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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고, 보고, 채팅하는 독서 시대가 열리다
한소범 한국일보 기자 2021년 06월호


‘읽는 책’이 정보 습득의 유일무이한 통로였던 시대는 이제 지났다. 플랫폼의 다양화와 최첨단 ICT 기술의 발전으로 책을 여러 방식으로 즐기는 일이 더 이상 낯설지 않다. ‘듣고, 보고, 채팅’하는 시대가 본격 도래한 것이다. ‘읽는 책’의 대체제로 가장 급부상한 것은 당연히 ‘듣는 책’ 오디오북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딜로이트는 「글로벌 오디오북서비스시장 리포트 2019」에서 지난해 전 세계 오디오북시장 규모가 35억 달러(약 4조2,655억 원)에 달할 것이라 예측했다.
현재 국내 오디오북시장에서는 네이버의 오디오 스트리밍서비스인 ‘오디오클립’과 출판사 인플루엔셜이 출시한 오디오북 플랫폼 ‘윌라’를 비롯해 ‘밀리의 서재’, ‘리디북스’, ‘교보문고’, ‘팟빵’ 등이 경쟁 중이다. 오디오클립의 경우 2019년에만 13종의 오디오북을 1만 권 이상 판매하며 유료 디지털 오디오 콘텐츠로서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윌라 역시 지난해 유료 구독자 수가 2019년보다 800% 이상 큰 폭으로 증가하며 오디오북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밀리의 서재는 사용자가 직접 오디오북을 만들고 수익도 올릴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를 자체 개발해 공개하면서 큰 호응을 얻었다.
스마트폰 채팅에 익숙한 Z세대는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것마저 채팅으로 진화시켰다. 최근 떠오르는 ‘채팅형 소설(chat fiction)’이 대표적인 예다. 채팅형 소설이란 말 그대로 채팅창을 배경으로 소설의 등장인물이 주고받는 대화로 이야기가 진행되는 인터랙티브형 웹소설이다.
대표적으로는 2018년에 출시된 ‘채티(Chatie)’가 있다. 현재까지 채티의 누적 이용자 수는 355만 명, 창작된 작품 수는 45만 편에 달한다. 10대 이용자 비율이 70%를 차지한다. 채티의 특징은 스마트폰을 이용해 누구나 쉽게 창작에 도전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워 독자는 물론 창작자 유치에도 성공했다는 것이다. 전체 이용자의 20%가량이 독자면서 동시에 작가인 까닭이다. 채팅 형식이라고 해서 콘텐츠로서의 가능성을 얕잡아 볼 수도 없다. 실제 책으로 출간되거나 웹툰으로 개발이 진행 중인 작품도 다수다. 웹콘텐츠 제작사인 와이낫미디어는 최근 채티와 함께 웹드라마 공모전을 개최하기도 했다.
오디오북과 채팅형 소설이 ‘직접’ 책을 향유하도록 한다면, ‘보는 책’ 북튜브(Book+Youtube)는 책 읽는 행위마저 대신해 준다. 어려운 책의 내용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 주거나 핵심 내용만 간추려주는 영상을 통해 책에 담긴 정보를 간접 사유하는 것이다.
북튜브는 보통 두 가지 형태로 나뉜다. 채널 운영자가 흥미롭게 읽은 책을 요약·설명해 주거나 책의 전문을 낭독해 주는 것이다. 북튜브는 해당 책에 대한 흥미를 유발해 실제 독서로 이어지도록 한다는 점에서 독서 자체라기보다는 독서의 사전 단계에 더 가깝다. 인기 강사 김미경 씨가 운영하는 ‘김미경 TV’의 경우, 채널에서 소개된 책들이 대부분 베스트셀러가 되기도 했다.
이와 같은 매체 환경의 변화는 실제 독서율에도 영향을 끼쳤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해 발표한 「2019 국민독서실태조사」에 따르면 종이책 인구는 꾸준히 줄고 있지만, 전자책 인구는 계속해서 늘고 있다. 이때 전자책 독서율에는 채티 같은 채팅형 웹소설도 포함된다. 2019년 조사에서부터 독서 매체 항목에 ‘오디오북’을 포함하고 있다. 독서의 범주가 종이책 읽기에 그치는 것이 아닌 웹소설, 오디오북 향유까지 확장됐음을 증명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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