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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과 환경의 긍정적 접점 찾기 위해 국내 페트병으로 원사 만들어
왕종미 플리츠마마 대표 2021년 03월호


“깨끗한 페트병을 모아놨는데 플리츠마마로 보내면 될까요?” 요즘 사무실로 빈번하게 들어오는 문의다. 이런 문의를 접하면 뿌듯하면서도, 소비자가 일상에서 좀 더 편하게 에코 라이프를 실천할 수 있게 하는 구조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생각도 든다.
패션산업은 환경에 많은 영향을 주는 산업 중 하나다. 우리의 소비 관련 태도만 보더라도 알 수 있다. 매년 혹은 시즌마다 옷을 사고 있지 않은가. 낡아서 버리기보다 욕망에 의한 대표적인 소비재기 때문이다. 그렇다 보니 생산자는 소비해야 할 다양한 이유를 거창하게 포장해 고객들에 선보이게 된다. 뿐만 아니라 패션산업의 생산구조는 소비태도보다 더 친환경적이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이런 까닭에 현장에 20여 년간 몸담으면서 패션과 환경을 위한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하지 않을까 고민하게 됐고 그 결과 플리츠마마가 탄생했다.
플리츠마마를 관통하는 세계관은 ‘최소화’다. 또 다른 모토는 ‘Look Chic Be Eco’다. 패션은 그것이 제품이든 서비스든 결국 멋지고 예쁘게 보이고 싶다는 욕망을 충족시켜야 한다. 다만 이러한 미적 충족에 최소화 원칙을 유지하며, 구매와 소비 전반에 걸친 경험디자인에서도 최소화를 추구한다. 이에 바탕해 제주도 폐페트병으로 재생원사를 만들뿐만 아니라 제품이 제작되는 공정에서 버려지는 원사가 1g 미만이 되도록 니팅기법을 활용하고 있다. 또한 과도한 포장을 자제하고 자가접착식 포장을 통해 비닐 포장재, 상품 포장, 택배 박스 등 삼중의 포장 구조를 단일 포장 방식으로 바꿨다. 소비 후의 경험에도 집중한다. 플라스틱 등의 제품들은 사실 사용하지 않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그러나 우리가 살아가는 데 최소한의 플라스틱 소비는 필수 불가결하니 가급적 소비된 제품들은 우리 손에서 오랫동안 사용돼야 한다. 그래서 플리츠마마는 구매한 제품을 오래 사용할 수 있도록 무상수선서비스를 제공한다.
초기에는 패션과 환경의 긍정적 접점을 위해 페트병 원사로 제품을 만들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운영을 지속하면서 수입된 폐페트병으로 원사를 만들어 사용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 대해 고민해보게 됐다. 그 결과 지난해 플리츠마마는 제주도, 효성티앤씨 등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해 ‘다시 태어나기 위한 되돌림’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이 프로젝트는 제주도에서 분리 배출되는 투명 페트병을 친환경섬유인 ‘리젠제주’로 원사화해 제품을 만드는 국내 최초 민간 협력 자원순환 프로젝트다. 국내에서 발생한 폐자원으로 제품을 만드는 것 자체로도 의미가 있지만, 플리츠마마 같은 스타트업이 자원순환 프로젝트의 핵심적 역할을 담당할 수 있었다는 데 자부심을 느낀다.
이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추자초와 우도초 학생을 대상으로 자원순환체험 교육을 진행했다. 그곳의 아이들은 해변에 버려진 페트병의 심각성을 평소에도 몸소 체험하고 있던 터라 환경 의식 수준이 높은 편이었다. 자신이 버린 페트병이 가방과 옷으로 탄생한다는 것에 아이들의 눈이 얼마나 빛나는지…. 그들의 미래가 좀 더 긍정적으로 바뀔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앞으로는 일상에서 소비되는 패션 제품이 좀 더 친환경적인 방식으로 개발된 제품으로 대체되길 바란다. 그런 의미에서 플리츠마마가 에코 부스터 역할을 담당할 수 있으리라 본다. 지난해 리젠제주에 이어 올해는 서울에서 수거된 폐페트병으로 리젠서울이 탄생하게 됐고, 이를 활용해 레깅스 등 운동복을 출시할 예정이다. 아직 소비자 개개인이 투명 페트병을 직접 보내면 상품이 되는 구조까지는 연결하지 못했다. 그러나 머지않아 이러한 소비자들의 실천 의지도 반영할 수 있도록 기술 개발에 힘써 지속 가능한 방향으로 패션 라이프스타일 전반을 개선하고자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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