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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이 띄운 ‘동네’에 네이버 · 카카오도 뛰어들었다
이정현 머니투데이 정보미디어과학부 기자 2026년 03월호
국립국어원은 ‘하이퍼로컬’을 “기존의 지역(로컬)보다 더 좁은 영역”으로 정의한다. 그동안 최대한 넓은 지역, 많은 사람에게 서비스하기 위해 노력해 온 플랫폼들이 이제는 ‘더 좁게’를 외치고 있다. 누군지 모를 불특정 다수가 아니라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지역 커뮤니티가 가진 힘이 생각보다 크기 때문이다.

하이퍼로컬이 본격적으로 알려지게 된 계기는 2020년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였다. 당시 사람들은 경험해 보지 못한 이동·집합 제한에 당황했다. 그런데도 인간은 사회생활이 필요해 규정에 어긋나지 않는 선에서 조금씩 모였다. 멀리까지 가서 소규모 모임을 할 필요는 없었다. 그렇게 하이퍼로컬 플랫폼이 떠올랐다.

현재 국내 대표 하이퍼로컬 플랫폼은 ‘당근’(구 당근마켓)이다. 2015년 서비스를 시작한 당근은 초기부터 하이퍼로컬 플랫폼을 지향했다. 그 수단으로 선택한 것이 중고거래다. 온라인에서 전국 단위로 이뤄지던 중고거래를 사용자 인근 지역에서 직거래로 가능하게 했다. 매물이 제한적이고 불편할 것 같았던 당근은 사기당할 염려가 적다는 안정감을 바탕으로 코로나19 시기를 겪으며 급성장했다.

지금 당근은 단순한 중고거래 플랫폼을 넘어섰다. 동네에서 비슷한 취미를 가진 사람들이 모이는 당근의 ‘모임’ 서비스는 최근 대한민국을 강타한 러닝 붐에 힘입어 이용자 수가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가게 근처에 사는 알바생을 구하고 싶은 업주, 부동산이나 중고차를 직접 거래하고 싶은 사람들 모두 당근을 이용한다. 당근은 더 편리하고 안전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자체 지도와 결제 기능을 도입했다.

이렇게 사람들을 모으기만 하는 당근은 어떻게 돈을 벌까. 현재 당근 매출의 99%는 광고 수익에서 나온다. 최대한 넓은 지역, 많은 사람을 대상으로 광고하는 게 아니라 위치가 가까운 사용자에게 지역 가게와 서비스를 노출했더니 오히려 효과가 높아졌다. 첫 수익이 100만 원도 안 되던 광고가 이제는 대표 비즈니스 모델이 됐다. 그에 힘입어 2020년 118억 원에 불과했던 당근의 전체 매출은 2024년 1,892억 원으로 늘어났고, 지난해 매출은 2천억 원을 넘길 전망이다.

                               
 
당근이 가진 광고의 힘은 이 회사가 보유한 로컬 데이터와 이용자 알고리즘에서 나온다. 2천만 명이 넘는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를 바탕으로 해당 지역에서 많이 검색되는 게 무엇인지, 언제 어떻게 노출해야 가장 효과적으로 광고할 수 있는지 등을 분석한다. 대형 플랫폼이 더 넓은 지역으로 서비스를 확대하고 수익화를 고심할 때 지역 커뮤니티 조성이라는 외길을 걸어간 당근의 노력이 결실을 봤다.
 
국내 빅테크인 네이버와 카카오도 하이퍼로컬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네이버는 지도 앱 내 ‘발견’ 탭을 운영하고 있다. AI가 사용자의 위치 정보, 검색 기록을 바탕으로 맛집 등 주변의 인기 장소를 추천해 준다. 또 음식점, 카페, 미용실 등 주변 장소에서 지금 바로 쓸 수 있는 할인쿠폰을 모아 소개하고 주변 사용자가 많이 검색한 인기 장소를 순위별로 보여주기도 한다.

카카오는 카카오맵 앱에서 ‘주변’ 탭을 운영하고 있다. 사용자 주변 500m~6km 내 장소 중 인기 있는 맛집을 선별해 보여준다. 다른 사용자가 즐겨찾기를 많이 한 순, 친구에게 공유를 많이 한 순, 검색 순, 길 찾기 순 등 다양한 카테고리를 순위별로 모아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이 밖에도 ‘혼밥’, ‘데이트코스’, ‘애견동반’ 등 테마별 장소를 소개하고 새로 오픈한 가게, TV에 나온 집 등을 모아서 보여준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리서치앤드마켓에 따르면 하이퍼로컬 서비스 시장은 내년에 3조6,343억 달러(약 5,260조 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당근의 성장으로 하이퍼로컬의 힘은 이미 증명됐다. AI 시대 학습용 데이터가 중요해진 만큼 넓고 얕은 데이터가 아닌 좁고 깊은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는 하이퍼로컬 서비스는 앞으로 더욱 고도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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