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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화 국제화는 양날의 칼··· 위협은 대비하고 기회는 살리고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 2016년 11월호



국내기업과 금융기관의 위안화 노출도가 높아지고 중국 투자자들의 국내 주식과 채권 투자가 점차 늘어나면서 중국과의 금융연계성이 점점 높아질 전망이다. 실물뿐만이 아니라 금융 면에서도 중국 의존도가 높아지면 중국경제나 중국 금융시장에서 발생된 충격이 실물과 금융경로를 통해 국내 금융시장에 증폭돼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국제통화로서 위안화의 위상이 점차 커지면서 우리 경제나 기업, 금융기관에도 적지 않은 영향이 예상된다. 위안화 국제화를 잘 활용하면 득이 될 수 있는 반면, 실물경제뿐 아니라 금융에서 중국과의 연계성이 높아지면서 나타날 부작용과 위험요인도 우려된다.

 

달러화에 편중된 외화 구조 개선 기대


 

향후 위안화가 대외 교역과 자본거래에서 널리 활용되면 외화 결제 및 조달 면에서 달러화에 편중된 구조적 취약성이 개선될 수 있다. 지난해 수출입 결제통화로서 달러화 비중은 84.2%에 달한다. 엔화, 유로화, 원화 결제 비중이 각각 4.0%, 5.6%, 3.5%에 불과하고 위안화 결제 비중은 0.8%로 미미한 수준이다. 대중 교역만 한정하더라도 달러화 결제가 93.8%로 압도적이고 위안화 결제 비중은 3.0%에 그친다. 자본거래에서도 달러화 편중 구조는 마찬가지다. 내국인의 대외투자나 외국인의 국내투자에서 달러화 비중이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우리나라의 외화 대외채무 중에서 70% 이상이 달러화 표시 부채다.

 

달러화에 편중된 외화 구조로 인해 미국의 금리정책이나 달러화 가치의 변화에 따라서 외환 및 금융시장이 크게 휘둘릴 수밖에 없다. 특히 미국의 금융긴축 시기에는 국내에 유입돼 있던 외국인 투자자금이 대거 이탈하면서 국내 주가 및 원화가치 하락을 야기한다. 대다수 신흥국이 비슷한 문제에 시달리고 있다. 달러화 부채가 많거나 외환 사정이 그리 넉넉지 않은 취약 신흥국의 경우엔 미국의 금리인상 시기에 외환위기에 직면하기도 한다. 1994년 말 멕시코 위기, 우리나라가 겪은 1997년 말 아시아 외환위기가 대표적인 예다. 현재도 미국 금리인상 이슈가 불거질 때마다 우리나라와 신흥국 금융시장은 흔들리곤 한다.

 

위안화 국제화가 진전돼 위안화 사용이 늘고 위안화가 안전통화로서 인정을 받게 되면 달러화 외에 위안화로의 통화 분산을 통해 미국으로부터의 충격을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위안화 사용을 늘리기 위한 위안화결제 기반을 마련하는 차원에서 지난 2014년 12월 서울에 원-위안 시장이 개설됐고 6월 말부터는 상하이에서도 원-위안 간 거래가 시작됐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위안 거래량은 지난 2분기에 일평균 21억7천만달러에 달해 원-달러 거래량 83억2천만달러의 26.1%에 달한다. 비교적 원-위안 시장이 성공적으로 정착해 가고 있는 셈이다. 대(對)중 교역을 중심으로 기업 실수요에 기반한 위안화 결제가 늘어나고 이것이 위안화 거래량을 늘려 다시 위안화 결제 여건을 개선하는 선순환 구조가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위안화 허브 경쟁 치열해질 듯… 우리만의 차별적 경쟁력 확보해야 

안화 국제화가 진전되면서 위안화 허브로서 주도적 입지를 차지하기 위한 각국의 경쟁이 치열하다. 위안화 허브가 된다는 것은 위안화 거래가 늘어나고 위안화 표시 채권 발행이나 차입 등 위안화 금융이 활성화된다는 의미다. 금융기관으로서는 새로운 성장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우리나라도 위안화 허브로 자리 잡기 위해 중국의 인접 국가로서 갖고 있는 유리한 조건을 잘 살려나가야 한다. 우리나라는 미국, 홍콩, 일본에 이어 중국의 네 번째 교역상대국이다. 중국은 단일국가로는 우리나라의 최대 교역상대국이기도 하다. 지난해 중국과의 총교역 규모는 2,300억달러 수준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대중 교역에서 흑자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대중 무역흑자가 468억달러에 달하는데 위안화 결제가 확산되면 대중 교역에서 확보된 위안화가 위안화 금융의 기반으로 작용할 수 있다.

 

자본거래에서도 양국 간 직접투자나 증권투자가 크게 늘어나는 추세여서 이 과정에서 위안화에 대한 수요와 공급이 적지 않을 수 있다. 위안화의 청산 결제나 유사시 위안화 유동성을 공급하는 청산은행으로 중국의 교통은행이 지정돼 있는 등 관련 인프라가 구축돼 있다. 국내의 잠재적인 위안화 수요와 공급을 충족시키는 한편, 이를 기반으로 해외기업이나 금융기관의 위안화 금융 수요를 국내로 끌어들일 수 있어야 한다. 아시아 지역에서 위안화 허브로서 우리나라보다 앞서 있는 홍콩이나 싱가포르 등과 경쟁하기 위해선 우리만의 차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국내기업과 금융기관의 위안화 사용 증대는 중국경제나 금융시장의 변화에 국내 금융시장이 더욱 민감해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앞으로 중국은 위안화의 국제화 진전을 위해 자국 자본시장을 더욱 개방하고 해외투자 제한을 푸는 한편 위안화 환율의 유연성을 확대하는 등 금융자유화를 꾸준히 실행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금융자유화는 중국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는 방향으로 작용할 것이다. 국내기업과 금융기관의 위안화 노출도가 높아지고 중국 투자자들의 국내 주식과 채권 투자가 점차 늘어나면서 중국과의 금융연계성이 점점 높아질 전망이다.

 

실물뿐만이 아니라 금융 면에서도 중국 의존도가 높아지면 중국경제나 중국 금융시장에서 발생된 충격이 실물과 금융경로를 통해 국내 금융시장에 증폭돼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이미 지난해 8월과 올해 초 중국경제의 경착륙 우려와 위안화 가치 급락이 불거지면서 국내 금융시장이 큰 혼란을 겪은 바 있다. 향후에도 중국기업의 과다부채, 부동산 버블 등은 중국경제와 금융시장뿐 아니라 국내 금융시장의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당장 위안화의 SDR 편입 이후 위안화가 절하되면서 불안한 모습이다.

 

한동안 위안화와 다른 움직임을 보이던 원화도 다시 동반절하 압력을 받고 있다. 위안화 국제화는 우리에게 양날의 칼이다. 달러화 의존도를 줄이고 위안화 허브로서 자리 잡을 수 있는 기회가 생긴 반면, 미국에 더해 중국이라는 또 하나의 큰 금융시장 교란요인이 생긴 것일 수도 있다. 중국으로부터 발생하는 위협요인에 대비하는 동시에 위안화 국제화에 따른 기회를 잘 살릴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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