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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식탁에서 한몫하게 될 ‘곤충’
류시두 퓨처푸드랩㈜ 대표 2020년 03월호



4차 산업혁명과 미래 기술에 대한 얘기가 뜨겁다. 미래를 떠올릴 때면 회색빛의 암울한 도시를 떠올리기도 하지만 이대로라면 인공지능(AI)과 로봇 덕에 윤택한 삶을 누리는 장밋빛 미래가 펼쳐질 것만 같다. 로봇이 커피를 만들고, 로봇이 음식을 배달하는 시대가 된다면 우리 식탁의 모습도 많이 달라질까?
최근 비건 열풍과 함께 북미에서는 식물성 단백질이 화제다. 콩고기는 이전에도 있었지만 환경에 대한 염려와 동물복지에 대한 관심, 그리고 고기 맛에 더 가깝게 콩고기를 만드는 기술 등이 결합되면서 버거킹 등 프랜차이즈에서도 식물성 패티로 만든 햄버거가 판매되고 있다.
이른바 가짜고기 혹은 페이크미트라 불리는 이 카테고리에는 세포 단위의 배양을 통해 고기를 만드는 배양육도 있다. 배양육을 개발하는 회사들은 가까운 미래에 지금과 같은 공장식 축산이 아닌 배양을 통해 고기를 생산할 것이라 주장한다. 이들 중 일부는 육고기를 얻기 위해 수많은 동물을 도축하는 일은 마치 노예제와 같이 과거의 유물로 남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한다.
현재도 만족스런 육고기를 두고 이런 대체재들이 생겨나는 것은 지속가능성 문제 때문이다. 지금의 축산 방식으로는 물 부족이나 환경 오염 등이 문제가 될 뿐 아니라 늘어나는 인구에 대한 공급량도 부족할지 모른다. 이런 관점에서 가장 주목받는 대체재는 곤충이다.
‘곤충을 먹는 것보다 가짜고기라는 대체재가 있지 않나’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콩으로 만든 고기는 생각보다 친환경적이지 않다는 주장이 최근에 제기되고 있다. 단순히 그램(g)당 혹은 칼로리(cal)당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면 식물성 단백질이 동물성 단백질에 비해 낮아 보일 수 있지만, 필수 아미노산과 같은 단백질의 질적인 부분에 대비해 평가해본다면 반드시 그렇지 않다는 주장이다.
곤충 단백질은 환경적인 면에서 뛰어날 수밖에 없다. 이는 곤충이 동물성으로 필수 아미노산을 풍부하게 함유하면서도 일반적인 가축들과 다르게 변온동물이기 때문이다. 곤충은 자체적으로 체온을 조절하지 않기 때문에 기초대사량이 가축들에 비해 극히 낮다. 에너지 소비가 적기 때문에 섭취하는 물의 양도 적고 배출하는 양도 적을 수밖에 없다. 문제는 곤충에 대한 인식이다. 주변을 둘러봐도 곤충을 즐겨 먹는다는 이는 찾기 어렵다. 실제로는 수천 년 전부터 인류의 주요한 단백질 공급원이었지만 최근에는 위생관념이 발달하고 먹거리가 풍족해지면서 곤충에 대한 거부감도 늘었다. 곤충은 과연 미래에 사랑받는 먹거리가 될 수 있을까?
많은 이의 선입견과 달리 곤충은 맛있으면서도 안전한 먹거리다. 국내에는 식용이 가능한 곤충으로 8종이 선정돼 있고 이를 어떻게 사육하고 가공하는지에 대해서도 기준이 잡혀 있다. 사실 변온동물이기 때문에 조류 독감이나 돼지 콜레라 등 동물로부터 병이 전염될 가능성도 훨씬 낮으며, 가공 과정에서는 충분한 건조와 살균을 거치기 때문에 안전하다. 가장 대표적인 식용곤충은 갈색거저리 유충으로 고소한 맛 때문에 ‘고소애’라는 별칭도 있다.
곤충은 효율적이면서도 깨끗한 먹거리이며 환경에 대한 부담이 압도적으로 덜한 식량자원이지만 좀처럼 손이 가지 않는 외형과 선입견으로 아직까진 외면받고 있다. 하지만 과거 서구권 문화에서는 초밥이 징그러운 음식이었다가 최근에는 고급 음식으로 인정받는 등 식문화에 대한 변화는 늘 있어왔다. 곤충 역시 막연한 선입견을 극복하고 미래의 식탁에서 당당히 한몫을 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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