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 경제는 저성장 기조의 고착화라는 구조적인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경제개발기에 추진됐던 대기업 중심의 기업육성정책이 성과를 보이면서 우리 경제는 2000년대 중반까지 급속한 경제성장을 이룩했으며, 이제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그렇지만 산업구조의 성숙화와 함께 기업자본 축적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경제성장률은 떨어지고 실업률은 상승 추세다. 국가 간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글로벌시장에서 도태되지 않으면서 개별 경제주체의 효용수준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경쟁력 강화를 통한 경제성장률의 제고가 무엇보다 절실하다. 경제성장률 제고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경제주체는 기업이다. 급속한 고령화의 진행과 더불어 인구감소가 예견되고 있는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성숙기에 접어든 전통적 산업들은 대부분 대기업들의 과점형태로 산업구조가 경직화돼 있다. 이 단계의 기업들은 안정된 수익의 창출을 통해 현재의 먹거리를 제공하는 역할은 충실히 수행하고 있지만 급변하는 시장환경 속에서 다음 세대의 수익원으로서의 역할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인가에 관해서는 불확실성이 너무나도 크다. 기술의 발전은 필연적으로 기존 산업의 쇠퇴와 신산업의 태동을 야기한다. 새로운 기술과 아이디어를 접목해 이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부가가치를 창출하려는 시도를 장려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혁신기술에 기반한 스타트업과 벤처기업의 성장이 중요하다.
스타트업과 벤처기업의 성장을 위해서는 양질의 인적자본과 풍부한 모험자본의 공급이 필수적이다. 새로운 형태의 상품이나 서비스를 발굴하는 작업에는 높은 수준의 사업위험이 수반된다. 성공했을 경우에는 높은 수준의 보상을 기대할 수 있지만 실패할 확률도 상당히 높기 때문이다. 사업과 관련된 위험수준을 감안할 때 스타트업과 벤처기업에 대한 자금공급은 은행에 의한 대출방식보다는 자본시장을 통해 모험자본을 공급하는 방식이 비교우위를 갖는다. 부채성 기업금융은 담보대출의 비중이 높고, 보증과 같은 정책금융에 대한 의존도가 과도한 상태이기 때문에 자금의 공급에 한계를 갖는다. 반면 자본시장을 통한 모험자본의 공급은 불확실한 미래의 수익가능성으로부터 발생하는 사업위험을 효율적으로 분산시킬 수 있어 최적수준의 자본공급이 가능하다. 모험자본시장은 크라우드 펀딩, 엔젤투자자, 벤처캐피털, 사모펀드(PEF; Private Equity Fund), 코넥스시장, 코스닥시장 등의 다양한 요소로 구성된다. 이 중에서 코스닥시장은 모험자본 공급 생태계의 최정점을 이루는 중요한 시장이다. 국내 M&A시장이 부진한 상황임을 감안할 때 벤처캐피털이나 PEF는 투자자금의 중요한 회수수단으로서 코스닥시장을 활용한다. 스타트업이나 벤처기업에 공급했던 기존 자금을 회수해 새로운 투자처를 발굴하는 선순환 과정의 중요한 매개체인 것이다. 결국 코스닥시장은 혁신벤처기업에 대한 자금공급을 지원함으로써 국가경제의 성장을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 미래의 성장엔진 육성에서 중요한 기능을 담당할 코스닥시장의 발전을 위해 시장과 정책당국의 적극적인 협력이 필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