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과 서양을 이어주는 실크로드의 중심에 위치한 페르시아는 비단ㆍ도자기ㆍ향료ㆍ보석ㆍ카펫 등의 교역뿐만 아니라 다양한 기술, 문화까지 이전하는 통로가 됐다. 이제 신 실크로드 무역의 거점인 이란은 한반도 면적의 7배가 넘는 국토와 7,500만명의 소비시장을 갖고 있다. 무엇보다 원유 매장량 세계 4위, 천연가스 매장량 세계 2위의 이란이 경제제재 해제 이후 급속한 경제성장을 하게 되리라는 기대가 이란시장의 매력이다.
37년 만에 경제제재라는 봉인이 해제돼 침체돼 있는 세계경제의 출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란에 투자나 금융거래가 가능해지고 건설시장이 재개됨에 따라 이란의 2016 년 발주액은 60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내수경기와 투자유치가 증진되고 더불어 구매력 상승으로 소비재 수요 폭이 확대됨에 따라 무역활성화가 예측된다. 특히 자동차 판매 및 생산이 향후 5년간 연평균 13% 이상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예측되는데, 이는 세계적으로 네 번째로 높은 수치다.
이란 정부는 석유ㆍ가스 부문에 2025년까지 5천억달러의 투자계획을 세우고, 키쉬(Kish) 가스 전 개발, 이란-인도 해저송유관 부설, 골샨 (Golshan) 및 페르도우시(Ferdowsi) 역외유전과 가스전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또한 세계 4위의 해외건설 발주량과 더불어 2020년까지 건설 부문 성장률을 5년 평균 3.4% 수준을 유지하려고 한다. 이를 위해 대외지급이 제한돼 왔던 해외 동결자산 1천억달러의 환수 및 국제금융시장으로의 신속한 접근이 주요 목표다.
이러한 긍정적 예측과 더불어 나타나는 문제점은 막대한 석유와 천연가스를 보유하고 있으나 장기간 제재로 시설과 정유능력이 노후화된 상태고, 또한 이란의 대외정치 행태와 주변국과의 관계에서 자국의 안보 정치적 노선을 고려해볼 때, 대외적으로 이란이 국제시장에서 우위를 회복하기가 쉽지 않으며 인플레이션 및 실업 문제도 단기간에 해결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핵협상 타결에 따른 경제제재 해제로 이란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경쟁국들은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중국은 2016년 1월 23일 시진핑 주석과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의 합의에 따라 이란의 테헤란과 마슈하드를 잇는 926㎞의 고속철도 건설공사를 시작했고, 원자력발전소 2기 건설과 중수로 설계를 포함해 이란 핵개발지원 사업을 준비 중이다. 일본은 7월 전에 아베 총리의 이란 방문을 계획하고 있으며, 이란 남동부 차바하르지역 내 항만과 산업단지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은 이 지역에 190억달러(약 21조원)의 투자를 공표한 인도와 공동으로 중앙아시아 지역 내 물류거점을 구축하는 등 중국 견제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5월 1일 박근혜 대통령의 이란 방문 이후 자동차, 가전제품 등 우리의 소비재 무역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또한 순차적으로 석유-가스전 및 인프라 개발에 투자가 본격화된다면 이번 방문에서 국내 기업들이 맺었던 협약들이 실현될 가능성이 높다. 한편 경제제재 기간 중에도 우리나라 기업이 철수를 하지 않고 있었기 때문에 한국기업에 대한 이란의 신뢰도는 매우 긍정적이다. 이란과 경제협력에서 실질적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정부의 지속적인 후속조치와 기업들 의 차별화된 전략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