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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HD, 일상에서 게임하듯 치료할 수 있어”
정태명 히포티앤씨 대표 2022년 03월호



CES에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대표적인 키워드로 꼽힌 디지털 헬스. 특히 올해는 CES 개최 이래 최초로 헬스케어 기업인 애보트에서 기조연설을 진행하고, 헬스·웰니스 분야에서 77개의 혁신상을 배출해 내는 등 달라진 위상을 보여줬다. 

우리나라의 히포티앤씨도 수상기업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히포크라테스 정신을 테크놀로지로 구현해서 사람을 케어한다’는 뜻을 지닌 히포티앤씨는 2020년 창립된 회사로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우울증, 자폐증 등 다양한 질환의 디지털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올해 처음으로 CES에 참가해 ADHD 치료제 ‘AttnKare’로 헬스&웰니스,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등 2개 부문에서 혁신상을 수상하며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정태명 히포티앤씨 대표를 만나 최근 주목받고 있는 디지털 치료제에 대해 들어봤다. 


디지털 치료라는 게 조금 생소한데.
질환을 진단·관리·치료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디지털 치료제라고 한다. 게임이나 소프트웨어를 통해 일상에서도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우울증을 예로 들면, 웨어러블 기기로 혈압, 맥박, 몸의 움직임 등을 측정하고 대화를 녹음해 인공지능(AI)으로 종합 분석한 후 우울증 여부, 그 원인 등을 진단한다. 그리고 증상에 맞는 치료제, 예를 들어 심호흡을 해라, 명상을 해라, 산책을 해라 등을 AI로 처방해 주는 방식이다. 현재 디지털 치료제 분야에 140여 개의 회사가 있는데, FDA 승인을 받은 곳은 20개 정도 된다. 대부분 개발 단계로 이제 막 시작하는 새로운 시장이다.

히포티앤씨에서 만드는 디지털 치료제는 어떤 것인가?  
대표적으로 ADHD 치료제 ‘AttnKare’가 있다. 의사와의 면담 및 설문 등을 통해 진단하는 방식의 경우 진단기준이 존재하지만 임상의마다 주관적 판단에 의존해 결론이 상이할 수 있다는 이슈가 있다. AttnKare는 VR기기를 쓰고 아이들이 테스트를 하면, 눈동자의 움직임, 인내성 등에 대한 데이터를 뽑아서 AI로 집중력, 인내력, 행동절제력 등을 분석해 진단한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개인맞춤형 처방을 제공해 환자를 치료하게 된다. 동시에 그 결과를 의사에게 전달한다. 이러한 방식을 기반으로 진단·치료 범위를 확장할 수 있는데, 우울증 진단·치료제 ‘BlueKare’를 두 번째로 개발했고, 최근에 자폐증에 대한 개발을 시작했으며, 공황장애 쪽도 준비 중이다.

ADHD 치료제를 가장 먼저 개발한 이유는?
디지털 치료제에 가장 적합한 분야가 정신질환과 만성질환이다. 평소 케어가 필요한 질환들이다. 당뇨병, 고혈압 같은 경우 약을 제때 먹어야 하고 생활습관을 관리해야 하는 데다 시장도 크기 때문에 개발이 활발한 편이다. 우리는 어렵지만 정신질환 쪽을 주로 다루는데, ADHD의 경우 증상이 확실하게 나타나고 증상이 개선될 수 있는 방법도 여럿 나와 있어 가장 먼저 하게 됐다.

기존에 ADHD 디지털 치료제를 내놓은 곳은 없었나?
미국의 아킬리라는 회사가 ADHD 치료용 태블릿 게임을 먼저 내놨다. 그런데 아킬리는 진단제가 없다. 의사가 진단을 하면 치료를 하는 방식인데, 우리는 진단제가 있어 수시로 진단해 가며 개선점을 볼 수 있다. 그리고 ADHD는 주의력결핍과 과잉행동장애로 나타나는데, 아킬리는 주의력결핍만 치료하는 반면 우리는 두 분야를 모두 치료한다. 아울러 단순 레이싱 게임인 아킬리의 치료제와는 달리 우리는 레이싱 게임에 가방 싸기, 계획표 만들기 등 병원에서 실제로 치료하고 훈련하는 미션을 더했다. 또한 아킬리는 프로그램이 레벨별로 올라가는 반면 우리는 개인 특성별로 피드백을 줘 차별화했다.

