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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국 중앙은행, 코로나19 위기 속 양적완화 나서
백주연 서울경제신문 경제부 기자 2020년 05월호


코로나19가 전 세계 주요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확산함에 따라 세계경제에 유례없는 큰 충격이 예상된다. 우리나라를 포함해 주요국 중앙은행들은 경기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증권·금융시장에 자금을 공급하며 대대적인 ‘양적완화(QE; Quantitative Easing)’에 나섰다.

한은, 무제한 RP 매입 및 단순매매 대상증권 확대 조치 발표
지난 3월 26일 한국은행은 6월 말까지 3개월간 매주 1회 정례적으로 환매조건부채권(RP)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금융기관에 유동성을 무제한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금융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채권을 담보로 한국은행이 유동성을 공급한 후, 일정 기간이 지나면 소정의 이자를 붙여 되파는 조건이다. 만기 도래 시까지 시중에 돈이 풀리는 효과가 있다.
매입 한도를 사전에 정하지 않고 시장 수요에 맞춰 금융기관의 신청금액을 전액 공급한다는 게 핵심이다. RP 거래의 대상이 되는 적격증권만 제시하면 요청한 자금을 모두 확보할 수 있게 된다. 한국은행은 기존 17개 은행과 5개 증권사로 한정돼 있던 RP 입찰 참여 금융기관에 증권사 11곳을 추가했다. RP 매매 대상증권 범위에 한국전력공사 등 공기업 발행 채권 8종도 포함시켰다.
4월에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2년 만에 다시 국책은행채권 단순매매 카드도 꺼내들었다. 그동안 한국은행의 공개시장운영 정책 중 단순매매 대상증권은 국채와 정부보증채뿐이었다. 단순매매는 한국은행이 증권을 매입하거나 매각해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하거나 환수하는 효과를 낸다. 유동성이 영구적이라는 점에서 만기에 따라 증권을 되사거나 되파는 RP 매매보다 유동성에 미치는 효과가 크다. 단기 시장금리가 아닌 장기 시장금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또 비상시에 대비해 증거금률을 설정해야 하는 RP 매입은 금융기관들의 자금 공급 여력을 다소 제약하는 반면 단순매매는 담보 제약이 없다.
전통적 의미의 양적완화는 정책금리를 0.0%(제로금리)까지 낮춘 후에 더 이상의 통화정책수단 여력이 없을 때 중앙은행이 시중에 직접 유동성을 공급하는 방식이다. 한국은행의 무제한 RP 매입 등은 주요국 양적완화와 성격이 다소 다르지만 역대 최저인 기준금리 0.75%하에서 시장 수요를 전액 공급한다는 점에서 ‘한국판 양적완화’로 평가된다.
미 연준(Fed)은 코로나19 확산으로 극심한 변동성을 보이고 있는 시장에 무제한으로 돈을 풀고 있다. 연준은 기준금리 인하 조치부터 단행했다. 현지시간으로 3월 3일 기준금리를 0.5%p 전격 인하한 후, 2주도 채 지나지 않은 3월 15일에는 금리를 1.0%p 인하해 0.00~0.25%로 낮췄다.
연준은 제로금리 시행에 이어 대규모 채권 매입에도 뛰어들었다. 연준은 3월 중순에 3개월 만기 및 1개월 만기 RP시장에 총 1조달러를 공급했다. 이후 국채와 주택저당증권(MBS)을 시장의 필요만큼 무제한으로 사들이기로 했으며 하루짜리(오버나이트) RP 거래도 5천억달러 한도에서 운영했다. 2008년과 2010년, 2012년 세 차례 양적완화에 이은 본격적인 양적완화 시즌4다.
아울러 연준은 기업어음(CP)을 매입해 유동성 위기에 빠진 기업들을 직접 지원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와 마찬가지로 CP매입기구(CPFF; Commercial Paper Funding Facility)를 설치해 3개월짜리 달러표시 CP를 매입하는 방식이다. 연준은 원칙상 상환위험이 있는 민간기업에 직접 자금을 지원할 수 없지만 ‘예외적이고 긴급한 상황’에서 발동되는 특별권한을 근거로 재무부의 사전승인을 거쳐 CPFF를 설치했다.
또 머니마켓 뮤추얼펀드 유동성 장치(Money Market Mutual Fund Liquidity Facility)도 다시 도입했다. 우량기업의 CP 등 주로 단기채권을 자산으로 편입하는 머니마켓 뮤추얼펀드(MMMF)에 환매 요구가 잇따르면서 MMMF가 CP 매입을 통해 기업에 자금을 제공하는 기능이 위축되고 있는 데 따른 조치다.
회사채시장을 둘러싼 불안감을 잠재우기 위해 투기등급 회사채도 매입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연준은 4월 9일 중소기업 급여보호프로그램(PPP; Payroll Protection Program) 대출을 포함해 최대 2조3천억달러 규모의 세부 유동성 지원방안을 공개했고 이 가운데 투기등급 회사채 매입이 포함돼 있다.

유럽중앙은행, 7,500억유로 규모 ‘팬데믹 긴급 자산매입 프로그램’ 발표
유럽중앙은행(ECB)은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7,500억유로(약 1,008조원) 규모의 양적완화 정책인 ‘팬데믹 긴급 자산매입 프로그램(PEPP; Pandemic Emergency Purchase Program)’을 발표했다. ECB는 PEPP 매입대상에 기존 양적완화에서 배제했던 그리스 국채를 포함하고, CP도 사들이기로 했다. 이와 함께 국가별 채권 매입 한도를 없애기로 했다. 그동안 ECB는 채권 매입 프로그램에서 총채권의 3분의 1 이상을 특정 국가의 채권으로 채우지 않는다는 규정을 적용해왔지만 이 같은 제한을 해제한 것이다.
ECB는 금융기관에 대한 자본 관련 규제를 완화하는 조치도 시행했다. 부실채권(NPL; Non Performing Loan) 처리에 유연성을 부여하고 자본 관련 규제를 완화해 은행들에 최대 1조8천억유로의 대출 여력을 추가로 제공하기로 했다. 또 ECB는 프랑스 행정부가 발표한 3천억유로 규모의 은행대출 프로그램도 승인했다.
영란은행(BOE)도 은행의 대출 손실 회계규칙을 완화한다고 발표했으며, 영국 정부는 GDP의 16%에 달하는 광범위한 부양책을 발표했다. 1,500억파운드 규모의 기업 구제안을 발표했으며, 회사가 근로자를 해고하지 않고 유지할 경우 기존 임금의 80%, 최대 2,500파운드(개인소득 중간값)까지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또 일본은행(BOJ)은 상장지수펀드(ETF) 직접 매입의 한도를 기존 연간 6조엔에서 12조엔으로 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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