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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것을 살려나갈 수 있는 생태계 구축이 필요
김윤정 한국과학창의재단 미래창의인재단장 2018년 02월호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안정적인 사무를 해온 이들에게 ‘창의’와 ‘혁신’에 대한 요구는 일단 막막하거나 부담스럽다. 특히 ‘사농공상(士農工商)’의 유교철학이 집단의 문화적 유전자로 뿌리 깊게 자리 잡은 우리 사회에서는 소위 ‘땜장이들의 활동(tinkering)’, ‘메이커(maker)’ 문화는 그저 손재주나 좀 있는 이들의 낮은 부가가치 활동으로 폄훼되는 경향마저 있다.
그러나 메이커들의 원초적 공간이었던 미국의 차고에서 HP, 애플, 구글, 아마존 등 내로라하는 글로벌 기업들의 창업이 이뤄졌음은 주지의 사실이며, 2011년 미국 캘리포니아의 18살 파머 럭키(Palmer Luckey)가 너무 비싼 가상현실용 헤드셋 디스플레이에 화가 나 값싼 부품들을 조립하고 테이프로 붙여 만든 ‘오큘러스 리프트(Oculus Rift)’가 몇 년 후 페이스북에 20억달러에 매각된 일은 ‘혁신성장’이 생활 가까이에서, 누구에게나 이뤄질 수 있음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공지능과 사물인터넷이 극도로 발달한 환경 속에서 새로운 일자리를 스스로 만들어내는 ‘창의적 인재(talent)’ 양성은 절체절명의 과업이다. 그러나 빠른 변화, 한정된 인적·물적 자원, 세기를 이어 고착된 교육시스템은 결코 그것이 녹록지 않음을 보여준다.
이에 교육에서도 ‘연결’과 ‘융합’으로 그 효과를 극대화하는 시도들이 이뤄지고 있으며 그 한가운데에 메이커 활동이 있다. 전 세계 메이커 스페이스에서는 ‘만들기 활용(hands on activity)’을 STEAM(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Art, Math) 및 코딩(coding) 교육과 접목시키면서 과학기술 및 디지털 소양을 높이고 첨단기술에 익숙한 미래인재들을 키워내고 있다. 나아가 그들의 관심사나 제작활동을 현장 전문가들과 연결시키고 지원함으로써 가치창출 활동으로 이어지게 하고 있다. 메이커 교육이 자연스럽게 기업가정신 교육 및 창업과 이어지는 것이다.
인생 이모작을 준비하면서 ‘나는 정말 무엇을 하고 싶은가’가 대답하기 가장 난감한 질문이었다는 지인의 고백이 필자에게는 너무나도 와닿았다. 지금의 기성세대에게는 스스로 좋아서 한 무모한 경험이 매우 적다. 미래세대에게는 오로지 시험과 대입만이 인생의 전부인 블랙홀이 문제다. 게다가 각박한 시절을 거치며 우리 사회는 모여서 서로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협력의 문화도 빈약하다.
이제는 좋아하는 것을 찾고 실천해보는 문화, 실패든 작은 성공이든 살려나갈 수 있는 생태계 구축이 필요하다. 그 방안의 하나가 교육이 될 수도 있고, 공간(메이커 스페이스)을 중심으로 다양한 이들을 연결하는 활동이 될 수도 있고, 주목 받고 박수 받는 장을 마련해주는 기회 지원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끊임없이 내 안의 틀을 깨는 시도가 긴 인생에서 유의미하고 가치 있는 활동이 될 것이라는 공감대의 확산일 것이며 민관이 협력해 메이커 무브먼트(Maker Movement)라는 문화적 운동을 펼치는 이유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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