무엇보다 전문성 확보가 중요할 것 같다.
성균관대에서 AI를 주로 연구하는 교수 8명, 그리고 삼성서울병원, 분당서울대병원, 보라매병원 의사들이 개발에 참여한다. AI만 40년을 연구한 분도 있고, 임상경력 20년 이상의 각 분야 권위자 등 오랜 경험과 전문성을 갖춘 분들이다. 심리학 전공자, 간호사, 게임개발자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원들도 함께하고 있다.

AttnKare는 시중에서 우리가 만날 수 있는지.
진단제는 지난해부터 부천 웅진플레이도시에 체험관을 운영 중이다. 한 4개월 됐고, 1천 명 정도가 체험을 했다. 버전 1은 이미 만들었고, 버전 2를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치료제는 5월까지는 개발할 계획이고, 진단제는 개발이 됐는데 임상을 해야 시판이 가능하다. 임상에 1년 이상 걸리기 때문에 의료제품으로 상용화를 하려면 내년 말까지는 기다려야 한다. 미국의 경우 임상 없이도 판매를 할 수 있고, 원격의료도 되기 때문에 올해 6월쯤 미국 법인을 차려 미국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우리나라에서 디지털 치료제가 의료제품으로 승인받은 경우가 있나? 
디지털 치료제로는 없었다. 인허가를 하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재작년 8월에야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 디지털 치료제에 대한 전체적인 가이드라인이고, 불면증, 호흡기 질환 등 품목별 가이드라인은 계속 나오는 중이다. 정부에서 인증을 위해 애쓰고 있어 시장이 빠르게 형성되고는 있다. 다만 원격의료와 임상에서는 아쉬운 점이 있다. 임상에 소요되는 시간을 조금 줄여주고 「의료법」이 좀 더 혁신적으로 개편돼 의료와 IT 사이 중간에서 제도가 정리되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 

이번 CES에서 2개 부문 혁신상을 수상하는 등 좋은 평을 받았다.
혁신상 수상은 그 분야의 전문가들이 우리 제품과 아이디어가 괜찮고, 혁신적이라고 인정한 것이기 때문에 의미가 있었다. CES에서 명확하게 확신이 선 것이 미국으로 가야겠다는 것이다. 우리 부스 위치가 좋지 않았는데도 많은 관람객이 다녀갔다. 어떤 사람은 아이가 셋인데 모두 ADHD라며 이 솔루션을 쓰게 해달라고 했다. 아직은 개발 중이라고 했더니, 이메일 주소를 주면서 꼭 연락을 달라고 하더라. 이 외에 여러 투자자와 특수학교 교사 등도 관심을 보였다.

전 세계적으로 디지털 치료제가 주목받는 배경은 무엇일까? 
첫째, 부작용이 없다. 디지털 치료제는 독성도 없다. 둘째, 기존 의약품에 비해 개발비가 적게 든다. 개발에 20~30년이 걸리는 기존 신약은 몇조 원의 개발비가 필요하다. 그런데 디지털 치료제는 2~5년이면 되고, 개발비도 100억 원 정도다. 치료 비용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이다. 우리 AttnKare의 경우 진단제는 5만 원, 치료제는 한 달 3만 원에 불과하다. 여기에 시스템이 알아서 지도해 주고, 비대면으로 환자 관리가 상시 가능하기 때문에 인기가 있을 수밖에 없다.

앞으로의 목표는?
세계 디지털 치료제에서 1등을 하는 것이다. 우리가 1등을 한다는 것은 곧 보다 많은 사람에게 더 효율적인 치료제를 제공한다는 이야기다. 시간이 걸릴 수는 있겠지만 ‘디지털 치료제’ 하면 히포티앤씨를 안심하고 사용하며 일상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기반을 만들어나가는 것이 우리의 비전이다.  
홍성아 『나라경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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