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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품질 벼 품종 18종 개발…외래품종보다 밥맛·품질 뛰어나
이점호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작물육종과장 2020년 01월호


2018년 국민 1인당 밥쌀 소비량은 61kg으로 1970년의 136kg과 비교하면 절반도 안 되는 수치다. 이와 같은 쌀 소비량 감소는 국내 벼 품종개발에도 큰 변화를 가져왔다. 특히 1994년 우루과이라운드(UR) 협상은 국제 쌀시장 개방과 맞물려 우리나라 쌀 연구의 방향을 고품질 중심으로 완전히 전환하는 계기가 됐다.
2000년대 초 농촌진흥청은 국제 쌀시장 개방화에 대비해 ‘최고품질 쌀 개발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최고품질 쌀은 품종개발 단계부터 기존 쌀보다 엄격한 4가지 기준을 설정했다. 먼저 밥맛은 국내에서 가장 맛있는 ‘일품벼’보다 좋아야 하고, 둘째로 쌀 외관 품질은 ‘추청벼’보다 좋아야 하며, 셋째로 도정 특성은 왕겨 껍질이 얇고 쭉정이가 적어 도정수율이 75% 이상이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농가에서 농약 없이 안전하게 재배할 수 있도록 병해충저항성 유전자를 2개 이상 가져야 한다. 이런 기준에 맞춰 농촌진흥청은 2003년부터 지금까지 최고품질 쌀 18품종을 개발해 전국에 보급하고 있다.
이들 쌀 품종은 그동안 국내에서 재배됐던 외래 벼 품종들의 밥맛 및 품질의 벽을 뛰어넘었고, 내병충성 및 재배안정성 등에서 그 우수성이 입증됐다. 그 근거는 지난 10년간 우리 쌀과 경쟁하는 외국 쌀을 대상으로 국내외에서 실시한 밥맛 검정 결과 우리 쌀이 더 우수하다는 결과를 얻은 것이다. 일본의 ‘고시히카리’는 우리 품종과 비교할 때 밥맛은 비슷하나 생산량이 적고 병충해에 약하며 성숙기에 잘 쓰러져 농가에서 재배하기 불편하다. 이처럼 우리나라 최고품질 벼 품종은 일본·중국·미국 등의 쌀과 비교해 과학적으로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으나 일부 외래품종(고시히카리, 히토메보레 등)이 브랜드 선호도에 따라 비싼 가격으로 유통되는 현실이 안타깝기만 하다.
2019년 우리나라 최고품질 벼 품종의 재배면적은 18만6천ha(25.2%)로 해마다 급증하고 있다. 현재 수확시기에 따른 대표적인 품종을 보면 조생종으로 운광, 해들, 진광, 중생종으로 하이아미, 청품, 중만생종으로 삼광, 영호진미, 진수미, 미품, 수광, 예찬, 호품 등이 있으며 남부지역 소득작목 후작용으로 해담쌀 등이 있다. 현재 최고품질 벼 품종들은 지역별 대표 브랜드 쌀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최근 농촌진흥청은 수요자 참여형 벼 품종개발(SPP; Stakeholder Participatory Program, 전문가·지자체·농업인·지역주민 등 육종과 보급에 관련된 모든 이해당사자가 참여해 지역에 맞는 품종육성과 재배생산을 이뤄내는 현장 중심의 적극행정 구현 육종프로그램)을 도입해 경기지역의 고시히카리와 추청벼보다 재배안정성과 품질특성이 우수한 해들과 알찬미를 개발하는 등 현장과 연계된 품종개발을 강화하고 있다. 이처럼 육성된 최고품질 쌀은 외국 쌀과의 품질경쟁력에서 절대 뒤지지 않고 있다. 최근 쌀 소비 측면에서 가격보다 품질과 안전성을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를 반영해볼 때 고급화된 쌀에 대한 잠재 수요는 증가하는 추세다. 다만 유통되고 있는 쌀 품질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성을 확보할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앞으로 우리나라의 쌀 품질 고급화를 위해서는 객관적인 품질기준 설정을 통한 가격 차별화 정책이 필요하다. 그리고 품종을 바탕으로 최고품질의 쌀을 찾는 까다로운 소비자가 늘어나야 한다. 그러면 생산현장도 자연스레 수확량을 높이기보다는 품질을 높이는 쪽으로 지역에 맞는 최고품질 벼 품종의 선택과 재배가 이뤄지는 선순환이 정착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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