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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자원부국 몽골, 중앙아시아 교통·물류·수출입 통로로 각광
송병구 단국대 몽골학과 교수 2016년 09월호

몽골은 유목사회를 기반으로 오랜 사회주의체제를 거쳐 1990년 민주주의 시장경제로의 체제전환을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가장 민주적이고 모범적으로 이룩해 낸 국가다. 인구는 300만명이 막 넘은 소국이지만 국토는 한반도의 7.4배인 대국이며, 세계 10대 자원부국으로 불릴 만큼 무한한 경제적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강대국인 중국과 러시아 사이에, 동북아에서는 미·일과 중·러 사이에 그리고 남북한 사이에 끼어 있는 외교적 약소국이기도 하다.



올해 한국에선 ‘몽골’이라는 국가이름을 언론을 통해 종종 접할 수 있었다. 몽골 대통령의 방한을 비롯해 얼마 전 몽골에서 개최한 아셈회의에 우리 대통령이 참석하고, 연이어 공식방문도 했으니 말이다. 가끔 학생들에게 ‘몽골’하면 무엇이 떠오르냐고 물으면 대다수는 ‘칭기즈칸, 초원, 말’이라는 세 단어로 모아진다. 전 세계에서 우리 한국과 역사·문화·언어·인종·지리적으로 가장 가까운 나라로 몽골을 꼽는 것에 비해 우리는 몽골에 대해 너무도 모르고 있다. 아니 관심이 없었다고 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무궁무진한 경제적 가치 가진 가깝고도 먼 나라

「고려사」의 기록에 따르면 995년 고려 성종 때에 학생들을 거란으로 보내 몽골어를 배우게 했다는 기록이 있고, 이를 근거로 1995년에 ‘한·몽 교류 1000년’이라는 행사를 열기도 했었다. 이처럼 한국과 몽골은 기록상으로 천년 이상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몽골의 선조라 할 수 있는 흉노가 고조선과 협력해 중국의 한나라를 견제했고, 고구려를 도와 당나라를 물리치기도 한 기록들도 있으니 실제로는 그보다 더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음이 분명하다. 이뿐만이 아니라 외모만으로는 구분할 수 없는 모습, 문화와 풍습에 스며 있는 서로의 동질감, 같은 계통으로 분류되는 언어적 유사성까지 한국과 몽골은 수없이 많은 부분에서 서로를 공감할 수 있는 이야깃거리가 있다.


여기에 더해 지도만 보면 바로 알 수 있지만 그동안 우리가 잘 인지하지 못했던 사실! 몽골은 비행기로 약 3시간이면 도착할 수 있는 우리의 가장 가까운 이웃국가 중 하나다. 이렇게 몽골은 단순한 이웃국가가 아닌 중국·러시아·일본과는 확연히 다른 특별한 이웃국가인 것이다. 가깝고도 먼 이웃나라 몽골을 주목해야 하지만 몽골이 아직도 멀게 느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아마도 근현대를 통틀어서 몽골과 교류한 사실이 거의 없기 때문일 것이다. 현재의 몽골은 1921년 사회주의혁명을 통해 독립을 한 이후 1990년 민주화로 체제전환을 이룰 때까지 70년 동안 한국과 일체의 교류가 없었다. 즉 민주화 이후 우리나라와 수교를 맺은 1990년까지 거의 교류가 없었다는 것이다. 또 몽골이란 국가에 대한 중요성을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아니 굳이 알 필요성을 못 느꼈기 때문이다. 수교 이후 한국과 몽골은 26년째를 맞이하고 있다. 30년이 가까워지는 세월인 만큼 양국은 그동안 엄청난 관계발전을 이뤘다. 하지만 우리 국민 대다수가 몽골에 대해 잘 모르며, 큰 관심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아직도 양국 관계는 가야 할 길이 멀다.


우리에게 그 중요성이 인식되지 않은 나라 몽골은 최근 동북아의 급변하는 정세 속에 그 전략적 위치의 중요성이 크게 부각되고 있다. 세계적인 자원부국으로 무궁무진한 경제적 가치를 가진 가깝고도 먼 나라 몽골을 이제 우리는 주목해야만 한다.


