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로 확산된 코로나19 팬데믹은 모든 분야에 유례없는 충격을 줬으며, 이는 문화적 교류와 확산 측면에서도 많은 부분에서 변화를 가져왔다. 익히 우리가 들어서 알고 있고 매우 친숙한 ‘한류’도 예외가 아닐 수 없었다.
‘한류’란 1990년대 말부터 아시아에서 일기 시작해 전 세계적으로 퍼지고 있는 한국 대중문화의 열풍이다. 2000년 이후에는 드라마·가요·영화 등 대중문화만이 아니라 김치·고추장·라면·가전제품 등 한국 관련 제품의 선호현상까지 나타났고, 최근에는 대중문화의 수용 차원을 넘어 한국의 가수·영화배우·탤런트, 나아가 한국인과 한국 자체에 애정을 느껴 한국어를 익히거나 한국 제품을 사려는 외국인까지 생겨나는 등 그 현상이 다양화되고 있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K팝을 이끌고 있는 BTS의 선전이야말로, 요즘 외국인의 눈높이에 맞는 대표적인 한류 성공사례라고 할 수 있겠다.
이러한 전 세계적인 한류 열풍은 빠른 한국어·한국문화 확산을 가져왔고 한국어를 학습하고자 하는 외국인 수도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비록 코로나19로 인해 한국어 강의가 비대면 수업으로 이뤄지는 등 한국어 학습환경은 달라졌지만, 한국어 학습 열기는 여전히 뜨거운 것 같다. 올해 6월 기준으로 한글학교 수는 총 1,468개소이고 해외 대학의 한국학 강좌는 총 1,393개가 운영 중이며, 한류를 사랑하는 한류 동호회 역시 총 95개 나라에서 1,833개가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인도에서 한국어를 제2외국어로 채택한 데 이어 올해 2월에 베트남에서 한국어를 제1외국어로 채택하는 등 반가운 소식이 있었다. 이 두 곳은 모두 ‘신남방’ 지역을 대표하는 나라로, 이러한 추세를 볼 때 앞으로 해외에서 한국어에 대한 수요는 훨씬 더 증가하리라고 본다.
AI 기술 접목한 한국어 학습 등
수준별·기능별 비대면 학습 지원
세종학당재단(이하 재단)은 외국어 또는 제2외국어로서 한국어를 배우고자 하는 외국인들을 위해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알리고 교육하는 기관으로, 그들이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좀 더 쉽고 가깝게 접할 수 있도록 세계 곳곳에 세종학당을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 한국과 세계를 잇는 ‘세계 속의 작은 한국’이라는 사명감으로 외국인에게 한국어를 교육하고 한국문화를 알리며 세계를 한국의 친구로 만들어나가는 것이 재단의 목표다.
2007년 몽골 울란바토르1 세종학당을 시작으로 현재 총 82개국 234개소를 지정·운영하고 있으며, 지난해 12월 기준 한국어 학습자는 7만6천 명 이상으로 매년 1만 명 이상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세종학당을 희망하는 국내외 운영기관[정부, 대학(원) 또는 부설기관, 비영리법인이나 민간단체 등]의 신청 수요에 대해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지정심사위원회에서 심사 후 최종 선정해 세종학당으로 지정하고 운영에 필요한 지원금을 매년 교부하고 있다.
