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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장 쪼개기로 나만의 돈 관리 시스템 만들어라”
박미향 키움에셋플래너 수석팀장 2014년 05월호

너도 나도 재테크를 하고, 또 해야만 한다고 하는 요즘. 그렇잖아도 빠듯한 살림에 펀드 하나 적금 하나 없는 사람은 그저 불안하기만 하다. ‘이렇게 살다가 노후에 큰일 나는 것은 아닐까?’ 조바심에 펀드라도 하나 들라치면 상품은 또 왜 이렇게 많은지, 누군가 콕 찍어줬으면 싶다. 박미향 키움에셋플래너 수석팀장은 재무상담사로서 이런 사람들의 고민해결사다. 세 아이의 엄마이자 9년 차 재무상담사로서 얼마 전엔 「남편 기 살려주는 쩐모양처 따라잡기-마녀 재테크」 책도 냈다. 그녀를 만나 가계 재무설계, 부채관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들어봤다.

 

「마녀 재테크」를 보면 주부를 ‘가정경제의 CEO’라고 표현하는데, 사실 가정경제를 잘 꾸린다는 것이 쉽지 않은 것 같다.
참 만만치 않다. 수입은 정해져 있는데 지출은 늘어나고. 또 요즘은 소비의 시대지 않나. 광고들이 정말 소비를 하게끔 만든다. 홈쇼핑만 봐도 그렇다. 보고 있으면 다 필요한 것들이다. 그런데 막상 사서 보면 안 필요한 것이 대부분이다. 어떤 분들은 오셔서 그런다. “허리띠 졸라매고 사는데 왜 이렇게 돈이 안 모이죠?” 그런데 재무상담을 해보면 정말 풍족하게 쓰고 있다. 1억원이 넘는 연봉도 모자라 마이너스대출까지 쓰는 가정도 많고.


그럼, 어떻게 해야 하나?
우선 가정경제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기본적인 수입과 지출, 부채현황 등 재무상태 확인부터 시작한다.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총자산을 부채와 자산으로 구분하고 그것을 유형별로 세분화시킨 재무상태표를 작성한다. 또 일정기간 현금흐름표를 기록해 적절한 지출을 하고 있는지 소비흐름을 파악한다. 이는 가계부와 유사하지만 좀 더 세부적으로 항목을 구분하는 것이 좋다. 잘 정리된 재무상태표와 현금흐름표는 향후 가계의 재무계획을 세우는 데 기초자료가 되기 때문에 정확한 수치까지 꼼꼼하게 기록해야 한다.


지출습관을 바꾸는 것, 정말 쉽지 않은데….
몸에 껌이 붙으면 떼기 어렵지 않나. 잘못된 소비습관도 마찬가지다. 고치기가 굉장히 힘들다. 그래서 나만의 돈관리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저는 통장 쪼개기를 한다. 예를 들어 급여 통장에선 대출원리금ㆍ관리비ㆍ보험료 같은 고정지출이 나가게 한다. 생활비 통장엔 한 달 생활비(식비ㆍ자녀학원비ㆍ교통비ㆍ통신비 등)를 넣어놓고 잔액문자가 오게 한다. 또 의료비ㆍ경조사비ㆍ휴가비 등과 같은 비정기지출을 위한 예비비 통장도 필요하다. 투자 통장도 만든다. 이 통장은 적금ㆍ펀드ㆍ변액보험 등 투자 목적의 금융상품에 자동이체하기 위한 통장이다. 이렇게 돈 관리 시스템을 만들어 놓으면 누수자금이 발생하지 않는다.


저축은 어느 정도가 적당한가?
가정경제 상황마다 다르지 않겠나. 가계 재정관리를 잘 하려면 무엇보다 명확한 재무목표를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신혼부부라면 인생의 재무목표들을 체크해 보고 그것을 아주 구체적인 수치로 표현하는 거다. 집을 구입할 거면 몇 년 뒤 몇 평으로 어느 지역에 얼마짜리를 살 건지와 같이. 그리고 그 재무목표들에 맞춰 지금부터 준비를 하는 거다. 저도 정확하게 재무목표를 정하고 그에 맞춰 한 달 지출과 저축을 정했다. 재무목표에 맞게 단기, 중기, 장기로 나눠 통장에 이름표도 달고, 비율도 정기적금 40%(단기), 펀드 40%(중기), 연금 20%(장기)로 아예 정해 놨다. ‘선저축 후소비’라고 필요한 재무목표에 맞게 저축시스템을 만들어 놓고 남는 거 갖고 써야 한다. 쓰고 남는 거 갖고 저축한다? 그러면 절대 안 남는다.


