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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 약세, 외자 이탈 가능성 높이며 시장 불안정성 고조시킬 수도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이사 2022년 11월호

 

 
최근 국내 경제는 외환 및 금융 시장의 불안정성이 확대되면서 실물경기 둔화와 함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심지어 일부에서는 우리 경제의 외환위기 재현 가능성에 대한 논란마저 대두되는 등 미국 연준(Fed)의 고강도 통화긴축과 달러화 강세의 부정적 영향이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다. 문제는 대외여건이 과거와 달라 이런 현상이 조기에 해소되기 힘들어 보인다는 것이다. 우리 경제도 그만큼 어려워질 수 있다는 얘기다.

지금까지 달러화 강세와 원화 환율 상승은 수출상품 가격경쟁력 개선 등을 통해 수출의 성장기여도를 높여 위기 시 국내 경기에 버팀목 역할을 해온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현재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유럽 에너지난, 중국경제의 불확실성 고조, 만연한 인플레이션 등으로 글로벌 경기 하방압력이 높아 수출 증가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오히려 원화 약세로 수입물가 상승과 국내 물가 불안 현상 가속화와 같은 리스크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훨씬 크다. 또 현재의 원화 약세가 무역수지, 경상수지 등 대외거래 수지 악화와 우리 경제의 대외신뢰도 약화를 가져오는 원인으로 작용함으로써 국내 외국인 자금 이탈 가능성을 높임은 물론 외환보유고 감소 등을 통해 외환·금융 시장 불안정성을 고조시킬 수 있다는 점에도 주의해야 한다.

환율 전쟁을 방불케 할 정도로 치열한 각국의 통화가치 안정성 확보 경쟁의 부작용 역시 우려스럽다. 많은 나라가 연준의 고강도 통화긴축에 맞춰 금리인상에 동참하면서 세계경제의 동반 침체 위험이 커지고 있다. 불안정한 글로벌 공급망과 높은 수준의 상품가격이 유지되는 상황에서 통화가치의 추세적 하락을 막지 못할 경우, 당장의 인플레이션 해소는 고사하고 외환 및 금융 시장은 물론 실물경제 전반으로 리스크가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고려하면 각국의 도미노 금리인상은 당연해 보일 뿐 아니라 인플레이션 완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다만 세계는 수요 부족에 의한 실물경기 둔화 또는 침체라는 또 다른 위험에 직면할 수도 있다. 이 경우 상대적으로 경제 체력이 약한 신흥국이나 최근 영국 사례처럼 주요국들 중 재정 여력이 크게 약화된 국가의 위기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외부 전이를 통해 우리 경제도 부정적 영향을 받게 된다.

국내적으로도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금리인상은 큰 부담이다. 지금까지 연준의 태도를 보면 물가안정 목표 달성을 위해서라면 일시적으로 경기 침체가 와도 통화정책 방향을 전환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데, 미국과의 과도한 금리차 방지를 위해서라도 국내 금리인상 기조는 이어질 전망이다. 물론 이를 통해 외환 및 금융 시장의 안정화, 금융불균형 개선, 인플레이션 둔화 등과 같은 긍정적인 효과도 유발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나치면 주식과 부동산 등 자산시장의 불안정성 확대, 소비와 투자 등 내수 부진, 가계와 기업의 부실화 가속 등과 같은 부작용을 초래해 말 그대로 우리 경제를 복합불황으로 내몰 수도 있다. 특히 명목 GDP 규모를 상회하는 가계부채가 심각한 부실에 빠질 경우 잃어버린 30년을 경험한 일본경제처럼 장기 침체에 빠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된다.

마지막으로, 지금은 1971년 당시 미국 재무장관이었던 존 코널리가 언급한 “달러는 우리 통화지만, 문제는 당신들 것”이라는 충격적인 발언에 다시 한번 주목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미 연준의 강도 높은 통화긴축에 대해서는 지금도 많은 비판이 있지만, 자국우선주의에 입각해 물가안정이라는 목적을 달성할 때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금은 우리 스스로 위기 극복을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강구해 실천해 나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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