 세금을 100만 원 넘게 직접 깎아주니 파격적이다. IRP는 운용 수익에 대해 연금 수령 전까지 세금을 물지 않는 ‘과세 이연’ 효과도 있다. 당장 낼 세금을 시드머니로 굴릴 수 있다는 점, 인플레이션을 감안했을 때 수년 뒤에 과세되는 것이 훨씬 이득이라는 점에서 매우 유용하다.
연말정산 대비를 마쳤다면, 재테크 수익을 지킬 방어막을 칠 차례다.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는 대표적인 절세 계좌다. 연간 2천만 원까지, 5년간 최대 1억 원까지 납입할 수 있고, 의무 가입 기간은 3년이다. ISA 계좌 안에서 예금, 펀드, 상장지수펀드(ETF), 주가연계증권(ELS) 등을 자유롭게 담아 투자할 수 있는데, 수익 중 200만 원까지는 비과세, 초과분은 이자소득세(15.4%)보다 낮은 9.9%로 분리과세가 적용된다. 계좌 해지 시 발생한 수익에서 손실을 뺀 순수익에만 세금을 매기는 ‘손익 통산’도 큰 장점이다.
만 34세 이하 사회 초년생이라면 ‘청년미래적금’ 같은 정책 상품도 놓치지 말자. 은행 이자에 정부 지원금 6%를 얹어주는 데다 이자 소득 비과세 혜택까지 있어 기성 세대들이 가장 부러워하는 상품이다. 가입 신청이 7월에 마감됐지만 반기별로 운영될 예정이니 요건이 된다면 반드시 가입을 추천한다.
여윳돈이 있는 투자자라면 국민참여성장펀드도 눈여겨볼 만하다. 투자액 3천만 원까지 40%의 파격적인 소득공제를 해준다. 배당소득에 대해서도 9.9%(지방세 포함) 분리과세가 적용돼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자에게 특히 유리하다. 펀드 첫 출시 후 닷새 만에 ‘완판’ 됐지만, 3분기 중 2차 출시 예정이라니 오픈런을 준비하자.
세후 수익이 진짜 성적
해외주식 투자자라면 내년에 낼 양도소득세도 미리 대비해야 한다. 12월의 수익에 취해 있다간 이듬해 5월에 생각보다 큰 세금 고지서를 받을 수 있다. 하반기 시장 상황을 살피며 반등 기미가 없는 종목은 매도해 수익과 상계처리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올해는 해외주식 매도 대금을 국내 시장으로 돌려 운용할 때 양도세를 감면해 주는 국내시장 복귀계좌(RIA) 활용도 적극 검토해 볼 만하다.
모의고사 점수가 아니라 원하는 대학에의 입학 여부가 최종 결과이듯, 재테크 역시 스마트폰으로 캡처해 둔 화려한 수익률이 아니라 세금을 다 떼고 내 주머니에 남은 ‘세후 수익’이 진짜 성적이다. 이번 여름 휴가 때는 세금 새는 구멍을 막는 보수 공사를 꼭 해두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