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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1년 후, 지갑을 다시 열기 시작했다
박한신 한국경제신문 생활경제부 기자 2021년 08월호


코로나19는 사람들의 지갑을 닫았다. 인원 제한, 영업시간 제한, 재택근무 등이 내수기업과 자영업자들을 힘들게 했다. 그러나 사람들은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적’을 만난 지 1년이 지나자 일상적 소비를 재개하기 시작했다.
여전히 바이러스의 다양한 변이가 우리를 위협하고 있지만, 나타난 수치를 보면 사람들이 코로나19 이전만큼의 소비에 나설 준비가 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4차 대유행 전만 해도 주말 백화점에는 발 디딜 틈 없이 인파가 몰렸고, 유명 카페나 맛집에는 긴 줄이 늘어섰다.
한국경제신문은 최근 비씨카드와 함께 소비 관련 빅데이터를 분석했다. 이를 통해 이번 4차 대유행이 시작되기 직전까지 국내 소비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거의 회복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분석팀은 우선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6월부터 올해 5월까지 지역별 소비지수(비씨카드 이용 건수 기준)를 산출했다. 2019년 6월을 기준치인 100으로 삼고 이후 각 월을 지수화해 비교해 본 것이다.
그 결과 전국 대부분 지역이 코로나19 이전의 소비 수준을 거의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 회복세가 가장 뚜렷한 부산은 올해 5월 소비지수가 99.6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이전인 2년 전(2019년 6월)과 불과 0.4 차이다. 부산은 첫 유행 당시인 지난해 3월 지수가 81.0까지 내려갔지만, 백신 접종이 시작된 올해 3월 지수가 99.7로 올라온 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부산뿐 아니라 울산(98.3)과 경남(97.8) 지역의 5월 소비지수도 2019년 6월과 큰 차이가 없었다. 부산·울산·경남 지역의 소비가 탄탄한 것으로 해석된다. 서울은 96.6, 경기도는 95.9를 나타내며 수도권 소비도 회복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코로나19 초창기 심각한 대유행을 겪었던 대구도 96.5까지 소비가 회복됐다. 2020년 3월의 78.1과 비교하면 크게 올라온 것이다. 다만 대전(83.6)과 세종(87.6)은 회복세가 더디다. 이 지역에 공공 부문 종사자가 많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카페, 백화점, 한식 등 주요 업종의 소비를 분석했을 때도 뚜렷한 회복세가 보인다. 분석팀은 2019년 6월 1일부터 2021년 6월 15일까지 카페, 백화점, 한식 등의 이용 건수를 날짜별로 지수화했다.
카페 업종은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뛰어넘었다. 2019년 6월 1일을 100으로 기준화해 비교했는데, 카페 업종은 올해 6월 12일 125.3을 기록했다. 2년 전보다 오히려 25% 성장했다는 의미다.
카페가 항상 잘됐던 건 아니다. 각 월의 1일을 기준으로 보자. 카페 업종 지수는 1차 대유행이 일어났던 지난해 3월(1일 기준) 55.1까지 떨어졌다. 3개월 후 유행이 잠잠해지자 6월엔 105.9로 올라섰다. 3차 대유행 때인 12월엔 다시 70.6으로 떨어졌고, 올해 3월 들어 점차 회복하더니 6월에는 107.9로 반등했다.
한식과 백화점도 회복세다. 한식은 지난해 3월 38.7로 코로나19 이전 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꺾였다. 중간중간 일시적 회복 조짐을 보였지만 올해 3월 56.2로 다시 바닥을 찍은 뒤 6월엔 82.1로 올라섰다. 백화점도 비슷한 추세를 거쳐 6월 88.5를 기록했다. 아직 고전 중인 면세점이 포함돼 있어 백화점만 놓고 보면 회복세는 더 확연할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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