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철한 추진력으로 인도를 바꾸고 있는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인기가 지속되는 비결은 무엇일까? 첫째, ‘짜이팔이 소년’이라는 출생 배경이 서민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줬다. 하층 카스트 출신도 총리가 될 수 있다는 것이 변화를 염원하던 서민과 청년에게 ‘무엇이든 할 수 있고, 비전을 성취할 수 있다’는 희망의 아이콘이 된 것이다. 둘째는 인도의 새로운 전환과 미래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모디의 능력이다. 위대한 인도 건설을 위한 인프라 개선(인프라 투자 확대와 스마트시티 건설 등), 의식 변화(클린 인디아, 부정부패 척결 등)와 경제성장(메이크 인 인디아, 스타트업 장려 등) 등이 국민에게 호응을 받고 있다. 셋째는 청중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언변이다. 모디 총리는 개혁조치로 서민들이 겪게 되는 불편과 어려움을 언급하며 일정 기간이 지나면 새로운 시대가 도래해 혜택을 입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여기에 적절한 손동작과 확신에 찬 발언의 강약 조절 등 타고난 설득력도 장점으로 꼽힌다. 그러나 모디에겐 ‘극우 힌두주의 성향의 리더’라는 강성이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한다. 구자라트 총리 시절 수천 명의 무슬림 사상자를 낸 2002년 폭동 사건을 방조했다는 의구심은 대법원의 ‘혐의 없음’이라는 최종 판결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단점으로 남아 있다. 최근에는 그의 정책이 청년층과 하층 카스트를 중심으로 한 캠페인 위주이며 실질적인 성과가 미흡하다는 비판도 증가하고 있다. 지금 그에게 이 모든 것을 극복하기 위한 경제성장률 제고와 다양한 계층을 포용할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한 이유다. 모디 총리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향후 정책방향은 표심 확보를 위한 포퓰리즘 확대와 개혁정책의 지연이 불가피하다. 먼저 살펴볼 것은 포퓰리즘 확대다. 서민과 빈곤층 대상의 지원금 확대 등이 추진될 예정이다. 지난 8월 15일, 인도의 72주년 독립기념일 연설에서 모디는 “서민 복지 증진을 위한 모디 케어를 9월 25일부터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농민들의 표심 확보를 위해 7월에 이미 농작물 최저 수매가격을 인상했으며, 농작물 수출정책 도입을 통해 2022년까지 농가 소득을 2배로 증가시킬 것이라 확신했다. 여성 대상 범죄에 대해서도 강경 대응을 천명했다. 전체 인구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농민과 여성 및 자신을 지지해준 청년층과 달리트(불가촉천민)의 지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둘째, 추가적인 개혁조치나 표심에 부정적인 정책 도입은 쉽지 않을 것이다. 경제성장률 제고를 위해 필요한 토지수용법과 노동법 개정은 추진될 가망성이 없어 보인다. 일자리 창출을 위한 제조업 유치에 필요한 정책이지만 정치가로서 연임이 우선돼야 인도의 대전환과 개혁정책 추진이 가능하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독립기념일 연설에서 새로운 이니셔티브나 개혁조치의 발표가 없었던 것도 이를 반영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내년 총선은 인도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이다. 총선에서 모디 총리가 승리하겠지만 얼마나 득표할 것인가에 관심이 집중돼 있는 한편, 과반을 얻기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연합 정당들의 지지를 끌어내 인도를 G3로 이끌어가기 위해서는 모디 총리에게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