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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X, 민간 우주 수송 시대 열다
고재원 동아사이언스 기자 2021년 01월호


민간기업 스페이스X의 유인우주선 ‘크루드래건’이 지난 11월 16일(한국시간) 오전 9시 27분 미국 플로리다주 케네디우주센터에서 발사됐다. 27시간의 비행 끝에 17일 오후 1시 1분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도착했다. 크루드래건에 탑승한 우주인 4명은 기존 ISS에 체류하던 미국과 러시아 우주인 3명의 환영을 받으며 ISS에 입성했다. 민간기업이 ISS에 우주인을 보내는 민간 우주 수송 시대가 열리는 순간이었다.
전통적으로 우주개발은 정부 주도로 이뤄져왔다. 정부가 대규모 예산을 투입해 개발을 진두지휘하고 몇몇 대기업이 참여하는 형태였다. 냉전체제 때 미국과 옛 소련 간의 국가 경쟁이란 분위기에 맞물려 정부 주도 우주개발은 더욱 힘을 받았다. 크루드래건 이전에 우주인을 수송했던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디스커버리호와 현재도 운용 중인 러시아연방우주국(로스코스모스)의 소유즈 등도 정부 주도 우주개발의 산물이었다. 
하지만 옛 소련이 붕괴하며 우주개발 경쟁열기가 시들해졌고, 막대한 개발 비용에 대한 부담감이 커지면서 이러한 기조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NASA는 인류 최초의 달 착륙을 이뤄냈던 아폴로 계획이 끝난 후 유인우주비행에 드는 비용을 줄이려 했다. 재사용이 가능한 우주왕복선을 1970년대 개발해 1981년부터 운용했다. 하지만 획기적인 비용절감을 이뤄내지 못하며 30년 뒤인 2011년 결국 임무 종료를 선언했다. 이 기간 동안 NASA가 우주왕복선에 투입한 비용만 1,740억 달러에 이른다. NASA는 이후 러시아 소유즈를 이용해 우주인을 ISS로 보내왔는데, 이 비용 또한 만만찮았다. 1인당 8,800만 달러로 2011년 이후 4배가 올랐다. 
NASA는 결국 비용절감을 위해 2010년부터 ‘상업 우주선’ 프로그램을 추진했다. 직접 우주왕복선을 운영하는 것이 아닌, 민간기업이 제공하는 이른바 ‘우주택시’ 서비스를 이용하는 새로운 운영모델이었다. 이를 위해 보잉과 48억 달러, 스페이스X와 30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맺었다. 민간기업 간 경쟁을 유도해 개발이나 비용 면에서 효율의 극대화를 꾀했다.
결국 스페이스X는 크루드래건 개발 착수 약 10년 만에 우주인을 수송하는 데 성공했다. 스페이스X는 사람을 ISS로 실어 나를 수 있는 유인우주선 발사에 처음으로 성공한 민간기업이 됐고, NASA는 2011년 우주왕복선 퇴역 이후 처음으로 우주인 수송에 성공했다. 보잉이 개발한 우주선 스타라이너는 2019년 12월 ISS 도킹 시험에 실패했지만 지난 12월 8일 낙하산 시험을 완료하는 등 다시금 우주선 발사를 준비하고 있다.
크루드래건을 타고 ISS에 입성한 우주인 4명은 6개월간 과학실험과 ISS 유지보수 임무를 수행한다. 다양한 식단을 섭취하며 우주인 건강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하고, 인간 장기 구조와 기능을 모방한 조직이 심어진 칩을 사용해 미세중력이 인간의 건강과 질병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알아본다. 또 우주에서 식량을 생산하기 위해 다양한 유형의 빛과 토양에서 무 같은 식물을 재배하는 실험도 진행할 예정이다.
임무가 끝나면 이들은 ISS에 도킹된 크루드래건을 타고 귀환, 또 다른 크루드래건을 타고 ISS로 오는 우주인 4명과 교대한다. 스페이스X가 NASA와 맺은 6번의 ISS 우주인 수송 임무 중 두 번째가 될 예정이다. 두 번째 발사는 오는 3월 30일, 세 번째 임무는 올 9월 발사가 예정돼 있다. 민간기업이 ISS에 우주인을 주기적으로 실어 나르는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린 셈이다. NASA도 이 점을 강조하며 “유인우주비행의 역사가 바뀌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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