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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사회 변화에서 청년들이 조금 더 안전할 수 있기를
배정희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 2021년 11월호


거대한 사회 변화에서 청년들이 조금 더 안전할 수 있기를 청년은 표준국어대사전에 ‘신체적·정신적으로 한창 성장하거나 무르익은 시기에 있는 사람’으로 정의된다. 2020년 2월 제정된 「청년기본법」에서는 청년의 연령을 만 19세에서 만 34세로 정의하고 있다. ‘청년’이라는 단어를 생각하면 청춘드라마 속 젊은이들이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목표를 향해 도전하고 성장하는 동시에 사랑을 찾는 모습이 연상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88만 원 세대, 3포세대, N포세대 등 청년에 대한 부정적 담론이 떠오르기도 한다. 신문기사 한 켠에는 ‘영끌’로 부동산을 매수하는 청년, 주식 등 재테크를 통해 적극적으로 자산을 불려나가며 조기 은퇴를 목표로 하는 ‘파이어족’ 청년, 명품의 주된 구매층이 된 청년들이 등장한다. 또 다른 신문기사 한 켠에는 취업난과 생활고에 시달리다 고독사한 청년, 산업재해로 사망에 이르게 된 청년, 성추행과 직장 내 괴롭힘으로 생을 마감한 청년들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청년이라는 연령대에 속한 사람들은 동시대 속에서 같기도 하고 다르기도 한 모습으로 각자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안타깝게도 최근 청년들의 삶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최근 발표된 2020년 사망원인 통계에 따르면, 40대 이상 모든 연령층에서 자살률이 감소한 것과 대조적으로, 20대 자살률은 2019년 10만 명당 약 19.2명에서 2020년 약 21.7명으로 12.8% 급증했다. 같은 기간, 10대의 자살률 역시 5.9명에서 6.5명으로 9.4% 증가했다. 청년층의 상대적 빈곤율도 높아지고 있다. 1980년대에는 노년층의 상대적 빈곤 위험률이 가장 높았지만, 2010년 이후에는 청년의 상대적 빈곤 위험률이 모든 연령대 중 가장 높게 나타나고 있다. 이는 많은 OECD 국가에서 나타나는 공통적 현상이다. 
산업구조와 노동시장의 변화는 이러한 청년 삶의 변화와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 비정규직 근로자의 비율은 사회 전반적으로 높아졌지만, 특히 청년층에서 더욱 크게 증가했다. 최근에는 디지털경제의 확대와 스마트폰의 보편화로 플랫폼 노동이 확산되면서 청년들이 플랫폼 노동으로 급격하게 유입되고 있으며, 일자리 노동이 아닌 일감 노동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청년이 증가하고 있다. 청년들의 불안정한 노동은 불안정한 소득뿐만 아니라 불안정한 사회적 관계, 불안정한 주거로 연결되고, 이는 심리적 불안정성으로 확대되고 있다. 조기 은퇴를 목표로 악착같이 돈을 모으는 파이어족 청년의 삶과 생활고로 인해 고독사하는 청년의 삶이 마치 동전의 양면처럼 느껴지는 것은 두 청년의 삶 모두 극도의 불안정한 사회적 맥락 속에서 이뤄지기 때문이다. 
지금의 청년들은 거대한 사회 변화의 기로에 서 있다. 제조업 중심의 안정적 고용 관계에서 서비스업 중심, 디지털 중심, 불안정한 고용형태의 긱경제로 사회가 전환되고 있다. 지금 청년들은 사회에 나오자마자 그러한 변화를 겪게 되는 첫 세대이며, 이를 새로운 시대 규범으로 여기며 꽤 오랫동안 살아가게 될 것이다. 산업구조의 변화, 노동시장의 변화가 불가피한 것이라면, 지금의 청년들이 이 새로운 세상을 어떻게 조금 더 안전하게 받아들일 것인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청년이 변화된 세상 속에서도 사전적 의미대로 ‘신체적·정신적으로 한창 성장하고 무르익은 시기’를 보낼 수 있도록 사회적 연대와 정책적 고민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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