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 세계적으로 지역발전 정책의 흐름이 급변했다. 지역경쟁력이 국가경쟁력을 좌우하는 무한경쟁의 격랑 속에서 선진국들은 지역경쟁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지역발전 정책을 급선회했다. 지역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방편으로 특히 지역개발 단위를 광역화하는 한편 지역 간 연계와 협력을 강조하고 있다. 이와 같은 세계적 흐름에 부응해 이명박 정부는 지역발전정책의 패러다임을 일대 전환했다.
광역화를 통한 지역발전은 세계적 추세
각 지자체별로 지역개발사업을 분산 추진하기보다는 광역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세계적 추세다. 행정구역을 뛰어넘어 계획수립 및 사업추진의 공간 단위를 확대하는 한편 광역권 내의 지자체 간 연계도 강화한다. 이는 규모의 경제와 네트워크의 경제 효과를 달성하려는 의도다.
예를 들어 영국은 1997년에 제정된 「지역개발청법」을 근거로 9개의 지역개발청을 설치했고, 프랑스는 1982년에 기존 96개의 데파르트망(departements)을 22개 레지옹(region)으로 재편해 지역발전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일본은 2005년 「국토형성법」제정 이후 47개 도도부현(都道府縣) 을 8개의 광역지방계획권으로 편성해 광역지방계획을 수립했다.
이와 비슷한 맥락에서 도농통합 및 행정구역 개편도 활발히 이뤄졌다. 일본의 경우 1999년 3,232개였던 시정촌(市町村)이 자율적으로 합병되어 1,821개로 축소됐으며 2010년 현재 1,760개를 목표로 시정촌 통합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영국 런던의 경우 런던시와 32개 시구가 통합된 GLA(Greater London Authority)가 등장했고, 캐나다의 경우 토론토시와 11개 시군이 통합돼 뉴 토론토로 거듭났다.
치열한 글로벌 경쟁 환경 속에서 생존하기 위해 선진국들은 지역 간 협력을 제도적으로 적극 유도하고 있다.
지역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유럽연합(EU)은 유럽지역협력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 정책은 다음의 세 가지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다.
첫째는 육상 또는 해상 경계선 150㎞ 이내에 있는 지역들 간의 연계ㆍ협력 프로그램인 ‘접경지역 협력’으로서 현재 52개 프로그램이 진행 중이다. 둘째는 여러 국가들에 걸쳐 있는 ‘초국가적 협력’인데, EU집행위원회가 지정한 13개 지역이 대상이며 발틱해, 대서양해안, 지중해, 알프스지역이 대표적이다. 셋째는 EU 회원국 및 노르웨이와 스위스 전역을 수혜대상으로 하는 ‘지역 간 협력’이다. 현재 41개 프로젝트가 재정지원을 받고 있으며 우수사례 등 정책경험의 교류에 초점을 맞춘 프로그램이다.
미국의 경우도 지역 간 협력이 다양한 분야에서 일어나고 있다. 미국의 남캘리포니아 지역에서는 6개 카운티, 189개 도시가 참여하고 있는 SCAG(Southern California Association of Governments)라는 광역행정기구가 주민의 삶의 질, 지속가능한 지역발전을 실현하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초광역ㆍ광역ㆍ기초생활권’의 3차원적 정책 추진
이명박 정부는 국정철학, 기존 지역발전사업에 대한 평가와 반성, 세계적 정책 동향을 토대로 지역발전정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대통령 직속 지역발전위원회에서는 2008년 7월 국정보고를 통해 新지역발전정책의 비전과 추진전략을 내놓았다.
新지역발전정책의 비전은 ‘일자리와 삶의 질이 보장되는 경쟁력 있는 지역 창조’이다. 기본방향은 ‘세계화에 대응하는 광역경제권 구축’, ‘지역개성을 살린 특성화된 지역발전’, ‘지방분권ㆍ자율을 통한 지역주도 발전’, ‘지역 간 협력ㆍ상생을 통한 동반발전’으로 잡았다. 그리고 이를 실천하기 위한 추진전략으로서 전 국토의 성장잠재력 극대화, 신성장동력 발굴 및 지역특화발전, 행ㆍ재정권한의 지방이양 등 분권 강화, 수도권ㆍ지방의 상생발전, 기존 시책의 발전ㆍ보완 등 5대 추진전략을 제시했다.
새 지역발전정책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고자 기존「국가균형발전특별법」을 개정하고 국가균형발전특별회계를 광역ㆍ지역발전특별회계로 개편했다. 중앙에는 기존 국가균형발전위원회를 대통령 직속 지역발전위원회로 확대 개편하였으며 지방 단위에는 7개 광역경제권발전위원회, 시도발전협의회, 시군구발전협의회를 신설했다. 한편, 청와대에는 우리나라 최초로 지역발전비서관을 신설했다.
이명박 정부의 지역발전 정책은 흔히 3차원적 지역발전 정책으로 불린다. 초광역개발권, 광역경제권, 기초생활권으로 공간단위별로 지역발전 정책을 상호 보완적으로 추진하여 성장잠재력을 극대화하는 입체적이고 체계적인 전략이기 때문이다.
우선, 초광역개발권 정책은 동서남해안, 접경지역, 내륙벨트별로 광역경제권간 또는 국가 간 연계ㆍ협력을 통해 국가경쟁력을 제고할 목적이 있다. 광역경제권 정책은 이명박 정부 지역발전 정책의 트레이드마크라고 할 수 있는데 수도권ㆍ충청권ㆍ호남권ㆍ대경권ㆍ동남권ㆍ강원권ㆍ제주권별로 지역특성에 맞는 육성전략을 통해 지역경쟁력을 높이고자 한다. 기초생활권 정책은 163개 시군을 대상으로 주민의 기본수요를 충족하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목적이 있다. 초광역개발권과 광역경제권 정책이 경쟁력 또는 효율성 제고와 관계가 있다면 기초생활권 정책은 차별화된 지역발전, 기본수요 충족 또는 지역 간 형평성 제고와 깊은 관련이 있다고 할 수 있다.