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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름의 상징은 옛말…질 좋은 잠에 대한 욕구로 ‘수면경제’ 부상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 2020년 06월호


건강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질 좋은 잠’에 대한 사람들의 욕구가 커지고 있다. 과거 잠은 게으름의 상징이었고 사람들은 잠을 적게 자야 사회적으로 성공할 수 있다고 믿었다. 사당오락(四當五落), 얼리버드(early bird)란 말이 나온 것도 이런 사회문화적 배경 때문이다.
그렇지만 잠은 ‘건강의 기초’다. 사람은 태어나서 인생의 약 3분의 1을 잠을 자는 데 소비한다. 90세까지 산다면 30년을 잠 자는 데 쓰는 것이다. 잠은 ‘건강 회복’ 효과가 있다. 낮 동안 긴장돼 있던 근육, 혈관 등을 이완시키고 손상된 세포나 조직을 회복시키는 역할을 한다. 7시간보다 덜 자면 당뇨병, 심혈관질환 등 각종 질병 발생 위험이 커진다는 연구는 수없이 많다.
그럼에도 잠을 제대로 못 자는 사람이 늘고 있는 실정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수면장애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2014년 41만5,502명에서 2018년 56만8,067명으로 연평균 8.1% 증가했다.
잠의 중요성을 알게 되고, 잠을 잘 못 자는 사람이 늘며, 잠을 잘 자고 싶다는 욕구가 높아지면서 수면산업이 성장하고 있다. ‘슬리포노믹스(sleeponomics, 수면과 경제의 합성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수면경제는 현대인이 숙면을 위해 많은 돈을 지출하기 시작하면서 만들어진 산업과 시장을 말한다. 한국은 2010년대 들어 수면산업에 대한 기업의 관심이 증가했고, 다양한 수면 제품·서비스가 개발돼 시장이 커지고 있다. 한국수면산업협회는 우리나라 수면산업 규모를 약 3조원대로 추산한다.
우리나라 수면산업은 크게 네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기능성 매트리스, 베개, 침대 같은 섬유·침구·가구 산업, 수면장애의 진단·검사·치료 등의 의료서비스와 의료기기 및 용품을 포함하는 의료산업, 처방약·한약 등 수면장애 치료 및 개선을 위해 사용되는 의약품산업, 조명·음향·아로마 등 수면에 영향을 미치는 제품을 포함하는 기타 산업이 있다. 수면산업에서 매트리스와 베개가 차지하는 비중이 45% 내외로 가장 크며, 그 외 의료산업이 30% 내외, 의약품산업이 15% 정도로 추산된다.
최근에는 슬립 테크(sleep tech)라는 말도 등장했다. 사용자의 수면 관련 데이터 수집·분석 등 숙면을 돕기 위한 제반 기술을 뜻하는 합성어다. 수면에 스마트 기술을 접목한 서비스와 제품들이 나오고 있다.
수면을 돕는 건강기능식품도 수년 전부터 출시돼 수면제 같은 약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대체제가 되고 있다. 약만큼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감태추출물 등 수면을 돕는 기능성 원료들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수면 보조 효과를 인정받았다.
수면 클리닉 등 의료산업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수면다원검사’와 ‘양압기’다. 잘 때 시간당 5회 이상 호흡을 잘 하지 않는 수면무호흡증이 있으면 향후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높다. 수면무호흡증은 수면 패턴을 정밀하게 분석하는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진단할 수 있으며, 양압기로 치료를 해야 한다. 양압기는 마스크 형태로 수면 중 지속적으로 일정한 바람을 넣어주는 기기로, 기도 공간이 협착되거나 좁아지는 것을 방지해 수면 중 호흡을 원활하게 한다. 2018년 7월부터 수면무호흡증 관련 수면다원검사와 양압기 치료에 건강보험이 적용되면서 환자 부담이 줄었다.
수면을 충분히 잘 취하는 것은 가장 쉽게 건강을 지킬 수 있는 길이다. 이런 인식이 높아지면서 수면산업은 연평균 약 5.1%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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