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내용으로 건더뛰기

KDI 경제교육·정보센터

ENG
  • 경제배움
  • Economic

    Information

    and Education

    Center

Now
어종 회복 위해 휴어제와 TAC 강화 동시 추진
조일환 해양수산부 수산자원정책과장 2018년 06월호



TAC 대상 어종과 업종을 확대해 연근해 어획량에서 TAC로 관리되는 비율을 대폭 상향하고 소진율도 90% 이상으로 높일 계획이다. 아울러 TAC가 충분히 강화될 경우 여타 규제는 최소화할 방침이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1인당 수산물 소비량이 가장 많은 나라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들의 1인당 수산물 소비량은 연간 58.4kg으로 일본(50.2kg)보다도 많고 계속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 계절에 따라 생산되는 수백 가지의 다양한 수산물은 우리 국민들의 식탁을 풍요롭게 해준다.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됐던 지난 4월 27일 남북정상회담의 메뉴를 봐도 우리나라 식문화에서 수산물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알 수 있다. 육류는 쇠고기 한 종류였지만 수산물은 문어, 민어, 해삼, 달고기, 도미, 메기 등 7가지가 만찬에 사용됐다. 우리 국민의 이러한 수산물 사랑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수요 증가와 연근해어업 생산량 감소로 지난해 수산물 수입 사상 최대
하지만 국내 수산자원 상황은 계속 악화되고 있다. 지나친 어획과 중국 어선의 불법조업, 해양생태계 변화 등에 따라 우리나라 연근해어업 생산량은 2016년과 2017년 연속해 93만톤 수준으로 감소했다. 과거에 그야말로 발에 차이도록 흔했던 명태와 쥐치는 이미 사라졌고 다른 어종자원의 상황도 심상치 않다. 오징어의 어획량이 급감해 ‘금징어’로 불리고 짬뽕이나 분식집 튀김에서 오징어를 찾아보기 어렵다는 것이 단골 뉴스가 됐다. 국산 고등어는 크기가 작아져 상당 부분이 식용이 아닌 물고기 사료용으로 쓰이고 대신 국민들의 식탁에는 노르웨이산 고등어가 점점 자리를 넓혀가고 있다. 수산물에 대한 수요는 계속 증가하는데 국내 연근해어업 생산량은 감소하니 수산물 수입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지난해 우리나라 수산물 수입은 148만톤, 51억4천만달러로 사상 최대 수준이었다.
‘왜 이렇게 된 것인가?’, ‘그동안 정부는 무엇을 하고 있었는가?’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사실 우리나라의 수산자원관리제도는 상당한 수준이다. 미국 워싱턴대 연구팀이 2017년에 전 세계 수산물의 80%를 생산하는 28개 주요 수산국가의 수산자원관리 실태를 분석해 발표했는데 우리나라는 12위로 아시아에서는 1위였다. 우리나라는 어선 척수, 어구 수 등 어획노력량을 통제하고 있고 주요 어종에 대해 금어기와 금지체장(禁止體長) 설정, 총허용어획량제도(TAC; Total Allowable Catch)를 운용하고 있다. 수산자원관리를 위한 제도는 대부분 갖추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나라의 수산자원과 어획량은 계속 감소 추세다. 현행 수산자원관리제도가 수산자원 감소세를 되돌리기에는 아직 부족하며 대폭 강화가 필요하다는 반증이다.

과잉 어획된 어종의 회복을 위해 가장 확실한 방법은 어획노력량을 줄이는 것이다. 그간 주로 사용된 방법은 어선을 줄이는 감척인데 대규모 실직 문제가 발생하고 자원 회복 시 생산증대를 도모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이에 새로이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 ‘휴어제’다. 휴어제는 말 그대로 어업을 일정기간 쉬는 것으로, 해외 여러 국가에서 이미 시행하고 있는 제도다. 미국, EU, 일본 등에서 다양한 형태의 휴어제를 실시해 상당 부분 효과를 거뒀고 중국도 3개월간의 하계휴어기를 지난해부터 4개월로 강화해 실시하고 있다. 사실 중국이 가장 강력한 휴어기를 실시하고 있다. 5월에서 8월까지 4개월간 모든 연근해어선의 출어가 전면 중지되며 이 기간 동안 수산자원도 상당히 회복된다. 그러나 중국은 TAC와 같은 어획량 규제가 없고 휴어기가 끝나자마자 모든 어선들이 일시에 출어해 싹쓸이 조업을 하기 때문에 휴어기의 효과가 제대로 나타나지 못하고 있다.
중국의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 우리나라의 휴어제는 TAC 강화와 함께 추진될 계획이다. TAC는 수산자원을 지속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수준으로 어획량을 제한하는 가장 확실하고 효율적인 수산자원관리제도다. 우리나라의 TAC는 1999년 4개 어종으로 시작해 현재는 11개 어종으로 확대됐다. 많이 발전하기는 했지만 아직 개선할 점이 많다. 연근해어업 생산량의 약 25%만이 TAC로 관리되고 있고 소진율도 70∼80%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TAC 이행관리체계나 규정 위반 시 제재조치도 대폭 강화할 필요가 있다. 향후 TAC 대상 어종과 업종을 확대해 연근해 어획량에서 TAC로 관리되는 비율을 대폭 상향하고 소진율도 90% 이상으로 높일 계획이다. 우리나라의 어업관리 및 수산자원관리제도가 너무 복잡한 측면이 있는데 TAC가 충분히 강화될 경우 여타 규제는 최소화할 방침이다.


올해 주꾸미 금어기 신설···고등어 금지체장도 노르웨이 수준으로 강화
금어기와 금지체장은 각각 산란기 어미 물고기와 어린 물고기를 보호하기 위한 제도다. 우리나라는 41개 어종에 대해 금어기, 40개 어종에 대해 금지체장을 정해서 시행하고 있는데 지속적으로 강화해나갈 계획이다. 주꾸미의 경우 올해에 금어기(5.11∼8.31)를 신설해 적용하고 있다. 고등어는 21cm인 금지체장을 노르웨이 수준인 30cm까지 단계적으로 강화할 계획이며, 갈치 등 기타 주요 어종의 금지체장도 강화할 계획이다.
2016년과 2017년 연근해 어획량이 100만톤 이하로 감소한 것은 수산자원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자원 감소에 따른 위기감은 현장 어업인들이 가장 직접적으로 느끼고 있으며 이에 따라 어업인들의 의식도 많이 달라졌다. 최근에는 어업인 스스로 휴어를 실시하거나 금지체장과 금어기 강화, TAC 실시 등을 요청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수산자원 회복에는 국민들의 동참도 필요하다. 알배기 주꾸미 등 산란기 어미 물고기는 맛은 있지만 자원 상황이 좋지 않은 경우에는 가급적 소비를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자원관리 강화조치는 단기적으로는 어업인들에게 손해가 되고 국민들에게도 불편할 수 있으나 중장기적으로는 어획량을 더 많이 올리고 지속적으로 계절별미를 맛보기 위해 불가피하다. 수산자원 회복을 위한 국민 및 어업인들의 이해와 자발적 참여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보기 과월호 보기
나라경제 인기 콘텐츠 많이 본 자료
확대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