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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분야 인재양성 총괄할 통합 거버넌스 구축해 AI 등 전문인력 확보 일관되게 추진하자
민순홍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 2025년 09월호
장기적인 관점에서 정부 주도의 일자리 미래 전망 시스템을 강화하고 인력 수요에 맞는 세분화된 인력양성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 현재 주력산업 육성 방향과 신산업으로의 전환방향을 예측하고 각 산업별·직종별 인력 수요를 전망할 필요가 있다.

인적자원은 경제발전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지식과 기술을 갖춘 인력은 생산성 향상과 기술혁신의 주체로서 산업 경쟁력을 높이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끈다. 한국은 우수한 인적자원이 경제성장을 이끌어온 국가로 높은 교육열과 기술 수용력에 힘입어 노동 집약적 산업을 벗어나 경제구조 고도화를 이뤘다. 미래에도 국내 산업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양질의 인적자원 확보가 필수이므로 장기적인 관점에서 체계적인 인재양성 전략이 수립돼야 한다. 

노동력 줄어드는데 미스매치도 심화···
청년층 선호 일자리와 고령층 퇴직 후의 빈 일자리 간 격차 커


인적자원이 이렇게 중요함에도 최근 국내 산업인력은 양과 질 모두 부족한 실정인 데다 노동시장의 미스매치가 증가하면서 인력 활용이 비효율적이라는 문제점도 지적되고 있다. 산업인력 부족은 근본적으로 저출생에 따른 생산가능인구 감소에서 기인한다. 한국고용정보원이 발표한 「중장기 인력공급 전망 2022~2032」에 따르면 15~64세 생산가능인구는 2017년을 정점으로 줄고 있으며 매년 약 0.2% 감소가 예측된다. 2032년까지 29세 미만 청년층은 약 115만 명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며, 은퇴해서 노동시장을 이탈하는 65세 이상 인구가 202만 명 수준이어서 가용 노동공급 감소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특히 청년층의 교육 수준이 높아 노동시장에 최초 진입하는 연령이 다른 OECD 국가에 비해 높은 편이다. 최근 취업 준비기간이 평균 11.5개월로 역대 최장을 기록하는 등 점차 길어지고 있고, 지난 5월 경제활동인구조사 기준 ‘쉬었음’ 청년과 같이 취업을 포기한 청년들은 50만4천 명에 달했다. 청년 노동력 감소 문제는 산업인력 확보를 위한 선결과제로 보인다.

기업이 필요로 하는 수준의 인적자원 확보도 시급하다.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AI가 생산성 혁신의 게임체인저로 인식되며 AI 전문인력 수요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2023년 고용노동부·한국직업능력연구원이 ‘신기술 인력수급 포럼’에서 발표한 인력수급 전망에 따르면 연구개발(R&D) 등을 담당할 고급인력은 2027년까지 약 1만7천 명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석박사급 고급인력 양성은 시간이 오래 걸리고 관련 학과 정원 및 교수진이 부족해 양성 규모를 단기간에 확대하는 것이 어렵다. 현재 AI 전공 석박사급 인력양성을 위해 ‘AI대학원 지원사업’이 시행되고 있으나 총 19개(AI대학원 10개, AI융합혁신대학원 9개) 선정 대학 중 12개교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더군다나 수도권 대학은 입학 정원을 동결하는 규제가 있어 정원 확대를 위해서는 교육부의 승인이 필요하다.

또한 국가 간 기술패권 경쟁에 따라 국내 AI 전문인력의 해외 유출이 늘어나 산업인력 확보가 시급하다. 양질의 전문인력 확보 문제는 AI 분야에 국한되지 않고 반도체, 이차전지 등 주력 핵심 산업, 바이오 등 신산업 전 분야에 걸쳐 나타나고 있다. 또한 첨단산업은 AI 융합형 인재(AI+X) 수요가 급증하고 있으므로 이에 대한 대응 역시 필요하다. 