그렇다면 몽골은 어떤 나라이며, 왜 몽골이란 나라가 우리에게 중요할 수 있는가. 현재의 몽골은 유목사회를 기반으로 오랜 사회주의체제를 거쳐 1990년 민주주의 시장경제로의 체제전환을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가장 민주적이고 모범적으로 이룩해 낸 국가다. 인구는 300만명이 막 넘은 소국이지만 국토는 한반도의 7.4배인 대국이며, 세계 10대 자원부국으로 불릴 만큼 무한한 경제적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강대국인 중국과 러시아 사이에, 동북아에서는 미·일과 중·러 사이에 그리고 남북한 사이에 끼어 있는 외교적 약소국이기도 하다. 또 바다로 가는 통로가 막힌 내륙국가다. 이러한 몽골이 지금 우리의 가장 가까운 이웃으로 있으며 우리에게 환히 웃으며 함께 나아가자고 손을 내밀고 있다.


농·축산업의 해외개발기지로 활용 가능

자 이제 우리는 선택을 해야 한다. 몽골의 손을 덥석 잡아야 할까? 조금 기다려 볼까? 아니면 잡아야 할 손이 많으니 일단은 외면해야 할까?


나는 감히 우리는 몽골의 손을 덥석 그것도 꽉 잡고 함께 뛰어가야 한다고 주장하고 싶다. 그 이유는 첫째, 몽골은 자원강국으로 넓은 국토와 중앙아시아의 무역통로를 가진 무한한 경제적 가치가 있는 나라다. 빈약한 자원에 애를 먹고 있는 우리에게 바로 이웃에 이와 같은 자원부국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또 좁은 국토를 가진 우리와 달리 몽골은 넓고 풍요로운 초원을 농·축산업의 해외개발기지로 활용할 수 있으며, 중앙아시아의 교통·물류·수출입 통로로 이용할 수도 있다.


둘째, 몽골은 외교 안보적으로 동북아에서 전략적 가치가 매우 높다. 앞서 외교적 약소국이라 했지만 이 말은 동시에 자국의 이익에 근거한 살벌한 동북아에서의 외교전쟁에서 가장 객관적인 위치에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중·러와 미·일 사이에서, 남한과 북한 사이에서 어떤 편에도 치우치지 않는 철저한 중립적 위치와 행보를 보이고 있는 몽골을 열강들은 주목하고 있다.


셋째, 몽골이 한국을 원하고 있다. 몽골은 한국을 개발모델로 생각하고 있고, 우리의 노하우를 배우고 싶어 한다. 오랜 사회주의체제 기간 동안 의존해 왔으며 아직도 가장 친밀한 국가인 러시아는 민주화 이후 그 영향력이 급속히 퇴색하고 있다. 사회주의를 같이했다는 것 외엔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거의 없다. 최근 영향력이 막강해진 중국은 몽골이 가장 경계하며 몽골국민이 정서적으로 가장 적대시하는 국가다. 일본은 제국주의시절 몽골과 전쟁까지 한 국가였다. 반면 한국과는 원한이 전혀 없으며 오히려 매우 친근하다. 역경을 딛고 선진국으로 발돋움한 매우 부러운 나라로 인식하고 있어 한국을 이웃국가 중 가장 협력하고 싶은 나라로 생각하고 있다. 세 가지 외에도 더 많은 이유가 있지만 이것만으로도 우리가 몽골의 손을 덥석 잡고 함께 뛰어가야 할 이유로 충분하다고 판단된다. 여기에 몽골은 전 세계에서 우리와 가장 친근하고 유사한 외모, 문화, 감성을 가지고 있어 실리적인 외교에 감성적인 외교를 더할 수 있는 나라다. 가깝지만 아직은 먼 나라 몽골이 하루빨리 가깝고도 가까운 우리의 절친한 이웃국가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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