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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즈상 수상, 수학 국가등급 최상위로 승격···높아가는 한국 수학의 글로벌 위상
고재원 동아사이언스 기자 2022년 09월호


허준이 고등과학원 석학교수 겸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가 지난 7월 수학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필즈상’을 받았다. 수학계의 오랜 난제이던 ‘로타 추측’의 일부인 ‘리드 추측’을 해결한 공로를 인정받아 한국계 수학자 최초로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최근 높아지고 있는 한국 수학의 글로벌 위상이 허 교수의 필즈상 수상으로 방점을 찍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필즈상은 수학에서 탁월한 업적을 낸 만 40세 이하 수학자 2~4명에게 수여되는 상이다. 1936년부터 4년마다 세계수학자대회(ICM)에서 시상을 해왔다. 수학자들에게는 최고의 영예로 평가받는다. 

수학계에서는 이번 필즈상 수상을 국내 수학계의 쾌거로 보고 있다. 한국에서 태어나지만 않았을 뿐 한국 초중고교 시스템과 대학, 대학원에서 배출된 인재가 이룬 성과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실제 허 교수의 필즈상 수상을 가능케 한 연구성과도 서울대 석사과정 때의 연구가 근간이 됐다.

한국은 현대적 개념의 수학의 역사가 비교적 짧은 편이다. 가입 자체만으로 해당 국가가 일정 수준 이상의 수학 실력과 자격을 갖춘 것으로 평가되는 국제수학연맹(IMU)에 1981년에야 가입했다. 1951년 가입한 일본과 비교해 30년이나 늦다.

후발주자로 나선 한국 수학계는 선두주자로 볼 수 있는 미국과 영국, 독일, 일본, 중국 등을 따라잡기 위해 노력해 왔다. 수학이 과학과 기술의 성공을 가능하게 하는 가장 중요한 기초학문이라는 공감 아래 199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수학에 대한 투자가 이뤄졌다. 순수이론 기초과학 연구기관인 카이스트 부설 고등과학원이 1996년, 수학 분야 정부출연 연구기관인 국가수리과학연구소가 2005년 설립됐다.

여기에 수학자들의 자생적 노력도 더해졌다. 수학 관련 SCI급 논문 출판 수를 세계 10위권으로 끌어올려 1990년대 초 10편 내외에 불과했던 수학 관련 논문이 2010년대 들어 300~400편씩 출판됐다. 이런 성과는 지난 2014년 수학 올림픽이라 불리는 세계수학자대회(ICM)를 일본과 중국, 인도에 이어 아시아에서 네 번째로 개최하는  밑거름이 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레 젊은 수학자가 양성됐다. 허 교수도 그런 노력의 과정에서 길러진 젊은 수학자다. 차세대 필즈상 후보로는 오성진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수학과 교수, 최경수 고등과학원 수학부 교수, 정인지 서울대 수리과학부 교수 등이 꼽힌다.

한국은 이제 명실상부한 세계 수학계 리더다. IMU는 지난 2월 한국 수학의 국가등급을 4그룹에서 최고등급인 5그룹으로 승격했다. 미국과 영국 등 11개 국가와 함께 한국을 세계 최고 수학 실력을 가진 국가로 꼽았다. 역대 회원국 중 최단 기간에 최고 그룹으로 승격한 것이다. 

세계는 지식과 수학을 토대로 한 기술 기반의 경제체제로 바뀌고 있다. 수학은 4차 산업혁명 기술의 기초학문이자 가장 중요한 기반이다. 반도체 칩 설계나 인공지능(AI) 알고리즘 개발 등 순수수학 이론들이 첨단산업에서 획기적으로 응용되는 사례도 늘고 있다. 허 교수가 풀어낸 수학 난제 역시 반도체나 IT, AI 등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외에서 수학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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