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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개방 수준과 빠른 관세철폐로 수출 견인
박지은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 수석연구원 2016년 05월호



세계경기 부진과 유가하락 등 악화된 대외 여건 속에서도 한국의 대미 수출은 한미 FTA의 긍정적 효과에 힘입어 선전한 것으로 평가된다. 미국의 수입통계 기준으로 한국의 미국에 대한 수출 성과를 분석한 결과를 살펴보면 2015년 대미 수출은 전년 대비 3.2% 증가한 718억3천만달러를 기록했다. 2015년 미국의 전체 수입 규모가 전년동기 대비 4.4% 감소하고, 일본으로부터의 수입이 2.1% 감소한 것과 비교할 때 한국은 어려운 수출환경 속에서도 크게 선방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수입시장 점유율 변화를 통해서도 대미 수출 성과를 확인할 수 있는데, 한미 FTA 발효 이후 우리나라의 미국 수입시장 점유율은 꾸준히 상승해 지난해에는 15년 만에 최고치인 3.2%를 기록했다. 미국 수입시장에서 경쟁국인 일본과의 점유율 격차를 보더라도 발효(2012년) 당시 양국의 점유율 격차는 3.85%p였으나, 2015년 사상 최저치인 2.65%p까지 좁혀지는 등 미국 수입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FTA 수혜품목 수출 5.1% 증가, 비수혜품목 2.3% 기록


이러한 수출 성과는 FTA뿐 아니라 미국 경기, 소비자 선호, 기업 혁신 등 다양한 요소에서 기인하기 때문에 FTA가 우리의 대미 수출에 얼마만큼 기여했는지 단정 짓기는 매우 어렵다. 하지만 다음의 수치들은 한미 FTA의 긍정적 효과가 대미 수출에 반영된 결과를 보여준다.


먼저 FTA 관세 혜택이 있는 FTA 수혜품목을 중심으로 한미 FTA 성과를 살펴보면, 한미 FTA 발효 이후 지난 4년간 FTA 수혜품목수출이 연평균 6.7% 증가해 비수혜품목 5.8%증가를 상회하고 있다. 2015년 기준으로 FTA수혜품목 수출은 전년 대비 5.1%, 비수혜품목은 2.3%를 기록해 수혜품목 수출이 보다 활발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국가와 비교해도 FTA 수혜품목 수출은 일본(-7.8%)과 중국(4.2%)에 비해 양호한 성과를 보였을 뿐 아니라 FTA 수혜품목의 미국 전체 수입증가율(-11.9%)을 크게 상회한 것으로 드러났다.


FTA 수혜품목 수출증가에 있어 산업별로는 전기전자(12.5%), 기계(12.4%), 고무(11.3%), 농수산식품(12.9%) 산업에서 증가세가 두드러졌던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유압식 변압기, 전기제어용 보드/패널 등의 전기제품, 산업용 보일러, 타이어 등의 수출이 두 자릿수 이상의 증가율을 보이며 크게 증가한 데서 비롯한다. 비록 규모 자체는 크지 않지만 담배, 라면 등 인스턴트 면류와 같은 가공식품류의 수출 또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우리 수출기업이 실제 FTA를 얼마나 활용하고 있는지를 평가하기 위해 한미 FTA 수출활용률도 분석했다. FTA 수출활용률은 미국의 FTA 수혜품목의 대한(對韓) 수입액에서 실제 한미 FTA 관세 혜택을 받은 수입액이 차지하는 비중으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US ITC) 데이터를 이용해 구할 수 있다. 한미 FTA 발효 1년 차인 2012년에는 FTA 수출 활용률이 52.6%에 그쳤지만, 발효 2년 차부터 70.7%로 18.1%p 올랐고 발효 4년 차(2015년)까지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FTA 수혜품목 수출(235억5천만달러) 가운데 실제 FTA를 활용해 수출한 금액이 167억5천만달러에 달해 71.1%의 활용률을 기록하며 여타 FTA보다 안정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다.


FTA 활용이 가장 두드러지는 품목은 2.5% 관세가 철폐된 자동차부품으로, 지난해만 38억5천만달러가 관세 혜택을 받고 수출됐다. 활용률이 84.9%다. 고무타이어(관세 4.0%) 역시 13억9천만달러가 FTA를 활용해 수출됐으며 활용률은 99.5%에 달한다.



4년간 연평균 19% 성장세 보인 자동차 수출


이처럼 한미 FTA는 높은 개방 수준과 빠른 관세철폐 속도에 힘입어 우리나라의 대미 수출을 견인하고 있으며, 2016년은 이러한 FTA 수출증가 효과가 보다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된다. 가장 주목받는 품목은 우리의 대미 수출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승용차다. 한국 승용차는 지난 4년간 연평균 19.0%의 놀라운 성장세를 보이며 지난해 미국 수입시장에서 10.3%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주요 수출 상품이다. 발효 이후 지난해까지 4년간 유지됐던 2.5% 관세가 2016년 1월부터 철폐돼 승용차의 FTA 수출확대 효과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2016년 1~2월 미국 수입통계를 분석한 결과, 한국산 소형 승용차 수입이 전년동기 대비 35.3% 증가했으며, 수입시장 점유율도 29.6%로 1.0%p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세가 철폐된 지 2개월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FTA 활용률이 94.6%로 나타나 FTA로 인한 수출증대 효과가 두드러진다. 수출 주력품목인 중형 승용차 역시 전년동기 대비 22.1% 증가한 21억4천만달러를 기록해 향후 수출확대에 대한 기대가 크다.


전반적인 수출부진 속에서도 한미 FTA는 우리 수출의 버팀목이 될 뿐만 아니라 새로운 수출을 창출하는 데도 크게 기여했다. 한미 FTA 발효 전인 2011년에는 대미 수출품목 수가 5,541개에 머물렀으나 발효 4년이 지난 2015년 6,081개로 늘어났다. 품목 수만 늘어난 것이 아니라 참가기업도 큰 폭으로 증가해 2011년 2만8,091개사에 머물렀던 대미 수출기업은 신규 기업이 속속 뛰어들며 2015년 3만3,997개사로 늘어났다. 이는 다시 말하면 FTA로 우리 기업들이 새로운 사업 기회를 포착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따라서 앞서 언급한 승용차뿐 아니라 FTA 관세 혜택을 활용해 보다 적극적으로 미국 시장을 공략할 필요가 있다. 특히 지난 3년간 연평균 20% 이상 증가한 품목 중 관세가 철폐된 자동차 부품(관세 2.5%), 산업용 보일러(5.2%), 밸브(2.0%), 버섯(8.8¢/kg+20%), 합성 필라멘트사(8.0%) 등의 중소기업 주력품목이 유망할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일본, 중국, 대만, 유럽국가 등 FTA를 발효하지 않은 국가에 비해 가격 면에서 유리한 조건을 적극 활용해 미국시장을 공략할 필요가 있다. 특히 일본이 참여하고 있는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발효 이전에 한미 FTA를 활용한 시장 선점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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