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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하는 인도, 그 중심에는 인터넷이 있다
나확진 연합뉴스 기자·전 뉴델리 특파원 2018년 09월호



불과 몇 해 전만 해도 인도를 여행한 이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인도 여행은 시작부터 고행인 경우가 태반이었다. 연착되기 일쑤인 기차에 깨끗하지 않은 숙소, 릭샤왈라(삼륜차 기사)와의 흥정과 바가지. 이 때문에 힘든 것은 외국인뿐 아니라 인도 현지 주민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이 같은 환경은 불과 수년 사이에 그야말로 극적으로 바뀌고 있다. 지방 중소도시에도 공항이 들어서고 그곳에 열차요금을 조금 넘는 수준의 국내선 항공기가 취항하기 시작했으며 메이크마이트립(Make My Trip), 야트라(Yatra) 등의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손쉽게 여객기 티켓을 예매할 수 있게 됐다. 또한 호텔의 경우 오요(OYO)와 같은 인터넷 숙박체인과 제휴한 표준화된 중저가 숙소들이 다수 공급되기 시작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도시 내 이동 수단이다. 스마트폰에 택시 앱인 우버(UBER), 올라(OLA)만 깔아놓으면 웬만한 도시에서는 걱정을 접어둘 수 있다. 물론 과거에도 우리 돈 몇만 원으로 렌터카를 빌려 사용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그러지 않더라도 바가지 걱정 없이 편하게 이곳저곳 다닐 수 있게 됐다. 우다이푸르, 아우랑가바드 등 관광도시에서는 릭샤왈라들이 100~200루피(약 1,600~3,200원)를 부르는 거리를 올라 택시를 타고 몇십 루피에 가는 경험도 쉽게 할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기존의 산업에 인터넷이 결합하면서 이뤄진 것들이다. 물론 이는 인도에 국한된 것이 아닌 세계적인 흐름이지만, 종전에 숙박, 대중교통 등에서 안정적인 시스템이 구축되지 않았던 인도와 같은 환경에서 그 변화의 효과는 훨씬 더 크게 작용할 수밖에 없다. 사실 우리나라만 하더라도 그동안 탄탄히 구축된 택시망과 이를 뒷받침하는 법적 시스템 때문에 우버 택시가 안착하지 못하고 좌절하지 않았는가. 인도에서도 우버, 올라 등 택시앱 업체들에 대한 기존 택시사업자들의 반발과 정부의 규제 시도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예전에 겪어보지 못한 안락함에 대한 대중의 수요가 이 같은 저항을 상대적으로 쉽게 극복할 수 있게 만들었던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인도의 1인당 GDP가 2천달러 수준에 머문다는 점 때문에 자칫 인도경제가 가진 힘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거나 낮춰 보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그러나 최근 세계은행 발표에 따르면 인도의 국가 전체 경제 규모를 보여주는 총 GDP는 지난해 2조5,975억달러로 프랑스를 제치고 세계 6위에 올라섰다. 12위로 내려선 우리나라의 GDP 1조5,308억달러의 1.7배에 해당한다.
이 같은 경제 규모로 인해 인도에서는 어느 한 분야에 국가적으로 돈이 몰리기 시작하면 특정 분야 산업이 중간단계를 생략하고 2~3단계 점프하는 일이 종종 벌어진다. 실제로 2017년 7월 인도 최고 부자로 알려진 무케시 암바니 회장이 이끄는 릴라이언스 지오가 막대한 자본을 투입해 4G 무선인터넷망을 구축하고 한 달에 3천원도 안 되는 요금으로 15GB의 데이터와 무제한 음성통화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자 순식간에 수억 명의 4G 인터넷 사용자가 생겨났다.
인도는 항상 변화하고 있다. 최근 변화의 중심에는 나날이 다른 산업과 결합하는 인터넷이 있고, 그 변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려는 13억명의 인도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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