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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패러다임을 준비하라!
박성준 동국대 국제정보보호대학원 교수, 블록체인연구센터장 2016년 12월호

새로운 틀 안에서 다음과 같은 법·제도를 제정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블록체인진흥법’을 제정해 블록체인에 대한 법·제도의 일반적 틀을 만들고, 이후 「전자정부법」은 블록체인정부법, 「전자금융거래법」은 블록체인금융거래법, 「자본시장법」은 블록체인자본시장법, 그리고 사물인터넷 진흥법은 블록체인사물인터넷진흥법 등이다.


현재 우리나라를 포함해 세상의 모든 경제구조는 신뢰기관이라는 기본적인 경제주체를 가정한다. 즉 현재의 경제구조를 지탱하고 있는 가장 큰 가정은 신뢰기관의 신뢰성에 대한 믿음이 필수적인 요소라는 것이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신뢰기관으로 인해 많은 문제점 또한 발생했다. 한편으로는 신뢰기관에 문제점이 발생했을 때 우리는 신뢰기관의 신뢰성 확보를 위한 또 다른 여러 가지 방안을 강구하고 해결하고자 했다. 여기서 한 가지 근본적인 의문이 일어난다. 왜 우리는 신뢰기관을 가정해야만 할까. 신뢰기관이 본질적으로 다양한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면, 신뢰기관이 없는 경제구조는 불가능한가? 인류 역사상 이러한 근본적인 문제에 대해 통찰하고 해결점을 제시한 것이 블록체인 기술이다. 즉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하면 신뢰기관 없이도 현재의 경제구조에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제3의 신뢰기관 없이도 P2P 네트워크에서 데이터 신뢰성 확보 가능해져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대표적 사례인 비트코인을 이용해 미국으로 외환을 송금하는 경우를 살펴보자. 현재의 외환송금은 신뢰성 확보를 위해 필요한 기관이 매우 많이 존재한다. 국내은행, 미국은행, 그리고 양 은행을 연결하는 국제결제기관 등이다. 물론 현실은 더 복잡하다. 그러나 비트코인을 이용한 외환송금의 경우 이러한 신뢰기관들 없이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또 다른 측면에서 단순한 기술적 가능성 이외에 우리에게 어떤 점이 좋아질까. 신뢰기관이 존재한다는 것은 경제 주체들이 신뢰기관들에 신뢰성을 확보해주는 대가로 경제적 이익(수수료 등)을 줘야 한다. 일반적으로 우리나라의 경우 외환송금 수수료는 평균 6% 정도다. 그러나 비트코인을 이용하게 되면 평균 1% 내외로 혁신적인 비용절감을 할 수 있다. 외환송금 수수료의 전 세계적인 평균은 15%에서 20%로 알고 있으며, 이 또한 비트코인을 활용하면 1% 내외가 된다. 즉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면 상당한 경제적 이익이 된다는 것이다.


블록체인을 파괴적인 기술이라 하는 것은 바로 현재 주요 경제주체인 은행의 역할이 사라진다는 것이다. 위에서 언급한 비트코인을 활용한 외환송금에서 은행 역할이 사라지고 네트워크 참여자들이 블록체인 신뢰기술을 기반으로 은행 없이 상호 간 외환송금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현재 경제구조의 근본적인 틀을 혁신하는 것을 의미한다.


블록체인 기술은 좁은 의미로 분산 데이터베이스로 생각하는 사람도 있고, 신뢰가 확보된 전자문서의 P2P 분산 저장기술로 이해하는 사람도 있다. 큰 틀에서는 맞는 말이지만 이는 블록체인 기술의 본질을 이해하는 데 한계가 있다. 필자는 블록체인을 P2P 신뢰네트워크 또는 P2P 신뢰비즈니스 네트워크라 정의한다. P2P 신뢰네트워크란 네트워크의 신뢰를 보장해주는 역할을 담당하는 제3의 신뢰기관(TTP; Trusted Third Party) 없이 P2P 네트워크의 신뢰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여기서 신뢰의 의미를 확대하게 되면 블록체인이 현재의 정보 보호문제를 해결해주는 것으로 착각할 수 있다. 블록체인 에서의 신뢰는 P2P 네트워크에서 전송되고 처리되는 데이터(또는 거래 내용, 가치)의 신뢰성을 확보해주는 것을 의미한다.