금융상품 종류가 굉장히 다양하다. 좋은 상품을 고르는 방법이 있나?
공부를 많이 해야 한다. 용어도 어렵고 수익구조도 복잡하고. 펀드만 해도 1만개가 넘는다.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할지 고르는게 만만치 않다. 발품을 많이 팔아야 한다. 증권사나 은행도 한 곳만 가지 말고 여러 곳을 다녀 보고 자꾸 물어라. 몇 년 동안 가장 수익률 좋은 펀드가 무엇인지, 새로 나온 상품은 무엇이 다른지…. 네이버에도 물어보고 경제 관련 서적도 한번 읽어보고. 제일 좋은 것은 경제신문을 읽는 거다. 신문을 꾸준히 보면 경제흐름을 알 수 있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도 한 방법이다.
 

재무상담은 돈 많은 사람들이 받는 것 아닌가?

전혀 그렇지 않다. 돈 많은 분들은 세무사라든가 은행 PB 등 도와주는 사람들이 있다. 여기 올 필요가 없다. 요즘 가계빚이 1천조원을 넘었다고 하지 않나. 빚 없는 가정이 별로 없다. 그러다 보니 대출상담이 제일 많다. 말하자면 빚테크다. 또 워낙 저금리다 보니까 어디에 저축하면 좋을지 묻는 분들도 있고, 자기의 현재 재무상태를 점검받으러 오는 분들도 있다.


가계빚 정말 문젠데, 어떻게 관리해야 하나?
일단 가정경제가 마이너스가 되면 지출을 줄이는 방법이 가장 효과적이다. 그러나 이것은 엄연히 단기간 내에 발생한 위험에 대처할 때 쓰는 방법이다. 대출과 같은 장기부채로 마이너스가 발생했을 경우엔 반드시 유동성 자산을 현금화해 부채를 줄여나가야 한다. 예를 들어 주식이나 펀드 등을 통해 현금을 마련하는 것이다. 만기가 도래한 것이나 그것이 어렵다면 중도해지 시 손해가 덜한 자산부터 처분해 현금을 마련한다. 대출을 상환할 때도 금리가 높은 것부터 먼저 갚는다. 주택담보대출은 은행마다 금리가 다르다. 만약 주택담보대출이 있다면 금리가 좀 더 낮은 것으로 갈아타는 것도 방법이다.


‘빚도 자산’이라는 말이 있는데, 정말 그런가?
빈곤의 악순환은 빚에서 시작한다. 따라서 가정경제에서 부채는 되도록 만들지 말아야 한다. 요즘 금리가 워낙 낮다보니 대출금리도 낮다. 어떤 분들은 낮은 금리로 돈을 빌려 위험한 곳에 투자하는 분들이 있다. ‘대략 10%만 수익이 발생해도 이자를 갚고도 이익이 나니까.’ 이런 생각은 정말 위험하다. 내 돈이 아니면 다 빚이다. 흔히들 복리의 기적을 체험하라고 한다. 이자에 이자가 붙는 복리는 돈 불리는 재미를 체험하게 해준다. 그렇지만 복리는 빚에 대해서는 죽음의 마술을 부린다. 그야말로 늪이 된다. 지금 시대에는 되도록 부채를 만들지 않는 게 최선이다.


자녀들에게는 어떻게 금융교육을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아이들한테 처음엔 용돈을 주고 용돈기입장을 쓰게 했다. 그런데 생각처럼 잘 지켜지질 않더라. 그래서 정액으로 10만원 이렇게 정했다. 아이들한테 이 돈을 직접 주진 않는다. 통장을 만들어 적립해 주고 있다. 목적에 따라 은행에 4만원, 펀드에 4만원, 장기간 유지해야 하는 비과세통장에 2만원 이런 식이다. 아이들한테 정기적금이 뭐고, 펀드가 이런 것이라는 것을 직접 보여주는 거다. 자기 명의의 통장에서 돈이 불어나는 것을 보니까 아이들이 굉장히 좋아한다. 뿌듯해하고. 돈이 생기면 아까워서 못 쓰겠다고 하더라. 자연스럽게 절약하는 습관도 생겼다.


결국 ‘지출은 줄이고 저축하는 것’이 정답인 건가.
저축, 지출 두 가지만 잘 된다면 재테크는 어려울 것이 없다. 돈은 잘게 쪼갤수록 활용가치가 높아진다. 내 경험에 의하면 명확한 자신의 재무목표를 정하고 통장 쪼개기를 통해 자신만의 돈 관리 시스템만 만들면 돈은 저절로 모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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