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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동화 시장은 전쟁터… 이 소용돌이의 중심에 배터리가 있다
김도현 머니투데이 기자 2023년 09월호

내연차에 시한부 선고가 내려졌다. 2030년부터 내연차 판매가 속속 중단된다. 업계는 내연차 종식에 앞서 2025~2030년 사이 전동화가 본격적으로 가속할 것으로 본다. 전기차 라인업이 내연차를 앞지르고 배터리 물량도 많이 늘어난단 관측이다. 주요 배터리 기업이 예고한 대규모 생산공장도 2025년을 전후해 가동된다. 

내연차의 핵심은 엔진이다. 주요 완성차는 자체 엔진 기술력을 토대로 장시간 시장을 집권했다. 전기차는 다르다. 배터리 용량과 이를 관리하는 시스템에 따라 성능이 천차만별이다. 전기차 원가의 40% 안팎을 배터리가 차지한다. 성장이 예견되고 고수익을 누릴 것이라 예측되는 이 시장을 현재 한국·중국·일본 3개국이 주도한다.

기술력은 한국·일본이 앞선단 평가다. 전기차 등장 이전부터 배터리를 장시간 연구·생산·판매해서다. 리튬이온 배터리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소니를 필두로 삼성·LG·파나소닉 등 휴대용 전자기기 생산 기업이 전기차 이전 배터리시장을 주도했다. 관련 사업을 매각한 소니를 제외한 세 기업은 여전히 배터리시장에서 막강한 위용을 뽐내며 글로벌 7대 배터리 업체에 이름을 올렸다.

나머지는 전기차의 성장세에 기대 뒤늦게 합류한 후발주자다. 배터리 업계 후발주자는 공룡이다. 막대한 투자로 시장에 빠르게 침투해 원조를 넘어서거나 위협한다. 중국의 CATL·BYD 등이 대표적이다. 중국은 내연차시장에서 격차를 좁히는 데 실패한 뒤 발 빠르게 전동화를 추진했다. K배터리의 자국 시장 진출을 노골적으로 제한하는 정책을 바탕으로 배터리산업을 빠르게 육성했다. 

전문가들은 2030년까지 이뤄질 완성차 패러다임 변환기에 무한 배터리 생존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본다. 배터리는 홀로 생존할 수 없다. 가볍고 부피가 작아 물류비 부담이 적은 반도체와 달리 배터리는 무겁고 부피가 커 공장의 입지가 매우 중요하다. 같은 공장에서 나온 배터리라 할지라도 이동 거리에 따라 원가가 달라진다. 

배터리 기업은 대형 장기 납품 계약을 체결한 고객사 근처에 공장을 짓는다. 먼저 수주한 뒤 착공한다. 공장을 짓기 전 납품을 결정해야 해서 전기차 개발 단계부터 깊숙이 참여한다. 완성차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신차에 탑재될 배터리의 규격과 용량을 확정한 후 공장을 짓고 양산에 나선다. 새롭게 둥지를 틀면 주변으로 소재·부품·장비 회사가 모여든다. 전기차·배터리 밸류체인 전반에 두꺼운 파트너십이 필수적인 이유다. 

배터리와 배터리 전후방산업은 공동운명체라 볼 수 있다. 전방산업인 완성차는 안정적 수급을 위해 복수의 거래처를 유지하지만, 핵심 납품처 한 곳이 도태되면 신차 생산에 막대한 차질이 생겨 상당한 타격을 입는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후방산업인 소재·부품·장비의 경우 배터리 파트너사를 믿고 감행한 투자가 손실로 이어지면 기업의 근간이 위협받게 된다. 배터리 패권을 둘러싼 경쟁이 치열한 이유, 바로 생존이 걸려서다. 

여기에 강대국 입김이 더해진다. 미국은 동맹국과 함께 전동화 수익을 향유하려 한다. 이를 통해 중국을 견제하고 역내 생산을 강조해 자국 제조업 부활을 꿈꾼다. 이런 움직임 탓에 유럽 주요 완성차 업체가 북미 투자 비중을 대폭 늘린다. 이에 EU와 주요국이 크게 반발했지만, 실상은 이들도 별반 다르지 않다. 유럽판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인 「핵심원자재법(CRMA)」을 내놓고, 완성차 패권을 놓치지 않기 위해 배터리 신생 기업 육성을 병행한다. 

전동화시장은 전쟁터다. 기업은 서로에 총질할 여유도 없이 살아남기 바쁘며, 강대국은 방대한 시장을 무기로 기업을 움직여 서로를 견제한다. 이 혼란의 소용돌이 중심에 대한민국의 미래 먹거리 배터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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