가장 중요한 본질은 제3의 신뢰기관 없이도 P2P 네트 워크에서 데이터의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블록체인의 본질적인 특성으로 현재 제3의 신뢰기관을 가정한 모든 비즈니스 모델을 P2P 비즈니스 모델로 전환할 수 있다. 즉 현재 제3의 신뢰기관을 가정해 서비스되는 모든 비즈니스 모델을 혁신할 수 있어 파괴적 기술로 간주하는 것이다. 이러한 연유로 블록체인 기술은 경제 분야뿐 아니라 우리가 사는 세상 모든 분야의 근본적인 틀을 혁신시켜 더욱더 공정한 사회를 구현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필자는 이러한 거대한 흐름을 블록체인 패러다임이라고 정의했다.


‘블록체인진흥법’ 제정 필요
이제 블록체인 패러다임을 준비해야 한다. 블록체인 패러다임을 준비하는 방향은 기술적 측면과 함께 관련 법· 제도 정립 등 2가지 측면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 국내의 블록체인 도입 시 먼저 새로운 관점(신뢰기관 대 P2P)에서 새로운 법·제도 제정이 필요하다. 이는 기존의 법·제도 틀 안에서 블록체인을 바라볼 수가 없다는 것이다. 현재 블록체인 도입 및 활성화를 위해 국내의 관련 법· 제도를 개선하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금융권 에서는 「전자금융거래법」 등을 개선해 블록체인에 기반을 둔 금융거래를 수용하려고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는 블록 체인 활성화를 달성할 수가 없게 된다. 즉 P2P 금융거래를 중앙집중식 금융거래의 법·제도 틀 안에선 블록체인 의 장점을 살릴 수가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새로운 틀 안에서 다음과 같은 법·제도를 제정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블록체인진흥법’을 제정해 블록체인에 대한 법·제도의 일반적 틀을 만들고, 이후 「전자정부법」은 블록체인정부 법, 「전자금융거래법」은 블록체인금융거래법, 「자본시장법」은 블록체인자본시장법, 그리고 사물인터넷진흥법은 블록체인사물인터넷진흥법 등이다. 이러한 법·제도 틀 안에서 P2P 네트워크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에 대해 공정하고 합리적인 규정을 만들어야 한다. 아마도 신뢰기관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역할(신뢰성 보증)이 새로운 역할(공정한 관리자)로 대치될 것으로 사료된다.


한편 관련 법·제도 제정과 함께 블록체인이 활성화되기 위해선 블록체인 기술의 문제점 또한 정확히 파악해 해결해야 한다. 블록체인 기술의 성능문제(scalability, 일반적으로 금융거래 속도를 의미)는 이미 많이 분석돼 있고, 여러 전문가들이 해결하고 있어 필자는 정보보호문제를 논하기로 한다. 즉 블록체인의 특성인 투명성으로 인해 정보의 비밀성 및 개인정보보호문제가 필연적으로 대두된다. 이러한 정보보호문제 또한 블록체인 활성화의 장애요인으로 작용한다. 기술적 측면의 블록체인 발전방향은 바로 정보보호문제를 해결하는 기능이 내재되는 방향으로 발전하게 될 것으로 사료된다. 블록체인의 정보보 호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반적으로 암호기술이 이용된다. 다양한 암호기술 중 블록체인의 정보보호문제를 해결하는 암호기술은 크게 영지식증명시스템(ZKIPs; Zero Knowledge Interactive Proof system)과 비밀계산(secure computation) 프로토콜이다. 이러한 연유로 필자는 정보보호 기능이 내재된 블록체인을 암호블록체인이라 명명하고 블록체인플랫폼과 암호기술플랫폼을 융합한 암호블록체인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여기서 언급한 2가지 문제가 해결되면 국내 블록체인 도입이 활성화될 것이다. 아마도 현재의 모든 서비스의 기반 인프라로 인터넷을 활용하듯 미래에 창출되는 모든 비즈니스는 암호블록체인 플랫폼에서 창출될 것이다.


결론적으로 현재의 세상이 신뢰기관 중심의 기본적인 틀을 가지고 있다면 도래할 세상은 신뢰기관이 필요 없는 블록체인에 기반을 둔 P2P 신뢰네트워크의 새로운 틀을 가지게 될 것이다. 이는 현재 모든 경제주체들의 위상을 파괴하고 새로운 경제주체들이 나타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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