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아세안센터는 어떤 곳인가? 한·아세안센터는 한국과 아세안 10개국 정부가 경제 및 사회·문화 분야 협력 증진을 목적으로 2009년 설립한 국제기구다. 한국과 아세안 회원국 간 무역·투자 증진, 문화·관광 협력, 인적 교류 확대를 통해 지역 간 협력을 강화하고 우의를 증진하기 위해 다양한 사업과 활동을 실시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한·아세안 문화교류의 해’를 맞이해 다양한 문화행사 등이 열리고 있다. 당장 6월부터 8월까지는 아세안의 자연과 문화, 사람들의 일상을 엿볼 수 있는 사진전이 서울 코엑스, 경기 안산 문화예술의 전당, 서울도서관 등에서 차례로 열린다.
올해로 아세안이 출범 50주년을 맞았다. 경제 파트너로서 아세안의 매력은? 연평균 5%의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성장률을 보이고 있는 아세안은 중산층 확대와 높은 젊은 인구 비율(35세 미만 인구가 전체의 약 63%)로 생산거점뿐 아니라 신흥 소비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제2의 교역상대로 지난해 교역 규모가 1,188억달러에 이르는 등 중요한 경제 파트너로 성장했다. 지난해 투자도 51억달러를 기록해 EU 25억달러, 중국 33억달러를 훌쩍 뛰어넘는다. 건설수주도 중동에 이어 2위다. 무엇보다 상호 보완적인 경제구조를 가지고 있어 윈윈(wim-win)할 수 있는 협력 파트너다. 또한 아시아적 문화와 가치를 공유하고 있어 문화적 갈등과 긴장의 여지가 적어 협력 가능성이 매우 높다.
아세안이 ‘포스트 차이나’로서의 역할도 가능할까? 중국을 완전히 대체하는 의미의 ‘포스트 차이나’는 어렵겠지만 장기적으로 ‘차이나 리스크’에 대비하고 교역, 투자 등 경제협력 관계를 다변화한다는 측면에서 접근해야 할 것 같다. 중국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 보니 리스크도 높지 않나. 다변화 과정에서 실질적인 협력을 추구할 수 있는 곳이 아세안이다. 대기업을 비롯해 중소기업도 많이 진출해 있다. 교역 측면에서도 10년 전과 비교하면 엄청난 발전을 했다. 아세안 자체의 경제 규모와 성장 속도, 그리고 한·아세안 협력의 발전 가능성을 고려할 때 아세안과의 경제협력은 매우 중요하다. 2010년 이미 아세안 투자액이 중국 투자액을 넘어섰다. 특히 중국의 최저임금 상승과 자국 기업 선호로 인해 노동집약 산업과 제조업 등은 베트남,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아세안 시장으로 많이 이전되고 있다.
한·아세안 FTA 발효 10주년이다. 그간의 성과를 평가한다면? 아세안과의 교역액은 FTA가 발효되기 전인 2006년 618억달러에서 2016년 1,188억달러로 2배 늘어났다. 무역수지도 크게 확대돼 2016년 기준 302억달러로 5배 이상 증가했고, 지난 10년간 연평균 27억1천만달러의 무역수지를 기록했다. 제조업 투자도 지속적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서비스업 투자도 확대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낮은 개방 수준과 비관세 장벽으로 인해 한·아세안 FTA를 활용하는 비율은 52.3%로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아세안이 우리나라의 교역 다변화를 위한 핵심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는 만큼 FTA 추가자유화 협상, 비관세 장벽 완화 등 무역활성화 조치를 통해 아세안 수출을 더욱 확대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세안 회원국 10개국의 경제 격차가 크다. 그래서인지 지난 2015년 말 출범한 아세안경제공동체(AEC) 통합도 더디게 진행되는 것 같은데, 어떤가? 2015년 말 아세안 공동체가 출범하면서 수립한 ‘아세안 경제공동체 2025 청사진’은 무역, 관세 절차와 통관 관련 제반 정보의 표준화를 통해 역내 무역을 촉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아세안 10개국의 통관 절차를 하나로 통일하고 거래비용을 줄이기 위해 아세안 단일창구(ASEAN Single Window)를 추진하고 있으며, 표준 통일(Harmonization of Standards)을 통한 기술무역장벽 및 기술규제 완화와 상호인증 표준화 등을 논의하고 있다. 무엇보다 경제통합 노력 중 가장 크게 진전되고 있는 부분은 관세 철폐다. 아세안 역내 관세는 2015년 기준 95.99% 자유화됐다. 특히 아세안 선발 6개국(브루나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의 관세는 사실상 모두 철폐된 수준인 99.2%까지 자유화됐다. 후발 4개국(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베트남)은 2018년까지 관세 철폐를 유예 받았으나 추진을 가속화해 현재 90.8% 수준까지 달성했다.
회원국 중에서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는 나라가 있다면?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이 없다. 다만 신흥 국가로서 발전 가능성과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가 기대되는 국가라는 측면에서 꼽자면 인도네시아, 베트남, 미얀마다. 2억6천만명의 세계 4위 인구대국 인도네시아는 높은 경제성장률과 한류의 영향으로 한국 제품의 선호도가 높아 국내 유통·화장품 기업들이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베트남은 높은 임금 경쟁력과 기업 친화적인 경제정책으로 국내 주요 제조업 공장이 진출하고 있다. 최근에는 식품, 유통 기업들도 중국을 잇는 소비시장으로 베트남을 주목하고 있다. 미얀마의 경우 아직 갈 길은 멀지만 도로, 항만, 전기 등 인프라 분야에서 대규모 프로젝트 사업이 진행될 것으로 전망돼 비즈니스 기회창출의 측면에서 예의주시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다. 아세안과도 여러 새로운 분야에서 협력이 가능할까? 동남아시아의 젊은 세대는 인터넷, SNS가 친근한 모바일 세대다. 경제 수준은 아직 떨어지지만 발전속도와 잠재력이 엄청나다. 아세안은 현재 지역통합을 가속화하고 경쟁력 있는 디지털 경제를 발전시키기 위해 ‘아세안 ICT 마스터플랜 2020’을 발표하는 등 공동의 노력을 지속적으로 기울이고 있는 상태다. 특히 세계 최고의 첨단 기술 국가로 빠르게 성장한 한국의 경험을 배우려는 열의가 대단해 우리를 ‘최고의 파트너’로 인식하고 있다. 한·아세안센터는 이러한 아세안의 변화하는 수요와 관심에 발맞춰 서비스로봇(싱가포르), 스마트시티(인도네시아), 스마트 제조업(말레이시아), 소프트웨어 및 IT(태국), ICT(브루나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사물인터넷(태국), 로봇(베트남), 전자상거래(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베트남, 태국) 등 4차 산업혁명 관련 분야에서 투자무역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각국 니즈에 맞춰 협력사업을 발굴 중인데 아세안은 시장을 선점한다는 측면에서도 결코 놓쳐선 안 될 지역이다.
끝으로 한 말씀? 아세안에서 한류의 인기는 거의 절대적이다. ‘한국의 것’이라면 무조건 다 좋아하는 수준이다. 드라마의 인기 때문인지 김치찌개, 떡볶이도 맛있다고 한다. 이런 호감도는 비즈니스에 좋은 영향을 끼친다. 다만 우려되는 것은 문화는 쌍방향으로 이뤄져야 하는데 지나치게 일방적이다. 한때 동남아를 휩쓸었던 J팝의 인기가 10년을 채 못 갔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상대방을 이해하고 다양한 문화를 보여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