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시대가 다시 열렸다. 미국 정책금리 이야기다. 시장의 예상대로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정책금리를 1.50∼1.75%에서 1.75∼2.00%로 0.25%p 인상했다. 이로써 미국의 정책금리는 2008년 이후 10년 만에 2%대를 기록했고, 미국과 한국의 금리 격차가 0.5%p로 2007년 8월 이후 가장 크게 나타났다. 더욱이 6월 FOMC에서는 미국 경제 회복과 인플레이션에 대한 자신감이 높아지면서,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입장을 내비쳤다. 이로써 미국은 올해 금리를 네 차례 인상할 것이라고 시사했다. 미국의 금리인상 횟수가 기존 전망치보다 상향조정되면서 신흥국 위기설이 불거지고 있다. 더욱이 지난 5월 아르헨티나가 큰 폭의 금리인상을 했음에도 외환시장을 방어하지 못하고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했다. 경상수지와 재정적자가 누적되고 인플레이션이 부각되는 등 비슷한 경제 문제를 가진 국가들로 우려가 확산되면서 터키, 브라질의 통화가치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또한 정치적 불확실성이 등장하면서 러시아 루블화 하락, 그리고 최근에는 이탈리아, 그리스 등에 대한 우려로 연결되고 있다. 여기에 신흥국의 리스크를 나타내는 경제지표들이 일제히 상승하는 등 신흥국의 외국인 자금 유출 가능성이 확대되고 있다. 실제 신흥국 22개국에 대해 CDS(신용부도스와프) 프리미엄, 환율 변동성, IMF의 위기판단지표, 외환보유고 등을 기준으로 위기 가능성을 평가했다. 평가 결과 아르헨티나, 터키,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이하 남아공), 멕시코, 이집트, 미얀마, 우크라이나 등이 위기 가능성이 높은 국가로 분류됐다. 먼저 CDS 프리미엄 증가율과 통화가치 절하율을 평가한 결과 22개 신흥국 평균치보다 높은 변동성을 보인 멕시코, 남아공, 브라질, 터키, 아르헨티나 등이 위기 가능성이 높은 국가로 나타났다. 특히 아르헨티나, 터키, 브라질의 CDS 프리미엄은 2018년 연초 대비 6월 11일 기준으로 148.2%, 145.6%, 102.0% 상승했고, 이들 국가의 통화는 같은 기간에 29.1%, 18.4%, 11.0%씩 절하되면서 여타 신흥국보다 변동폭이 크게 나타났다. 또한 물가상승률, GDP 대비 경상수지, 재정수지, 정부부채, 외환보유액 대비 단기외채 비중 등을 포함한 IMF의 위기판단지표로 평가한 결과 아르헨티나, 터키, 이집트, 미얀마, 남아공, 우크라이나 등 6개 국가가 고위험군으로 평가됐다. 아울러 IMF의 위기판단지표로 평가한 결과에서 위험성이 높은 것으로 분류된 터키와 아르헨티나, 남아공은 외환보유액 측면에서도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돼 여타 신흥국에 비해 위험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신흥국 위기설에 따른 국내경제 영향을 보면, 위기 가능성이 높은 국가들의 세계 GDP 비중 및 한국 수출 비중이 높지 않은 점을 감안할 때 세계경제와 국내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됐다. 다만 신흥국 위기가 일부 국가에서 시작돼 경제 규모가 큰 신흥국으로 전이될 경우 국내경제와 세계경제에 위협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따라서 취약 신흥국의 위기가 신흥국 전반으로 확대될 가능성에 대해 모니터링하고 안전망을 강화해 대비해야 한다. 더욱이 미국 금리인상 가속, 신흥국 취약성 부각, 무역전쟁, 유가 상승 등 글로벌 악재가 복합 상승작용을 일으키지 않도록 재정, 통화, 환율의 치밀하고 꼼꼼한 정책 조합과 일관성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