또한 재단은 전 세계 세종학당에 동일한 교육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세종학당 교육 과정 및 자료를 온·오프라인으로 개발하고 있다. 전 세계 학습자들은 누구나 쉽게 언제 어디서나 온라인 강좌와 한국어 학습앱을 통해 한국어 및 한국문화를 접할 수 있다. 『세종한국어』, 『세종한국어 회화』, 『세종한국 문화』를 비롯해 취미 및 특수목적 학습자를 위한 『비즈니스 한국어』, 『여행 한국어』, 『결혼이민자 한국어』 등 다양한 한국어·한국문화 교육 자료를 개발해 보급함은 물론, 학습자 수준별로 어휘, 회화·발음, 문법 등에 대한 자가학습이 가능하도록 모바일 학습앱 ‘세종한국어’를 출시해 무료로 제공하고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해 스마트학습이 가능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한편으로 비대면 한국어·한국문화 학습의 장 ‘온라인 세종학당’과 ‘누리-세종학당’도 운영하고 있다. ‘온라인 세종학당’이란 코로나19에 따른 비대면 학습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처하고자 구축한 온라인학습 플랫폼으로, 한국어를 공부하고 싶은 외국인 누구나 한국어를 배울 수 있고 컴퓨터뿐만 아니라 모바일로도 학습이 가능하다. 특히 ‘사이버 한국어 초급’ 강좌 등 한국어가 서툰 초급 학습자를 위한 교육 자료를 개발해 제공한다. ‘누리-세종학당’은 학습자와 교원 누구나 한국어·한국문화와 관련된 자료를 쉽게 찾을 수 있는 한국어·한국문화 정보 포털사이트로, 다양한 교육 자료 콘텐츠 외에 K팝, K드라마, K푸드 등 다양한 한국문화에 대한 영상을 제공하고 있다.
한국어 학습자를 위한 교육서비스 제공뿐만 아니라 교원 양성 및 지원에도 힘쓰고 있다. 수준 높은 한국어 교육을 제공해줄 수 있는 교원을 양성하기 위해 한국어 교육에 대한 열정은 물론 한국어 교원 자격증을 갖추고 있는 사람을 선발해 파견하고 있다. 파견지 역시 세종학당 및 응시 교원의 수요를 고려해 선정하고 있으며, 현지에서 활동하고 있는 교원들을 대상으로 재교육을 지원하고 있다.
한국문화 해설과 체험 결합한 강좌,
다양한 언어로 한국문화 콘텐츠 등 제공
아울러 한국어 교육 관계자들이 모여 교육경험을 공유하고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세계한국어교육자대회’, ‘지역별 워크숍’ 등 다양한 교류의 장을 마련해 이를 지원한다. 현재는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행사로 전환하거나 참석 규모를 축소해 운영하며, 행사를 유튜브로 실시간 생중계하는 등 언택트 시대에 맞춰 신속하게 대처하고 있다.
이외에도 한국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확산하고 한국어 학습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 외국인들이 쉽게 접할 수 없었던 다양한 한국문화를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온·오프라인 ‘세종문화아카데미’ 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분야별 한국문화 전문가를 파견해 학습자들이 체계적으로 다양한 한국문화를 체험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한국문화 해설과 체험을 결합한 고품질 교육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 국내 대학 및 전문기관과 협력해서 문화 전문가를 파견해 K팝, 태권도, 영화, 드라마, 국악 등 한국문화 강좌 개설을 대면으로 운영·지원하고, 온라인상으로는 한국문화 교육 자료 및 콘텐츠를 개발해 영어, 중국어, 러시아어 등 다양한 언어로 보급한다. 아울러 ‘우수학습자 초청 연수’를 통해 전 세계 세종학당의 우수학습자를 국내로 초청해 한국문화 탐방 기회를 제공하는 등 언어와 문화가 서로 다른 세종학당 외국인 학습자들이 다양한 문화 체험을 하며 한국을 알아갈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도록 적극 지원하고 있다.
2022년은 세종학당 출범 10년이 되는 해로, 그동안 재단의 노력과 열정 그리고 한국어·한국문화를 아끼고 사랑하는 유관기관 및 외국인 학습자들 모두의 관심으로 현재와 같은 성과를 이뤘다고 할 수 있다. 코로나19 이후 전 세계는 위기와 함께 또 다른 기회를 맞이했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이제는 앞으로의 10년을 새롭게 준비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임은 틀림없다. 앞으로도 우리말과 문화가 지속해서 확산되고 꾸준한 사랑과 관심을 받을 수 있도록 맡은바 소명을 충실히 수행하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