노동시장 미스매치가 증가하는 것은 산업인력 활용의 또 다른 문제다. 인구 감소에 따른 노동력 부족은 일자리와 노동자의 효율적인 연계를 통해 보완돼야 함에도 필자가 지난 4월 발표한 연구 결과에 의하면 국내 노동시장의 미스매치는 지난 15년간 2배 증가했다. 미스매치의 증가 원인은 산업·직종 간 일자리 수급 불균형, 구직자와의 매칭 효율성 감소 등이다. 산업·직종 간 인력수급 불균형은 고령층과 청년층이 선호하는 일자리 차이에서 비롯된다. 전반적으로 교육 수준이 높은 청년층은 전문직·사무직을 선호하나 빈 일자리는 고령층이 퇴직하는 생산직, 육체·돌봄 노동 분야에서 발생하고 있다. 이는 제조업, 건설업, 사회복지서비스업 등 만성적인 인력 부족과 청년층의 취업난으로 이어진다. 전체적인 구직자 수 감소도 문제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장기간 실업에 노출된 구직자가 취업을 포기해 구직자 수가 큰 폭으로 감소했다. 지난 5년간 빈 일자리 수 대비 구직자 비율이 절반으로 하락하는 등 구직 의지 감소는 구인난 심화의 원인이 되고 있다. 

현재 노동시장은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노동공급 감소와 일자리 간 인력수급 불균형, 산업구조 전환과 기술혁신에 맞는 전문인력 확보라는 다중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이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정부 주도의 일자리 미래 전망 시스템을 강화하고 인력 수요에 맞는 세분화된 인력양성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 우선 현재 주력산업 육성 방향과 신산업으로의 전환 방향을 예측하고 각 산업별·직종별 인력 수요를 전망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자동차산업의 발전과 미래차로의 전환을 예상해 생산직과 미래차 전문인력의 수요를 예측하는 것이다. 산업정책뿐만 아니라 AI와 같은 기술혁신이 증감시킬 인력 수요까지 반영해야 한다. 



인력수급이 어려운 생산직 자동화율 높여 대응하고 
인턴십 등 활용해 청년층 경제활동참가율 적극 높여야


전문인력 양성은 기업, 정부, 학계 간 협업 체계를 구축하고 각 분야의 인재 양성을 총괄할 통합 거버넌스 아래에서 진행돼야 한다. 수요 확대가 예상되는 산업의 관련 학과를 확대하고 기초교육을 강화할 수 있는 학제를 구성해야 하는데, 이때 정부의 빠른 대응이 중요하며 산학 공동 커리큘럼을 개발하고 시행할 수 있도록 민·관·학의 면밀한 협업도 필요하다. 첨단 분야에서는 점차 융합형 인재 수요가 증가하고 있으므로, 부처 간 협업을 목표로 총괄 거버넌스를 구축해 인력양성 추진 상황의 점검과 대응이 일관되도록 해야 한다. 

인력수급이 어려운 생산직·육체노동 일자리는 자동화율을 높이는 동시에 인력풀을 넓혀 대응할 필요가 있다. 국내 제조업의 로봇 자동화는 전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일부 산업에 한정돼 있다. 국제로봇협회(IFR) 산업별 로봇운용대수를 기준으로 산출한 결과 전자·의료정비부품(41.1%), 자동차(30.4%), 전기장비(19.8%) 등의 산업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외의 제조업에도 로봇을 활용한 자동화율을 높여 산업인력 수요에 대응하는 것이 청년층의 학력과 일자리 선호를 고려할 때 장기적으로 가용한 대책으로 판단된다. 단기적으로는 외국인력 확대, 은퇴연령 연장으로 고령층 노동자 유지, 여성의 경제활동 제고를 위한 제도적 개입이 필요하다. 

청년층의 경제활동참가율을 높이기 위해 청년 인턴십의 적극적인 활용과 청년 신입채용 활성화를 위한 기업 지원 검토를 제안한다. 청년 인턴십은 일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간을 보장해 노동시장 참여를 독려하고 스타트업이나 우수 중소기업과 취업 연계형 제도를 지원함으로써 구직난과 구인난을 동시에 해소할 방안이다.

결국 미래의 한국경제는 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 인구 감소와 산업구조 전환이라는 이중 과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산업별 인력 수요를 면밀히 예측하고 전문인력 양성, 로봇을 활용한 자동화 추진, 청년층의 노동시장 참여 확대 등 다층적 전략을 통해 인적자원의 역량을 극대화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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