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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금리인상 단행···신흥국 디폴트 도미노로 이어질까?
박병률 경향신문 경제부 차장 2018년 07월호



미국의 잇단 금리인상에 일부 신흥국들이 휘청거리고 있다. 양적완화 당시 미국의 저금리를 피해 투자됐던 돈이 미국으로 되돌아가면서다. 신흥국의 환율은 폭락하고 주가는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아르헨티나, 터키, 인도네시아, 멕시코, 브라질에 이어 최근에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이하 남아공)도 경보등이 켜졌다. 일각에서는 신흥국의 긴축발작(선진국의 긴축으로 신흥국의 환율폭등과 주가약세가 발생하는 현상)이 자칫 글로벌 위기설로 확대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하고 있다. 실제 미국 국채금리가 3%를 넘어선 5월 한때 이 같은 우려는 최고조에 달했다. 주식자금, 채권자금이 모두 순유출됐는데 월간 단위로는 2016년 11~12월 트럼프 탠트럼(트럼프 대통령 당선으로 신흥국의 환율폭등, 주가약세가 발생한 현상) 이후 처음이다. 블룸버그 자료를 보면 주식시장에서 브라질은 4월 13억달러 순유입에서 5월 23억달러 순유출로 전환됐다. 남아공은 5억달러 순유입에서 13억달러 순유출로, 말레이시아는 4억달러 순유입에서 6억달러 순유출로 반전됐다.
채권시장도 상황은 비슷하다. 인도는 56억달러, 터키와 남아공은 20억달러 이상 순유출됐다. 경상수지 적자가 누적되고 해외자금 비중이 커 대외취약성이 높으며 유가상승에 취약한 신흥국들에서 자금유출이 급격하게 증가했다.
돈이 빠져나간 자리에는 환율폭락이라는 상흔이 남았다. 지난 6월 15일 기준 아르헨티나의 달러 대비 페소화 가치는 역대 최저로 연초 대비 29%가 절하됐다. 터키 19%, 브라질 11%, 인도 6%, 멕시코 5% 등 줄줄이 절하됐다. 인도네시아도 5월 한때 심리적 저지선이라는 달러당 1만4천루피아가 깨졌다. 각국은 환율폭락을 막기 위해 금리를 잇달아 올리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한 달 새 두 차례 금리를 50bp(이자율을 계산할 때 사용하는 최소 단위로 1bp는 0.01%) 올렸다. 터키는 5월 23일 300bp, 6월 7일 125bp 등 보름 사이 425bp(4.25%p)를 높였다. 아르헨티나는 외환을 퍼붓고 금리를 40%까지 끌어올려도 페소화 폭락이 진정되지 않자 IMF에 500억달러 구제금융을 요청했다.
지난해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는 터키, 아르헨티나, 파키스탄, 이집트, 카타르를 ‘새로운 5대 취약국’으로 분류했다. 가장 최근에는 경제분석기관인 옥스퍼드 이코노믹스가 “대규모 경상수지 적자를 기록 중인 터키, 남아공, 콜롬비아, 아르헨티나의 금리상승세가 가파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제금융센터는 올해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이하 연준)가 네 차례에 걸쳐 금리를 올리고 대차대조표 축소(대차대조표를 맞추기 위해 부채를 줄이는 것)를 단행하면 신흥국 채권투자 자금 유입이 400억달러(약 43조원) 이상 축소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6월 13일(현지시각) 미 연준은 금리를 0.25%p 인상해 이제 두 차례 인상을 마무리했다.
신흥국 불안이 일시적일 것이라는 분석도 있지만 소수다. 미국이 계속 금리인상을 단행할 예정인 데다 유럽중앙은행(ECB)도 내년까지 예금금리를 10bp 올리는 등 양적완화 종료에 합류했기 때문이다. 통화가치 급락과 자본유출을 이기지 못하고 실제 디폴트 사례가 나올 경우 ‘디폴트 도미노’가 벌어질 개연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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